지혈·소염 효능 산림생명산업의 신소재 활용...세계적 버섯분류 학술지 표지논문에 선정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한반도 생태계 보고(寶庫)로 알려진 비무장지대(DMZ)에서 발견된 '선비먼지버섯'이 공식 신종버섯으로 국제적 인정을 받아 등록됨으로써 이 지역의 생태계 보존 연구는 물론, 북한 산림생태계 연구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번 발표된 신종 선비먼지버섯이 지혈 및 소염효과가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유용성 검증 연구를 통해 산림생명산업의 신소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비무장지대(DMZ)에서 처음 발견된 '선비먼지버섯'이 공식 신종버섯으로 국제적 인정을 받았다(사진=국립산림과학원)

산림청(청장 신원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이창재)은 비무장지대에서 처음 발견되어 국내에서만 신종으로 기록되었던 ‘선비먼지버섯’이 국제적으로 공식적인 신종인정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고 5일 밝혔다.

나무의 뿌리와 공생관계를 형성하는 외생균근균류인 ‘선비먼지버섯(Astraeus ryoocheoninii)’은 국립산림과학원이 비무장지대 및 근접지역의 산림생태계 조사(1995년~2000년)를 통해 처음 발견하여 국내학술지에서만 기록되었던 종(種)이다.

국제적으로 신종으로 등록된 ‘선비먼지버섯은’ 세계적인 버섯분류 학술지 ‘Mycotaxon’의 132호 표지모델로 선정되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번 신종 버섯 인정으로 ‘선비먼지버섯’을 국제적으로 알려 국가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높였다고 전했다.

‘선비먼지버섯은 ’Astraeus koreana’로 1999년 한국균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으나, 새로운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 기술로 지리적 환경이 비슷한 일본과 북한 지역에서 발견된 비슷한 이름 및 특징을 가진 종(種)과의 차이점을 밝혀 새로운 학명으로 등록하였다.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란 생물(bio)과 정보공학(informatics)의 합성어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생물의 유전자(DNA 염기서열) 정보를 분석하는 새로운 생명공학기술로 신약개발 및 질병진단 등에 활용된다.

‘선비먼지버섯’의 새로운 학명은 최초 발견자이자 기록자인 故류천인 박사가 ‘버섯은 숲 속의 숨은 보석’이라며 산림 생태계 버섯의 중요성과 학술적 의미를 강조했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 후배학자들에 의해 ‘Astraeus ryoocheoninii’로 변경되었다.

먼지버섯 속(Astraeus sp.)의 버섯은 한약재 정보를 담은 본초도감에서 산해(山蟹), 지지주(地蜘蛛) 등으로 불리며, 버섯의 포자는 출혈이 있는 외상부위에 지혈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어, 유용성 검증 연구를 통해 산림생명 산업의 신소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제적인 협약에 따라 생물자원으로 발생한 이익을 국가 간 분배하고자 하는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새로운 산림생명자원의 발굴은 생물주권 강화의 차원에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나고야의정서는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 및 그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제공국과 이용국이 공정하고 공평하게 공유토록 한 국제협약으로, 2010년 10월 29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됐고 이듬해인 2014년 10월 12일 발효됐다.

우리나라는 나고야의정서 국내 이행법률인 ‘유전자원의 접근·이용 및 이익공유에 관한 법률(유전자원법)’이 올해 1월 17일 제정·공포되고 3월 국회를 통과했다. 유전자원법 하위법령이 시행되고 우리나라가 유엔(UN)에 비준서를 기탁하면 90일 이후부터 효력이 발생되므로 국내 발효시기는 오는 8월 17일로 확정됐다.

나고야의정서는 우리나라 생물자원 보호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해외 유전자원의 이용이 많은 우리나라 생물산업계 입장에서는 각국의 생물자원 보호조치 강화에 따른 수급 불안정, 연구개발 지연, 유전자원 사용료(로열티) 상승 등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성숙 국립산림과학원 화학미생물과장은 “이번 신종 발표는 우리나라 산림생물종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을 높이고, 산림생명산업 분야의 미개척 연구 분야인 버섯을 소재로 국가 생물주권 강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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