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유전자 조작없는 '불임화기술' 적용한 세계 유일 육종기술...내년부터 양식어가에 본격 보급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국내 연구진이 ‘바다의 산삼’으로 불리는 최고의 보양 수산물인 전복의 성장속도가 30% 이상 빠른 '육종참전복' 품종 개발에 성공해 양식어가의 소득증대는 물론 소비자도 저렴한 가격에 애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속성장 육종참전복 현장시험 및 주요성과(자료=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춘)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직무대리 최우정)은 2004년 육종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유전자 조작 없이 참전복을 빠르게 성장하게 하는 기술을 연구해 온 끝에, 일반 양식참전복보다 성장이 빠른 우수한 형질을 지닌 ‘속(速)성장 육종참전복’ 품종을 개발하여 전남 완도 현장 양식장에서 지난 2015년부터 3년 간 검증 실험을 한 결과, 일반 참전복에 비해 성장속도가 30% 이상 빠르고, 중국산 교잡종보다도 20% 이상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속성 육종참전복과 일반참전복의 성장 비교표> 수정후 26개월째 평균중량 비교 : 일반참전복(63.6g) < 중국산 교잡전복(68.3g) < 육종참전복(84.2g)

이번 육종참전복 개발에 활용된 기술은 전통적인 선발육종기술과 최신 분자육종기술을 병합한 유전자 조작이 일체 없는 '불임화기술'을 적용한 세계 유일한 최신 육종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선발육종기술은 유전자조작 없이 우수한 개체를 선별하여 어미로 이용함으로써 형질을 고정하여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는 기술이며, 최신 분자육종기술은 유전자 표지를 이용하여 육종집단의 유전적 다양성 및 친자확인 기술을 거쳐 속성장 형질을 가진 가계 및 개체를 선발하여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는 기술이다.

이러한 성과로 인해 기존의 양식용 참전복은 상품성 있는 크기인 100g까지 키우는 데 수정 후 36개월 가량 소요되었으나, 이번에 개발한 육종참전복 품종은 30개월이면 상품화가 가능한 크기까지 성장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사육기간을 6개월 가량 단축할 수 있게 되었으며 생산비용도 일반 전복 kg당(10마리) 3만3천 원에서 2만7,500 원으로 약 5천500 원인 17% 가량 절감되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국민들이 맛좋은 전복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속(速)성장 육종참전복 개발 체계 및 과정(자료=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부는 전복종자보급센터(전남 해남 소재)를 통해 내년부터 양식 현장에 본격적으로 ‘속(速)성장 육종참전복’ 보급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육종참전복이 전체 전복양식 어가에 보급되면 연간 7백억원 가량의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어 어가 소득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다의 산삼’으로 불리는 전복은 지난 2016년 기준 양식생산량이 1만2천343 톤으로 총생산액이 3천474억 원에 달하여 우리나라 패류 양식량의 55.2%를 차지하며, 단백질이 풍부하고 원기 회복에 탁월하여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은 고부가가치 양식품목으로 1kg 평균 산지가격(2016년 기준)이 3만9천451원으로 우럭(9,420원)이나 넙치(1만2,024원)에 비해 훨씬 비싸다.

그동안 전복 양식 품종 중 전체 양식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참전복은 수온 및 먹이조건에 따라 생산성에 많은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한류성 품종으로 성장속도가 타 품종에 비해 늦은 생태 특성상 3~4년이라는 비교적 긴 양성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양식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한 성장률 향상 육종 연구가 반드시 필요했었다.

특히,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번에 개발한 육종참전복 기술의 국외 유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개발이 완료된 불임화기술을 적용하고, 앞으로 세계 주요 전복 양식국가에 육종참전복 종자 수출을 추진하여 외화 획득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성장속도가 빠른 참전복 품종 외에도 고수온에 강한 품종, 질병에 대한 내성을 지닌 품종 등 다양한 특징을 지닌 우수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한다고 덧붙혔다.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은 “지난 30여년 간 이루어낸 우리 양식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은 김, 굴, 전복 등 스타 품목의 양식기술 개발에 힘입은 것”이라며,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육종참전복 품종의 현장 보급을 통해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소비자가 부담 없는 가격에 맛좋은 전복을 즐길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우리의 우수 양식기술을 세계에 널리 알려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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