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0개 집단 282개 순환출자 고리에서 6개 집단, 41개 고리로 줄어

[한국농어촌방송=김성은 기자] 적은 지분으로 그룹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도구로 악용돼 온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고리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지난해 지정된 57개 공시대상 기업집단은 총 282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 가운데 237개의 고리를 자발적으로 끊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7개 공시대상 기업집단 가운데 지난 20일 현재 6개 집단에서 41개의 고리만 남은 것으로 나타나 241개 고리(85%)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특히 롯데, 농협, 대림, 현대백화점, 영풍, SM이 자발적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지난해 지정일 기준으로 57개 집단 가운데 10개 집단이 282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었지만, 재벌개혁을 강조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 85%(241개)가 해소됐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와 기존 순환출자의 자발적 해소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정거래법이 지난 2014년 마련되면서 대기업 순환출자 고리의 대부분이 해소됐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실제 2013년 7월 순환출자 고리는 무려 9만7658개에 달했다. 5년 동안 99.96%의 연결고리가 풀린 셈이다.

세부적으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8개의 93개 순환출자 고리는 4개 집단 10개로 줄었다. 67개의 연결고리로 이어졌던 롯데를 비롯해 농협(2개), 현대백화점(3개), 대림은 1년 새 완전히 순환출자 고리를 없앴다. 7개의 연결고리로 이어졌던 삼성도 3개를 해소했고, 2개였던 현대중공업은 1개를 끊었다. 

특히 두 집단은 합병·분할 등의 사유로 새로 형성·강화된 순환출자 고리를 공정거래법상 유예기간 안에 해소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각각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는 삼성과 현대차에 맞춰지고 있다. 

삼성의 경우, 지난 2015년 9월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1개의 고리가 새로 형성되고 2개는 강화됐다. 

최근 삼성은 순환출자 해소를 강조해 온 정부의 압박에 맞춰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904만주를 매각해 3개를 끊어냈다. 삼성은 조만간 마지막으로 4개의 고리마저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들어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매각을 압박 하면서, 삼성의 나머지 순환출자 해소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도 지난달 현대모비스가 지배회사가 되는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대모비스 지분을 총수 일가가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남은 4개의 순환출자를 해소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순환출자 해소가 종전에는 고리 수의 감소였지만 최근에는 소유·지배구조 차원에서 기업집단의 구조적 변화를 수반하는 핵심 고리가 해소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이는 순환출자 해소외에 해당집단의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의 개편까지도 고려해 기업구조 개편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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