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 경사, 희망 상징...경남 창원서 10년 만에 개화 관측

[한국농어촌방송=정유정 기자] 특성과 발생이 매우 신비롭고 희귀하기 때문에 예부터 국가에 좋은 일이 발생할 징조라고 하여 희망을 상징하기도 하는 ‘신비의 꽃’ 대나무 솜대 꽃이 지난달 경남 창원에서 피어나 화제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용강리의 대나무 솜대가 일제히 꽃을 피운 현상은 2007년 경북 칠곡에서 관찰된 이후 10여 년 만으로, 꽃이 핀 솜대 숲의 넓이는 0.1헥타르(ha), 꽃의 직경이 3~4cm, 솜대 높이는 7~8m 정도였다고 국립산림과학원은 설명했다.

▲ 솜대 꽃 개화(사진=국립산림과학원)

우리나라에는 5속 18종의 대나무 종이 분포하고 있지만 꽃을 보는 것이 어려워 대나무 꽃은 ‘신비의 꽃’이라고 불리는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대나무 꽃이 핀 사례는 1937년 경남 하동의 왕대림, 2007년 경북 칠곡의 솜대림, 2008년 경남 거제 칠전도의 맹종죽림, 2012년 경남 김해 용두산에 자생하는 이대 등이다.

과거에는 넓은 면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나무 꽃이 피었으나, 최근에는 소규모로 꽃이 피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나무 꽃이 매년 피지 않는 이유는 씨앗이 아닌 땅속에서 자라는 줄기(지하경, 地下莖)로 번식이 쉽게 이루어져 개화생리에 관여하는 기관이 자연스럽게 퇴화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왕대 꽃 개화(사진=국립산림과학원)

대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면 기존에 생육하고 있던 대나무장대와 한쪽으로 뻗은 뿌리가 완전히 죽게 되고, 숨은 눈이 자라면서 다시 재생되지만, 꽃이 피기 전과 같은 상태로 대나무 숲이 회복되는데 10여 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대나무의 개화와 관련해서 60년∼120년 만에 꽃이 핀다는 ‘주기설’과 특정한 영양분이 소진되어 꽃이 핀다는 ‘영양설’ 등 여러 학설이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박용배 소장은 “주로 땅 속 줄기로 번식이 이루어지는 대나무에서 꽃이 피는 것은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대나무 꽃과 지상부ㆍ지하부의 생리ㆍ생장 상태를 지속적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대나무 숲의 향후 관리 방안에 대해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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