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배’로 천연 화장품·치약 개발, '죽음의 알갱이' 미세플라스틱 대체

농진청, 천연생물소재 ‘배 석세포’ 가공 기술개발...천연 연육제와 천연소화제도 개발 정양기 기자l승인2017.06.29l수정2017.07.0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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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국내 연구진이 천연생물소재인 ‘배의 ‘석세포’를 이용해 천연 화장품과 치약 등을 개발해 사용이 전면 금지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대체할 뿐만 아니라, 배의 단백질 분해 효소를 추출해 천연연육제와 소화제 개발에 성공해 앞으로 ‘먹는 배’가 바이오산업의 천연소재로 각광을 받을 전망이서 배 재배 농가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은 생활 속 화학물질을 천연 소재로 대체하기 위해 배에서 버려지는 ‘석세포’의 각질 제거와 연마 등의 효능을 입증해 천연 가공 소재로서의 우수성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 배 과실에 분포된 석세포와 가공품 모식도(사진=농진청)

‘배의 석세포’는 세포벽이 단단하게 굳어 고정된 조직으로, 배를 먹을 때 입안에서 까끌까끌하게 느껴지는 물질로 주로 배 껍질이나 과일 중심부(과심)에 많이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미세플라시틱’의 대체로 환경 문제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배 비상품과나 가공 부산물이 고부가 식품 소재로 확대되어 농가소득 증대와 함께 그동안 가공 소재로 한계를 보였던 배 가공 산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여 벼 재배 농가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미세플라스틱은 지름 5㎜ 이하의 플라스틱 알갱이로 치약과 비누, 각질제거용 화장품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 각질제거용품 331개 품목이 폴리에틸렌 원료의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는데 각질제거용 거품비누 1회 사용량에는 미세플라스틱 알갱이 약 10만개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기가 작아서 하수구 거름망에서 분리되지 않고 바다로 쉽게 흘러나가는 이 미세플라스틱은 햇빛에 의한 광분해나 미생물에 의한 생분해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플랑크톤이 이를 먹고 먹이사슬에 따라 사람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위험성도 있어 세계 각국에서는 2015년부터 미세플라스틱의 사용규제에 나섰다.

▲ '죽음의 알갱이'로 불리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2015년부터 사용규제에 나섰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2014년 보고서에 의하면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매년 1천∼2천만 톤에 달하고 있으며,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방지 및 생태계 교란으로 인한 먹거리의 오염 방지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안제나 피부각질 제거제(스크럽제) 등에 널리 쓰이는 지름 5m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을 화장품에 전혀 사용할 수 없게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관련법을 개정·발표했다.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과 ’의약외품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을 일부 개정해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정의항목을 신설하는 한편,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없는 원료’ 항목에 추가, 개정안이 발효되는 7월부터는 미세플라스틱이 들어간 화장품 등을 국내에서 만들거나, 수입할 수 없고, 2018년 7월부터는 미세플라스틱을 함유한 화장품의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미세플라스틱이 들어간 치약제는 지난 5월23일부터 이미 사용이 금지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전 세계적 사용규제 대상인 미세플라스틱의 대체 물질을 찾기 위해 ‘배 석세포’ 추출물로 피부 각질제거 효능과 치약의 연마 효과에 대한 실험·연구에 착수했다.

연구 결과, 배 석세포 분말을 2∼5% 첨가해 만든 피부 각질제거제는 일반 세정크림보다 4.6배, 호두껍질 각질제거제보다 2.2배 높은 각질 제거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호두껍질은 기존에 천연 연마제로 사용되고 있으나 마찰력이 강하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각질 제거 효과는 배 석세포 각질제거제가 44.7%, 호두껍질 각질제거제 20%, 일반 세정크림 9.8% 순으로 나타났고, 모공 크기도 배 석세포 각질제거제는 일반 세정크림보다 2.4배, 호두껍질 각질제거제보다 1.5배 더 작아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치약의 연마 효과에 대한 실험에서는 배 석세포 분말이 5% 첨가된 치약이 일반 치약에 비해 2.4배, 프라그 제거 치약에 비해 1.8배, 호두껍질 치약에 비해 1.6배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치약 연마효과는 배 석세포 치약 36.3%, 호두껍질 치약 22.5%, 프라그제거치약 20.3%, 일반 치약 15.0%였다고 밝혔다.

배 석세포는 활용 용도에 따라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 앞으로 각질제거용 화장품이나 치약제로 널리 활용될 전망이며, 특히 각질제거용 화장품은 특허등록이 완료돼 현재 기술이전이 진행 중이어서 올 하반기에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치약제는 의약외품의 연마성분을 가진 새로운 원료 등록을 위한 안전성 시험을 내년부터 실시한 후 제품화될 전망이다.

▲ ‘먹는 배’가 바이오산업의 천연소재로 각광을 받을 전망이서 배 재배 농가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배의 단백질 분해 효소를 추출해 천연연육제와 소화제도 개발 성공

농진청은 이 외에도 배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배의 단백질 분해 효소를 추출해 천연연육제와 소화제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배의 단백질 분해효소의 함량과 효능은 현재 천연연육제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천연효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 경제성이 입증됐으며, 장시간 처리 시 기존 연육제에서 나타나는 고기가 물러지는 부작용은 없었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또한 배 천연소화제는 단백질 분해 능력(196.5mU)이 파파야를 원료로 한 천연소화 보조제(88.6mU)보다 우수했고 상업용 소화제의 72~98%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항산화 능력과 아질산염소거 능력도 높아 소화 촉진을 위한 건강 보조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천연연육제와 천연소화제는 지난 4월 특허 출원됐으며 특허가 등록된 이후인 내년 상반기에 산업체에 기술이전을 통해 제품화될 예정이다.

농진청 조명래 원예작물부장은 “앞으로 배의 이용 방안과 소재화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내 농산물을 원료로 한 천연가공품을 개발해 농가소득 증대와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양기 기자  sisajung@newsk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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