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오늘(13일) 국회의장과 부의장 등 20대 국회 후반기 지도부가 선출되어 지각 개원됨으로써 21대 국회의원 선거와 20대 대통령 선거라는 빅이벤트를 앞두고 개헌과 선거구제, 각종 개혁·민생 입법, 남북관계 등을 둘러싸고 다당제 국회의 대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13일 오전 제362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출신 6선(選) 의원인 문희상(경기 의정부시갑) 의원을 제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공식 선출했다.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선출된 문희상 국회의장(사진=국회)

국회는 또 2명의 부의장에 5선의 자유한국당 이주영(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의원과 4선의 바른미래당 주승용(전남 여수시을) 의원을 선출했다.

문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총 투표수 275표 중 259표를 얻어 국회의장에 당선됐다. 문 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탈당해 무소속이 됐으며 20대 국회가 끝나는 2020년 5월까지 의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1945년생인 문희상 의장은 경기도 의정부에서 태어나 경복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했지만 학생운동 경력이 문제가 돼 임용에서 탈락한 이력을 지닌다.

이후 1987년 민주연합청년동지휘(연청) 초대회장에 취임하며 DJ와 인연이 시작돼 1987년 DJ가 중심이 된 평민당의 창당발기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992년에는 14대 국회의원으로 처음 여의도에 입성한 후 16대부터 내리 5선을 한 총 6선의 민주당 내 대표 중진이다.

그는 '겉은 장비(張飛) 속은 조조(曹操)'라는 평가가 따라붙는 문 의장은 민주당이 배출한 대통령들에게는 '복심'이자 '멘토'였다. 김대중 정부 시절엔 청와대 정무수석, 노무현 정부에서는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도 맡았다.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된 이주영 의원은 5선을 지낸 중진으로 박근혜 정부에서는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아 세월호 사건을 수습하기도 했다.

역시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된 주승용 의원은 4선 의원으로 전라남도 도의원과 여수시장 등 지역에서 정치를 시작해 2004년 국회에 입성했다.

“후반기 국회 2년은 협치를 통해 민생이 꽃피는 국회의 계절이 되어야”

문희상 신임 국회의장은 당선인사에서 “후반기 국회의장의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두렵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정치인생 40년의 경험과 지혜를 모두 쏟아 혼신의 힘을 다해 역사적 소임을 수행할 것을 엄숙하게 약속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의장은 “후반기 국회 2년은 협치를 통해 민생이 꽃피는 국회의 계절이 되어야만 한다. 새 정부 출범 1년차는 청와대의 계절이었지만 2년차부터는 국회의 계절이 돼야 국정이 선순환 할 수 있다”면서 “집권 1년차에 발표한 청와대의 수많은 개혁 로드맵은 반드시 국회의 입법을 통해야만 민생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문 의장은 “촛불혁명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면서 “촛불혁명을 제도적으로 완성하고 의회주의가 만발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 의장은 이어“국민의 눈높이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야당의 입장, 소수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바라보겠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후반기 국회 청사진으로 “협치와 통합의 국회, 일 잘하는 실력 국회,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를 강조하며 “제20대 국회 후반기, 협치와 민생을 꽃피우는 국회의 계절을 함께 열어갈 수 있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 당선소감 전문]

“협치와 민생을 꽃피우는 국회의 계절을 열어갑시다”

안녕하십니까.

제20대 국회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문희상 의원입니다.

부덕하고 불민하기 짝이 없는 사람을 국회의장직에 선출해주신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의장직무대행을 맡아주신 서청원 의원님께 가슴속 깊이 우러나오는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전반기 의장을 맡아 국회를 이끌어주신 정세균 전 국회의장님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저에게 부여된 후반기 국회의장의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두렵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정치인생 40년의 경험과 지혜를 모두 쏟아 혼신의 힘을 다해 역사적 소임을 수행할 것을 엄숙하게 약속드립니다.

저는 오늘 간곡한 호소로 첫 말씀을 올리고자 합니다.

국회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최후의 보루입니다. 국회가 펄펄 살아 있을 때 민주주의도 살고 정치도 살았습니다. 무신불립입니다. 국민의 신뢰를 얻으면 국회는 살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국회는 지리멸렬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님은 “모든 나랏일은 국회에서 결정돼야 한다,” “싸우더라도 국회 안에서 싸워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 바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은 “국회의원은 국회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싸워도 국회에서 싸워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국회의원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 국회뿐입니다. 의회주의자 두 전직 대통령의 가르침은 변함없는 진리입니다.

여당은 현재에 살고 야당은 미래에 산다고 합니다. 여당은 정권재창출을, 야당은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후반기 국회 2년은 국회의원들의 유일한 경쟁 무대입니다. 대결과 갈등에 빠져 국회를 무력화시키고 민생을 외면한다면 누구든 민심의 쓰나미에 직면할 것입니다.

정치인이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역사의 고비마다 나섰던 국민이 선거와 혁명을 통해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등골 서늘한 진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제20대 총선결과 다당제의 국회가 출범했습니다. 집주인인 국민이 만든 설계도에 따라 일꾼인 국회가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대화와 타협, 협치를 통한 국정운영은 제20대 국회의 태생적 숙명일 것입니다. 후반기 국회 2년은 첫째도 협치, 둘째도 협치, 셋째도 협치가 최우선이 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후반기 국회 2년은 협치를 통해 민생이 꽃피는 국회의 계절이 되어야만 합니다. 새 정부 출범 1년차는 청와대의 계절이었지만 2년차부터는 국회의 계절이 돼야 국정이 선순환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잘 써진 영화 시나리오도 제작에 들어가지 못하면 개봉조차 할 수 없습니다. 집권 1년차에 발표한 청와대의 수많은 개혁 로드맵은 반드시 국회의 입법을 통해야만 민생 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제 국회가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개혁입법, 민생입법의 책임은 정부여당의 책임이 첫 번째입니다. 정권 2년차에도 야당 탓을 해선 안 되는 것입니다. 다만 야당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협상 태도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요구할 건 요구하되 내줄 것은 내주는, 적대적 대결이 아닌 경쟁적 협조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국회의장은 당적을 보유할 수 없는지 그 취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야당의 입장, 소수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바라보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촛불혁명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20대 국회 후반기 2년은 헌정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 전환기가 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촛불혁명을 제도적으로 완성하고 의회주의가 만발하는 세상을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존경받는 국회, 신뢰받는 국회, 사랑받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의원 한분 한분께 보낸 서신을 통해 후반기 국회 청사진으로 “협치와 통합의 국회”,“일 잘하는 실력 국회”,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 세 가지를 약속드린 바 있습니다. 어떤 좋은 제안과 계획도 300명 국회의원 모두가 함께 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20대 국회 후반기, 협치와 민생을 꽃피우는 국회의 계절을 함께 열어갈 수 있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온힘을 다해 전력투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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