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영수 특검 “전형적인 정경유착의 부패범죄”...이재용 ““대통령에 부탁 안해, 정말 억울”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이 사건 범행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고 하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하였습니다. 이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처벌만이 국격을 높이고 경제 성장과 국민화합의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의 심리로 7일 오후 2시 열린 이 부회장의 결심공판에서 박영수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 쪽에 433억원의 뇌물을 주거나 주기로 약속한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의 심리로 7일 오후 2시 열린 재판에서 박영수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 쪽에 433억원의 뇌물을 주거나 주기로 약속한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사진=MBN 방송화면 캡쳐)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최지성(66) 전 실장(부회장)과 장충기(63) 전 차장(사장)에게는 각 징역 10년이, 황성수(55)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스포츠기획팀장(전무)에게는 징역 7년이 구형됐다.

그러나 이달 말로 예상되는 법원의 선고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검의 징역 12년 구형은 말 그대로 검찰의 ‘구형’일 뿐이고 법원의 판단이 최종적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 피고인들에 대한 법원의 선고 전례에 비춰 이재용 재판과 관련 각 혐의별 무죄나 훨씬 가벼운 형량이 선고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돌고 있다.

지난 달 27일 문화·체육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검찰이 각각 징역 7년, 징역 6년을 구형했으나,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는 김기춘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조윤선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 석방한 바 있다.

다음은 <박영수 특검의 구형 발언 전문>

1. 들어가는 글
먼저, 약 5개월 동안 준비기일을 포함해 무려 55회나 기일을 진행해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려 이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별검사로서는 수사를 개시한 이래,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국민적 여망에 따라, 사안을 확인하고 판단함에 있어서, 법률가로서 품격을 지키면서 편향된 가치와 시각을 갖지 않으려고 스스로 경계하면서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그러나, 재판 과정을 통해 나타난 피고인들의 태도를 볼 때, 우리나라 GDP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1등 기업 삼성그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그룹 총수만을 위한 기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었습니다.

2. 이 사건의 의미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59개의 계열사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최대의 재벌기업입니다. 대통령은 대기업 규제 등 경제정책을 비롯한 국정 전반에 있어 최고 결정권자입니다. 따라서 대통령과 삼성은 재벌기업에 대한 규제와 지원을 두고 크고 작은 잠재적 현안으로 상호 긴장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이나 박근혜 대통령의 ‘사내 유보금 과세 추진의 후퇴’ 등이 그 한 예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더욱 거세진 ‘경제 민주화’ 바람은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이나 기업의 투명성 제고 등 재벌 개혁을 요구하게 되었고, 더군다나, 삼성으로서는 2014.5.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인해, 피고인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의 안정적 확보는 시급한 지상과제가 되었습니다.

피고인 이재용의 이러한 현안해결의 시급성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는 시점에서 최순실이 요청한 재단 설립이나 정유라의 승마 훈련, 영재센터 운영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자금 지원의 필요와 접합되어, 정경유착의 고리가 다른 재벌보다 앞서서, 강하게 형성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 아래 굴욕적으로 최순실의 딸에 대한 승마지원을 하게 되었고, 미르 재단, 케이스포츠 재단 기금 조성 및 영재센터 후원 등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 사건의 실체인바, 전형적인 정경유착과 국정농단의 예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승계 작업이라는 것은 특검이 만든 가공의 틀’이라고 하거나, ‘피고인 이재용 관여 사실이 없다‘고 하는 등 사실과 증거에 관한 근거 없는 주장이나 변명으로 디테일(detail)의 늪에 빠지게 하여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실체진실을 왜곡시키려고 하였습니다.

3. 피고인들에 대한 범죄 성립 여부
이 사건은 『대통령으로부터 정유라 승마지원 등을 요구받은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에 대한 대가로 거액의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여 300억 원에 이르는 뇌물을 공여한 사건』입니다.

피고인들은 그와 같은 뇌물공여 과정에서 국내 재산을 해외로 불법 반출하였고, 범행을 은폐할 목적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하였으며, 피고인 이재용은 국회에서 위증까지 하였습니다.

통상적으로 그룹 차원의 뇌물 사건에서 가장 입증이 어려운 부분은 돈을 건네준 사실과 그룹 총수의 가담 사실인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 스스로 약 300억 원을 준 사실과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 및 자금 지원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통상의 뇌물 사건에 있어서 입증이 가장 어려운 부분에 해당하는 두 가지 사실을 피고인들이 자인하고 있고, 그에 더하여 공판 과정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관련 증거들에 의해 독대에서 경영권 승계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이 입증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뇌물공여 기간 중에 진행된 경영권 승계 현안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신규순환출자 고리 해소 문제, 엘리엇 대책 방안 마련 등과 관련하여 실제 도움을 준 사실까지도 입증되었습니다.

반면에, 피고인들이 대통령의 직무상 요구 이외에, 개인적 친분 등 다른 사유로 이 사건 지원을 할 이유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위와 같은 사실들에 의하여 피고인들이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교부한 이 사건 각 금원들은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에 대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교부된 뇌물임이 명백하게 입증되었습니다.

추가적으로, 본건 관련 증거들의 증명력 및 사실관계를 판단함에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최근의 기업 비리 사건들을 살펴보면 사후적으로 수사가 개시된 후에 증거인멸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범행 당시부터 사후에 문제가 될 것을 대비하여 허위 용역 계약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범죄를 숨기기 위한 수단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경향이 확인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도 뇌물을 제공하면서 허위 용역계약 등을 통하여 뇌물 제공 사실을 은폐하는 장치를 마련해 두었는데, 피고인들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사실이 실체진실이 아닌 범행 은폐를 대비하여 사전에 허위로 만들어 둔 것은 아닌지 유의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범행은 경제계의 최고 권력자와 정계의 최고 권력자가 독대 자리에서 뇌물을 주고받기로 하는 큰 틀의 합의를 하고, 그 합의에 따라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들과 주요 정부부처 등이 동원되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들이 정해지면서 진행된 범행입니다.

즉, 독대 자리는 큰 틀의 뇌물제공 의사 합치만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이후에 이루어진 개별적인 뇌물제공 과정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루어지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 태도를 살펴보면, 범행 당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실을 잘 모르고 동원되었던 사람마저도 국정농단 사건에 관여된 사실 자체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염려 등으로 인하여 소극적인 진술 태도를 유지하거나 허위 진술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피고인 이재용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삼성그룹 관련자들은 피고인 이재용의 범행 은폐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며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증거는 객관적인 물증들이고, 관련자들의 진술 증거는 객관적인 물증에 의하여 뒷받침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신빙성을 부여해야 할 것입니다.

4. 피고인들 변명의 부당성
피고인들은 대통령에게 현안해결을 위하여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 본건 혐의 사실을 전면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의 주장은 객관적인 증거들에 반한다는 점이 재판 과정을 통하여 명백히 확인되었습니다.

그에 더하여 본건 자금 지원 경위를 비롯하여 피고인들의 주장은 수사과정과 재판 과정에서 수차례 번복되었습니다.

실체진실은 하나일 것인데, 자신들의 경험을 설명함에 있어 그 주장 내용이 수사와 재판의 진행 단계에 따라 변경된다는 것은, 피고인들이 지속적으로 허위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임이 명백합니다.

또한, 피고인들은 본건 자금 지원에 대하여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교부한 것으로 직권남용의 피해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본건 수사와 재판을 통하여 확인된 바와 같이 피고인들의 본건 자금 지원은 2014. 9. 15. 최초 독대에서 형성된 상호 편의 제공의 합의에 따른 정경유착의 결과였습니다.

단순히 직무상 권한을 앞세운 대통령의 위협에 굴복한 것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의 요구를 받고 이재용 피고인의 편법적 경영권 승계 등 여러 가지 도움이나 혜택을 기대하면서 자발적으로 자금 지원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재용 피고인은 실제로 합병을 포함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도움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에 더하여, 피고인들은 피고인 이재용과 대통령의 독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 최지성의 책임 하에 자금 지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피고인 이재용은 지원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이재용이 직접 대통령으로부터 자금 지원 요구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총수의 전위조직인 미래전략실 실장이 총수의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자금 지원을 했다는 것은 경험칙이나 상식에 반하는 궁색한 변명입니다.

과거 기업범죄에서 총수를 살리기 위하여 전문경영인이 허위자백을 한 경우와 같이, 피고인들의 주장 역시 피고인 이재용을 살리기 위한 차원에서의 허위 주장에 불과합니다.

5.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 필요성
재판장님,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고 하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뼈아픈 상처이지만,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힘으로 법치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하루빨리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훼손된 헌법적 가치를 재확립하여야 합니다.

역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대통령과의 독대라는 비밀의 커튼 뒤에서 이루어진 은폐된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최근에 ‘국정원 주도 댓글 사건’의 구체적 자료가 공개되듯이 대통령 기록물이나 공무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감추어진 사실도 머지않아 명확히 드러날 것입니다.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허위 진술과 진술 번복을 통하여 수사기관과 법원을 기망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고, 피고인 이재용은 국정농단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국회 청문회 석상에서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위증까지 하였습니다.

삼성그룹은 2008년경 있었던 에버랜드 사건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국가기관에서 여러 차례 허위 진술을 한 점에 대해 매우 부끄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하면서 재판부와 국민 앞에 사과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이 법정에서 허위 진술과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은 권력과 유착되어 사익을 추구하는 그룹 총수와 그에 동조한 일부 최고경영진입니다. 이들은 본건 범행에 대하여 전혀 반성하지 않고,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기를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마저 저버리고 있습니다.

6. 결어
이제 이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처벌만이 국격을 높이고, 경제 성장과 국민화합의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끝으로 이 사건 법정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실 것을 기대하면서, 피고인들의 양형에 대한 최종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들의 범행 중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인 점,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며 그룹 총수인 이재용 피고인을 위해 조직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며 대응하는 등 피고인들에게 법정형보다 낮은 구형을 할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특히 이재용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의 직접적 귀속 주체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임에도 범행을 전면 부인하면서 다른 피고인들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뇌물공여에 사용한 자금은 개인의 자금이 아니라 계열사 법인들의 자금인 점 등 참작할 만한 정상이 전혀 없고, 최근 재벌 총수들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법 원칙과 상식, 그리고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라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형하겠습니다.

피고인 이재용에 대해서는 징역 12년, 피고인 최지성, 장충기, 박상진은 각 징역 10년, 피고인 황성수는 징역 7년을 구형하겠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최후진술서 무죄 주장 “대통령에게 부탁한 적 결코 없어…정말 억울”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7일 오후 열린 이 부회장의 결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은 6분간 이어진 최후 진술을 통해 “제 사익이나 개인을 위해 대통령에게 뭘 부탁하거나 기대를 한 적이 결코 없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160일간의 재판 과정에서의 소회도 밝혔다.

이 부회장은 “평소 제가 경영을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한 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는 다짐을 했는데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니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의 최후진술 전문>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두 분 판사님. 지난 5개월 동안 복잡한 재판을 세심하고 공정하게 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구속수감된 지난 6개월 동안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도 없잖아 있지만 한 번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만들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난 몇개월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 복잡한 법적 논리도 이해하기 힘들었고, 특히 특검에서 제기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지만 한가지 깨달은 점이 있었습니다.

제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았고, 챙겨야 할 것을 제대로 챙기지도 못했고, 이게 모두 다 제 탓이었다는 점입니다. 다 제 책임입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오늘의 삼성이 있기 까지는 모든 임직원들, 많은 선배님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습니다. 창업자이신 저희 선대회장님 그리고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신 회장님의 뒤를 이어받아 삼성이 잘못되면 안 된다는 중압감에 저도 나름 노심초사하며 회사 일에 매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큰 부분을 놓친 것 같습니다.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국민들과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가 더 엄격하고 더 커졌습니다.

저는 평소에 제가 경영을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한 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는 건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는 다짐을 하곤 했습니다. 근데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되어 버리니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합니다.

재판장님 이것 한 가지만은 꼭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제가 제 사익을 위해서나 제 개인을 위해서 대통령에게 뭘 부탁한다든지 대통령에게 그런 기대를 한 적 결코 없습니다.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 부분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특검과 세간에서는 물산합병으로 인해 제가 연금에 엄청난 손해 입히고 제 개인 막대한 이익 취한 게 아닌가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결코 아닙니다.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우리 국민들의 우리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제가 욕심을 내겠습니까. 너무나 심한 오해입니다. 정말 억울합니다. 이런 오해와 불신이 풀리지 않으면 저는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습니다. 이 오해만은 꼭 풀어주십시오.

그동안 삼성 아껴준 많은 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지 못하고 큰 실망 안겨드려 다시 한 번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말씀하실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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