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방송=권희진 기자] 정부가 청년농부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농사의 꿈을 가진 세 청년들의 세계 농장 체험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파밍보이즈>가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 영화 ‘파밍보이즈’ 스틸 컷. 권두현(사진 왼쪽부터), 유지황, 김하석.

13일 개봉한 영화 <파밍보이즈>는 이탈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벨기에 등 12개국 35여개의 농가를 방문하면서 자신들의 꿈과 농업의 미래를 발견해가는 파밍보이즈(농사 짓는 아이들) 세 청년의 모습이 담겼다.

경남 진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졸업생 선후배 관계인 ‘파밍 보이즈’는 삽질하다 우쿨렐레 치며 노래하는 낭만농부 김하석, 본투비 농사꾼 산청의 딸기 아빠 권두현, 집짓고 글짓는 섹시농부 유지황 세 청춘이 주인공이다.

우핑(wwoofing: 농장에서 일하면서 농장주로부터 숙식을 제공받는 활동)을 통해 라오스, 인도, 네팔,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등 여러 국가의 농업 현장을 직접 체험한 이들은 커피농장, 과수-채소 연구소, 농군학교 등 예측불허의 다국적 농장 투어를 하며 이를 영상에 고스란히 담았다.

특히 세 청년은 심각한 환경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모인 젊은 이탈리아인들의 농업 커뮤니티를 통해 환경 친화적인 일상을 경험한다. 청년 실업률이 한때 50%에 육박해 젊은 세대들이 자급자족의 삶을 찾아 농장과 농업으로 관심을 돌리는 이탈리아 청년의 모습은 이들에게 공감과 대안을 고민해볼 수 있는 쾌감을 선사한다.

벨기에에서는 농부와 소비자들이 어우러진 지역 농장을 지원하는 개인 네트워크를 만나 ‘유통 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확장시키는 계기를 마련한다. 지구를 살리는 유기농법으로 운영되는 사이몬의 가족농장에서 유기농업으로 농사를 할 경우, 무료로 땅을 빌려주는 그의 운영방침과 철학에 큰 영감을 받는다.

영화 속 마지막 여행지인 네덜란드에서는 아티나의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6차산업의 농가에서 특별한 경험을 한다. 직접 양을 기르고 양젖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판매하며, 힐링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는 이 농가는 ‘파밍 보이즈’가 농업에 대한 재치 있는 아이템을 떠올릴 수 있게 돕는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여행 자금을 모은 세 청년은 라오스 가나안 농장 학교에서 돼지를 돌보는 일을, 인도네시아의 배우는 농장에서 유기농 농사를, 인도에서 지속 가능한 농업을 배운다.

세계일주가 끝난 뒤 세 청년은 각자의 위치에서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두현은 경상남도 산청에서 딸기 농사를 지으며 농업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하석은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유통을, 지황은 청년 및 귀농 농부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해주는 건축가로 또 다른 도전 중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농업 세계일주는 파밍 보이즈가 특별한 삽질 이력서를 완성할 수 있게 했다. 이들이 완성한 이력서는 정장을 입고 어색하게 찍은 사진이 들어간 서류가 아닌, 12개국의 농장을 다니며 그을린 피부와 농사 노하우 그리고 바른 먹거리들로 완성한 건강한 몸과 마음인 것이다.

젊은 청년들이 창농을 통해 농업·농촌분야에서 정착해나갈 수 있도록 범 정부 차원의 구체화된 대안 마련이 강구되는 대목이다.

한편 영화 <파밍보이즈>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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