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2009년 도농교류 첫발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 일관된 생산·소비자 직거래 유통경로 구축

[한국농어촌방송=권희진 기자] #1. 김기홍(정직한농부영농조합법인 대표)·김정길 씨 부자는 경북 포항의 직거래 마켓을 통해 바른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야심차게 농장을 꾸리며 다양한 친환경 채소를 키우고 있는 이들 부자는 요즘 ‘금추’라고 불릴 정도로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상추를 마켓에 내놓을 계획이다.

#2. 아버지의 대를 이어 재래식 공정을 지키며 두부를 생산 중인 김미라 콩다원 대표는 직거래 마켓에서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맛있고 건강한 두부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며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3. 서울 목동에 거주 중인 주부 이지영(가명·39세)씨는 그동안 가족 식단을 둘러싼 고민이 깊었다. 착한 가격과 몸에 좋은 식재료를 고르는 일이 여간 간단치 않았던 것. 그런 이 씨가 최근 희소식을 접했다. 평소 유기농 농산물을 선호하는 편인데다 품질과 가격도 꼼꼼히 비교 분석하던 그에게 안성맞춤인 직거래 마켓을 접할 수 있게 된 까닭이다.

▲ 전국 최대 규모의 직거래 장터인 바로마켓은 매주 약 120여명의 생산자가 참가해 각 지역의 농축산물, 농식품을 선보인다. 사진=권희진 기자

이들의 공통점은 엄선된 로컬푸드만을 모아 전국 각지의 제철 농산물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바로 마켓’을 유통·소비 수단으로 활용한 점이다.

▲ 소비자가 바로마켓에서 친환경 식재료를 고르고 있다. 사진=권희진 기자

농축수산물 유통혁명 ‘바로마켓’

‘바로마켓’이란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보다 저렴하게 구입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과천 경마공원 내에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개장되는 농축수산물 직거래장터다.

이 장터는 복잡한 농축수산물의 유통구조로 인해 ‘농어민은 싼 값에 넘기고 소비자는 비싸게 사먹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 일관된 유통경로를 구축, 상품성은 높이고 유통비용은 획기적으로 절감하기 위한 정부 정책의 한 방안으로 마련됐다.

지난 2009년 도농교류의 첫 발을 내딛은 한국마사회(회장 이양호)는 바로마켓을 통해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증대에 앞장서 왔다. 엄선된 기준으로 농가를 선정하여 품질 역시 정평이 나 있는 바로마켓은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특히 전국 최대 규모인 이 곳에서는 130여 생산자가 참가해 매주 각 지역의 농축산물을 선보인다.

산지에서 갓 생산한 싱싱한 농산물을 중간유통 단계가 없이 소비자에게 가장 빨리, 그러면서도 가장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는 만큼 바로마켓은 도농상생의 기본 모델로 통한다.

▲ 2009년 처음 문을 연 바로마켓은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증대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권희진 기자

경매·문화교실 등 다채로운 즐길거리

일례로 마사회는 약 3000평의 장터 부지와 3000대의 주차 공간을 무료로 마사회에서 지원하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바로마켓 문화센터를 운영한다. 이 혜택은 바로마켓의 산지농가에 고스란히 돌아가서 장터 활성화에 촉매제가 되고 있다. 또 현장에서 맛있는 향토음식을 접할 수 점도 재미 중 하나로 꼽힌다.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경매 타임도 바로마켓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경매에 나오는 제품은 농가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5만원짜리 육젓입니다. 지금부터 반값에 하겠습니다. 25000원 한 분 나왔어요. 없으면 드립니다.”

평소 비싼 가격에 구입을 망설이다 경매 현장에서 육젓을 구매했다는 한 시민은 “비싸서 그동안 못 사먹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육젓을 사 횡재한 기분”이라며 “재미있어서 이틀 연속 장터에 놀러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매 진행자는 “돈을 떠나서 소비자한테 가장 좋은 물건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경매를 하고 있다”며 “덤까지 얻어가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바로마켓은 소비자만 즐거운 게 아니다. 질 좋은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팔 수 있어 농가에게는 든든한 판로개척의 수단이 된다. 자신 있게 키운 농산물을 알아주고 인정받으니, 수익 역시 덩달아 오른다는 게 생산자들의 입장이다.

▲ 로컬푸드만을 모아 판매하는 바로마켓은 품질과 가격을 비교해서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사진=권희진 기자

생산자-소비자 도농상생 교류 확산

바로마켓에 참여해 인생 역전을 이뤄낸 주인공들도 눈길을 끈다.

상그린영농조합 법인 정창수 대표는 2500만원에 그쳤던 연매출이 직거래마켓 5년차가 되면서 현재 연매출 1억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정 대표는 "바로마켓이 곧 황금시장이자 제 평생 제2의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옛날식 두부 맛을 고수하며 승승장구 중인 콩다원 김미라 대표도 예외는 아니다. 한 때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던 김 대표는 바로마켓 참가 후 첫 날 12시에 전량 판매됐던 과거를 회상, 이 때부터 소비자들이 국산콩과 손맛을 알아주기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바로마켓에서 희망을 발견했다는 김 대표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심 먹거리야 말로 우리들의 자부심”이라며 “많은 소비자들이 (우리 농산물을) 찾아 줄수록 가격도 더욱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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