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업과학원,종자산업 원천기반 구축...암예방, 노화억제, 고혈압 예방 연구 등 지적·산업 재산권 창출 기대

- 사람 게놈보다 5배 많은 유전자 해독...거대유전체 해독기술 세계적 역량 보유
- '거대게놈 해독기술'과 '인공지능 분석기술' 결합된 농산업의 4차 산업혁명기술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국내 연구진이 양파의 유전자를 대량 해독하는데 성공하여 양파의 의약품 소재 생산, 병원균 방제, 신품종 육성 등 연구는 물론, 암 예방, 노화 억제, 고혈압 예방, 신진대사 촉진 등 다양한 유용유전자를 발굴할 수 있는 길이 열려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은 국립농업과학원(원장 이진모)과 국립원예특작과학원(원장 황정환)이 삼육대학교, ㈜녹색식물연구소, ㈜마크로젠, ㈜디엔에이링크 등 산학연 공동으로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을 추진하면서, 3Gb인 사람 보다 5.3배 큰 거대(巨大)게놈(Genome: 낱낱의 생물체 또는 1개의 세포가 지닌 생명 현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의 총량) 작물로 16Gb(1백6십억 쌍 염기) 크기인 양파의 유전자 3만5천505개를 해독했다고 7일 밝혔다.

▲ 국내 연구진이 ‘양파’ 유전자 3만5천505개 완전해독을 세계 최초로 성공하여 우리나라 종자산업 원천기반을 구축하게 되었다(사진=국립농업과학원)

‘서양에서 들어온 파’에서 유래한 양파는 분류학적으로는 부추, 마늘, 파 등 백합과(科)에 속하는 주요 채소작물로, 눈을 따갑게 하는 ‘알릴성분’이 풍부하여 퀘르세틴(맑은피, 심장병), 트리슬리프·세피엔(혈압강하), 유화프로필(당뇨병 예방), 글루타치온(간 해독작용)을 비롯 살균, 근육통, 신경통, 가래기침, 원형탈모증 등 다양한 약용기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엄지레드(자색양파)'와 '신선황(황색양파)'에서 35,505개의 유전자를 찾아냈고 이를 '국립농업생명공학정보센터(NABIC)'에 정보자료로 구축했다.

이번에 발굴한 3만5천505개의 유전자를 양파 조직별로 특이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약 15.9%인 5,678개의 유전자 중 887개는 뿌리에서, 2,808개는 줄기·잎, 1,321개는 꽃, 662개는 구에서만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 발굴유전자(35,505개)를 분석하여 조직(꽃, 뿌리, 구, 줄기)별 특이유전자 확인 결과(그래픽=국립농업과학원)

또한 약 9%에 해당하는 3,223개의 유전자는 국제유전자목록 정보자료(미국 NCBI)에도 등록되지 않은 새로운 유전자로 확인됐다.

이번에 구축한 유전자는 첨단염기서열해독장비와 자체개발한 염기서열 분석방법으로 세계 최초로 작성됐다. 그 과정에서 유전자 종류, 구조, 기능 및 개수 등을 해독해 내는 표준절차를 구축했고, 그 절차와 결과를 국제학술지인 Plant Biotechnology Reports에 2016년 12월에 게재했다.

특히, 확보한 35,505개의 유전자 정보는 국제유전자목록(NCBI)에서도 현재까지 양파 유전자로 판단되는 염기서열인 3만3천개(검색조건, EST&onion)를 능가해 국제적으로도 단일연구에서 가장 많은 자료다.

▲ 양파 엽록체 게놈 유전자 지도(일반형)(사진=국립농업과학원)

양파 유전체(게놈) 해독이 완료되면 거대유전체(10,000 Mb 이상)를 해독하는 세계적인 역량을 보유하게 되며, 동시에 분류학적으로 유사한 마늘, 파에 대한 유전체 해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축한 유전자 정보는 양파의 약리성 물질 생산, 병원균 방제, 신품종 육성 등 양파 연구 전반에 활용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양파의 종자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종자기업과도 협력해 활용할 계획이다.

앞으로 유전체 정보와 유전자 기능 분석까지 확대해 암 예방, 노화 억제, 고혈압 예방, 신진대사 촉진 등 다양한 유용유전자를 발굴하면서 지적재산권을 확보할 수 있어 산업재산권의 대량 창출도 기대된다.

아울러 양파 유전체 해독이 완료되어 얻는 유용형질의 분자육종 마커개발기술은 90%이상 일본으로부터 수입되는 양파 종자를 국내 육성종자로 대체할 수 있는 종묘산업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본다.

이와 함께 농진청은 민간종자기업(김제 시드밸리 등)과 정보를 공유하여 민간산업의 육종 고도화를 지원하고, 수출형 품종을 육성하여 세계 양파시장을 적극적으로 점유할 수 있도록 협력·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손성한 유전체과장은 "10년 후 농산업은 거대한 게놈정보인 '거대자료'와 이를 효율적으로 분석하는 기술인 '인공지능 분석기술'이 결합된 4차 산업혁명기술이 국가 생명산업을 도약시키는 주역이 될 것이다."며, "농업이 식량생산 뿐만 아니라 산업·제약·에너지 등의 원료를 공급하는 공장 역할도 담당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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