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서울대 조형택 교수 연구팀, 식물 뿌리털 발달에 옥신(auxin)과 활성산소(ROS)의 상호관계 세계 최초 규명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극심한 가뭄과 집중 폭우 등 잦은 기상변화로 농작물의 피해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식물 뿌리털’의 발달 원리를 최초로 밝혀내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활성산소 발생 조절을 통한 옥신의 뿌리털 생장 조절 과정>IAA, 옥신; ARFs, 옥신신호전달 요소; AuxRE, ARF가 부착하는 시스-요소; RSL4, 뿌리털 특이적인 유전자 전사조절인자; RHE, 뿌리털 특이적인 시스-요소; RBOHs, PERs, 활성산소 발생 효소들; CW, 세포벽; PM, 원형질막(세포막)(자료=농진청)

이번 연구 성과는 기상변화로 인한 작물피해를 막아줄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는 평가와 함께, 식물 뿌리의 기능을 개선함으로써 작물의 생장과 발달 조절에 응용해 앞으로 작물의 가뭄내성, 양분결핍 극복, 토양 중금속 제거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이번 연구를 주도한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조형택 교수(사진=서울대학교)

이 같은 사실은 서울대학교 조형택 교수 연구팀이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 농생물게놈활용연구사업단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 연구팀과의 협력연구를 통해, 농촌진흥청의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 수행 과제로 식물의 유전적 연구에 주로 사용되는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 식물이 뿌리털을 만드는 과정에서 옥신(auxin)과 활성산소(ROS)가 어떤 작용을 하는 지 상호관계를 규명(糾明)하여, 미국국립과학원이 매주 발행하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mrnIF=95.16, IF=9.423)에 게재(논문명: Molecular link between auxin and ROS-mediated polar growth)되면서 밝혀졌다.

연구팀은 식물의 뿌리털 세포에서만 발현되어 뿌리털을 만드는데 필요한 유전자들의 전사를 총괄 조절하는 일종의 마스터 조절인자 단백질(전사조절인자)인 ‘알에스엘(RSL)4’를 찾아냈으며 이 단백질이 활성산소(ROS)를 만드는 유전자를 직접 조절해 뿌리털이 잘 자라도록 작용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뿌리털 발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식물 호르몬인 ‘옥신’이 ‘알에스엘(RSL)4’의 유전자가 기능을 하도록 직접 조절해 활성산소(ROS)의 발생과 뿌리털 발달에 영향을 주는 과정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 싹트기 단계의 식물 뿌리털

이러한 뿌리털의 발달과 생장에는 식물 자체의 유전적 또는 호르몬 요인 뿐만 아니라 토양의 환경요인도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대표적인 식물 호르몬인 ‘옥신’이 뿌리털의 길이 생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즉, 세포 내외부의 신호들을 매개하거나 식물 세포벽을 느슨하게 하여 세포를 키우는 것으로 알려진 ‘활성산소’ 또한 뿌리털 생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요소라고 보고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활성산소(ROS)는 세포 내외의 중요한 분자들을 파괴하여 식물과 동물에서 노화를 촉진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옥신과 같은 상위인자가 식물세포 생장에서 ‘활성산소(ROS)’를 어떻게 조절해 뿌리털 세포가 커지고 발달하도록 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상위 발달조절인자인 호르몬(옥신)이 실제 식물세포의 모양(뿌리털)을 만드는 작업을 수행하는 아래 단계 일꾼들(활성산소 발생 유전자들)을 조절하는 연결 고리들을 모두 밝혀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농촌진흥청 조남준 연구운영과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점차 예측이 불가능한 기상 환경에 대비하면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작물을 개발해 안정된 수량을 확보하는 데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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