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100% 국산 쌀·된장으로 토종유산균 분리...라이신․가바․식이섬유 많고 기능성 성분 대량 함유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100% 우리 쌀과 전통 된장에서 분리한 토종 유산균으로 항균·항산화·항염 효과가 탁월한 한국형 ‘순식물성 쌀 요구르트’가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이는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이 쌀 소비량 감소에 대응하고 동시에 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몸에 좋은 가공품 개발을 추진해 온 데 따른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한국형 ‘순식물성 쌀 요구르트’를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사진=농진청)

쌀 요구르트는 영양 균형을 유지하고 장 건강 개선에 효과가 있으며, 직장인이나 수험생의 아침 대용식, 유아·고령친화식, 우유 소화에 어려움을 겪거나 채식 선호 소비자에게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쌀 요구르트 1회분의 제조에는 약 20g의 쌀이 필요해 고부가가치 발효 식품 개발과 함께 쌀 소비 촉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진흥청은 자체 개발한 12품종의 국산 쌀로 요구르트를 만들어 시험한 결과, 일반 유산균 발효물(요구르트)에 비해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Lysine)과 가바(GABA: 신경안정과 고혈압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아미노산.) 함량이 크게 늘었으며 항균·항산화·항염증 활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쌀을 이용한 유산균 발효 연구는 전통 된장에서 분리한 토종 식물성 유산균 ‘JSA22(락토바실러스 플란타럼(Lactobacillus plantarum), 농촌진흥청 특허 10-1634270)’를 우리 쌀에 접목해 새로운 용도를 만들어냈으며, 100% 순 식물성 요구르트라는 데 의의가 있다.

쌀 요구르트는 일반 유산균(스트렙토코커스 써모필러스(Streptococcus thermophilus) 등이 범용적으로 발효유에 이용) 발효물에 비해 총 아미노산 함량이 1.5배(410.2mg/100g) 이상 많다.

쌀에 부족한 라이신 함량은 12배(22.0mg/100g), 가바(GABA) 함량은 4.6배(82.7mg/100g) 높으며, 아미노산 종류도 23종으로 7종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검정쌀 ‘조은흑미’로 만든 요구르트는 항산화활성이 37배, 항염증활성은 4배 높았고, 항균활성이 8%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식이섬유도 100g당 795mg을 포함해 일반 유산균 발효물의 361mg보다 2.2배 많았다. 식이섬유가 많아 배변 활동은 물론, 장내 미생물균총 개선으로 장 건강도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쌀 품종별 요구르트(사진=농진청)

이번 쌀 요구르트 개발은 토종 유산균에 쌀을 더해 유용 성분을 강화한 한국형 신바이오틱스(synbiotics) 연구의 중요한 결과다.

‘신바이오틱스(synbiotics)’는 유산균 등 체내에 들어가서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 있는 균인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와 기능성 탄수화물·식이섬유 등 대장 내 유용 미생물의 생육이나 활성을 촉진함으로써 숙주 건강에 좋은 효과를 내는 비소화성 식품성분인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가 결합한 이상적인 형태의 영양 시스템이다.

‘쌀 배아를 포함하는 요구르트 및 이의 제조 방법’으로 특허를 출원(10-2017-0122297)했으며, 산업화를 앞두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김두호 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건강기능성 소재 개발이라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순 식물성 쌀 요구르트가 쌀 용도의 다양화와 소비 확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진 일문일답>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최혜선 농업연구사

▲왜 쌀을 이용한 유산균 발효 연구를 추진하게 되었는가?

= 최근 쌀 소비량 감소에 대응하고 쌀 소비를 촉진위한 방법으로 몸에 좋은 쌀 가공품 개발을 위해 추진했다.

특히, 쌀을 이용한 유산균 발효 연구는 최초로 우리 쌀에 토종 유산균을 접목함으로써 쌀의 새로운 용도창출 아이템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기존에 이와 유사하게 식물이나 곡물을 원료로 요구르트를 개발한 사례는 있는가? 현재 시장에서 쌀 요구르트를 찾아볼 수 있는데, 이번 결과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쌀을 포함한 곡물가루를 우유를 발효시킨 음료나 요구르트에 첨가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했다. 순수하게 쌀만을 원료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쌀 요구르트는 대부분 우유에 쌀을 혼합하여 제조되고 있으며, 쌀의 함량도 매우 낮다.

본 연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순수하게 쌀만을 활용하여 우유배제(Non-dairy) 유산균 발효물을 제조한다는 것이다.

▲쌀의 어떤 성분과 효능이 다른 곡물을 원료로 해서 개발한 유산균 발효물보다 좋다고 할 수 있는가?

= 쌀에는 다양한 가용성 식이섬유를 포함하여 유산균 발효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올리고당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쌀은 품종에 따라 식이섬유와 올리고당의 종류와 함유량이 매우 다양해서 유산균 발효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사용한 유산균(락토바실러스 플란타럼)과 현재 우유를 원료로 발효하는 유산균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럼(Lactobacillus plantarum) 유산균은 김치 및 장류와 같은 식물성 발효식품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균주로 내산성이 뛰어난 프로 바이오틱 균주다

우유 발효에 주로 쓰이는 상업용 균주는 락토바실러스 엑시도필러스(Latobacillus acidophilus), 스트렙토코커스 써모필러스(Streptococcus thermophilus)가 많이 이용되나 이 유산균은 쌀과 같은 곡물에는 발효가 잘 안 된다.

▲전통 장류에서 순수 분리한 유산균으로 발효했다고 했는데, 이 유산균을 원재료인 콩으로 발효한다면 쌀을 이용한 것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 탄수화물 위주의 쌀의 구성 성분과 단백질 위주의 콩의 구성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발효 대사 산물의 차이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

콩을 이용한 발효는 청국장의 향이 많이 나기 때문에 색택과 기호에 영향을 미치는 요구르트와 같은 음료 형태로는 알맞지 않다.

▲필수 아미노산에서 라이신 함량이 크게 늘었다. 쌀에서 라이신이 중요한 이유와 효능은 무엇인가?

= 라이신은 체내 합성이 불가능하다. 반드시 식이로 보충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이다.

동물성 단백질에는 많이 존재하나 쌀과 같은 곡물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아미노산으로 알려져 있다.

쌀 요구르트는 발효에 의해 라이신이 강화된 쌀 유산균 발효물을 섭취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 채식주의자와 절대채식주의자에게 부족할 수 있는 영양 성분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검정쌀인 ‘조은흑미’로 실험을 했다. 유색미의 주요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효능과 항균 활성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흑미로 유산 발효를 했을 때 발효 전후 달라진 점은?

= ‘조은흑미’는 유산균 발효로 유용한 발효 대사 산물을 많이 생성한다.

대표적으로 흑미의 라이신 함량이 발효 전 대비 6배 이상 증가했으며, ABTS 등 항산화 활성이 증진. 특히, 식중독균에 대한 항균 활성이 확인됐다.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무엇인가?

=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은 현재 국내 쌀 산업의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 대단히 의미 있는 결과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이 연구 결과로 농가와 기업체가 연계한 계약 재배와 산업화로 쌀의 이용성을 다양화해 보급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또한, 쌀을 이용한 유산균 발효물(요구르트)는 라이신 함량 증가, 항산화능 및 항균효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 건강과 연관된 생리활성 효능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이들 성분에 대한 생리활성 효능 및 연관된 대사물질들을 추가적으로 밝혀 쌀 유산균 발효물이 가공식품형태 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성 식품소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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