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원예특작과학원, 수입산 살균기계값 20% 수준 불과...환경오염↓물·비료사용량↓배꼽썩음병↓수확량·소득↑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국내 연구진이 파프리카나 토마토를 수경재배 할 때 흡수되지 않고 버려지는 배양액을 재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살균 방식을 적용한 ‘저비용 한국형 순환식 수경재배 시스템’이 개발되어 ‘1석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 새로 개발된 한국형 순환식 수경재배 시스템 개념도(그래픽=국립원예특작과학원)

그동안 버려지는 배양액을 살균한 뒤 영양분을 추가해 재사용하는 외국 기술이 있었지만 고비용 탓에 이용을 못하는 실정으로 국내 수경재배 농지 2천여 헥타르 가운데 배양액을 재활용하는 곳은 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후와 작형(作形)에 맞는 이 신기술의 개발로 작물에 흡수되지 않고 버려지는 20%~30%의 배양액에 포함된 화학비료 성분이 도랑으로 흘러들어가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물과 비료도 30%가량 절약되고 배꼽썩음병 발생도 30% 이상 줄어들어 수확량이 20%이상 증가해 연간 1ha당 780만 원의 소득증대가 나타나는 등 수경재배 농가들에게 큰 희소식이 되고 있다.

▲ 파프리카 생육단계별 생육 특성 분석 : 파프리카는 착과수와 작물의 영양상태가 균형을 이루어야만 정상적인 수량과 품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각 생육단계별(그룹별)로 배액과 근권(배지)액을 분석하여 파프리카의 양분 흡수특성을 반영한 배양액의 공급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사진=국립원예특작과학원)

현재 국내 수출 과채류 수경재배 농가의 대부분은 비순환식(배지를 이용한 수경재배(배지경)에서 재배과정 중 발생되는 배액을 방류하여 폐기하는 방식으로 적정 양분관리가 용이함) 수경재배 방식이며, 재배과정 중 배출되는 배액의 잔여비료 성분이 환경오염, 물·비료 과다 사용 등 환경오염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경우, 온실로부터 배출되는 폐액으로부터 지하수의 오염을 막기 위해 순환식 수경재배 시스템을 법제화(1994)하여 정부 규제를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가 이번에 개발한 한국형 순환식(배지경에서 발생되는 배액을 회수하고 순환시켜 배액을 재활용하는 양액관리 방식) 수경재배 시스템은 국내 환경에 맞는 생육단계별 순환식 표준양액 조성 및 양액제어 프로그램, 배액 및 유기배지 재사용 기술, 배액 친환경 살균소독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으며, 표준양액은 파프리카 생육단계별 양·수분 흡수특성, 배지 내 이온 간 비율, 생육특성 등을 반영해 개발했다고 밝혔다.

▲ 순환식 및 비순환식 수경재배시 생육단계별 과실수량 특성(겨울 작형, 6개월 수확시)(자료=국립원예특직과학원)

양액제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살균 시스템 운영을 위한 기능과 살균된 배액을 재활용하기 위한 밸브 조정 기능이 탑재돼 있어 살균 장치와 연계 운영할 수 있고, 특히, EC(전기전도도) 및 pH(산도) 제어를 위한 인공지능이 탑재돼 있어 매일 EC, pH 설정 값을 모니터링 하여 최적의 EC, pH 제어 값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액 살균소독 시스템은 배액을 순환해 재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살균 소독을 하는 기기로 설치비용이 고가의 수입산 대비 20%에 불과하고, 살균처리 후 양액의 성분 변화가 없고 세척을 위한 별도의 약제도 필요 없다고 밝혔다..

또한 배액 및 유기배지를 재사용하기 위해서 재사용 배액 혼합율 및 희석농도 설정, 유기배지 재활용 기술(육묘용 상토 등), 폐배지 증기소독기술 등도 개발해 이 배지를 재활용하면 외국산 암면사용 대비 1ha당 3,600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배지 재활용에 따른 배지 구입비용 절감액(자료=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팀이 파프리카 생육단계별로 새롭게 조성한 양액으로 재배했을 때, 기존 암면재배용 순환식 양액에 비해 상품수량(kg/10a)이 4%∼20%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존 비순환식 재배와 생산성을 평가했을 때 상품수량, 상품과율에 있어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으며 병배꼽썩음병 발생이 3분의 1로 감소됐다고 설명했다.

순환식 수경재배는 토양의 염류집적이나 지하수 오염을 방지해 수자원을 보호하면서 배양액을 재사용해 비료 사용량을 30% 이상 줄일 수 있고, 배양액 재활용으로 물과 비료 절감에 의한 추정 수익액은 약 780만원/1ha(토마토·파프리카 300일 이상 장기재배 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은 한국형 친환경 순환식 수경재배기술의 연구결과를 공유하기 위한 현장평가회를 지난 13일 시설원예연구소(경남 함안)에서 실시했다.

농촌진흥청 시설원예연구소 여경환 농업연구사는 “수경재배 시 배액의 방출을 규제하는 것이 국제적 흐름이며, 한국은 현재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어 물과 비료의 사용을 줄이고 환경을 살리는 순환식 수경재배의 도입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물론 농가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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