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 의원, “소금 원산지표시제 확대해 천일염 산업 다시 살려내야”

천일염 5년 전 보다 재고는 두 배 늘어나고 가격은 절반가량 하락해 염전어가의 시름 깊어져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국내 천일염이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보다 마그네슘과 칼륨 등의 미네랄이 풍부한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이 생산원가의 절반도 못 미치쳐 산업 자체의 몰락이 우려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소금 원산지표시제’ 확대로 천일염 산업을 다시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운천 의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전북전주시을)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천일염의 재고는 2배 이상 증가하고, 산지판매 가격은 절반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천일염 재고량은 2014년 7.2만 톤에서 ’15년 7.5만 톤, ’16년 14.2만 톤, ’17년 14.7만 톤으로 재고량을 공식적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현재까지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재고를 증명하듯, 천일염의 연도별 평균 산지가격을 살펴보면, 1kg당 가격이 2012년에는 395원에서 ’13년 308원, ’14년 275원, ’15년 230원, ’16년 198원, ’17년 159원으로 5년 사이 절반가량 떨어졌다.

정운천 의원은 “올해 8월, 천일염 산지가격은 20kg에 2,435원 정도로, 산지판매 가격이 생산원가인 5천 원대의 절반도 되지 않는 심각한 수준이다”고 밝혔다.

더욱이, 해수부와 농식품부의 자료를 비교‧분석한 결과, 천일염의 경우 소비자 지불가격 중 40.6%만이 염전어가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나 유관 산업보다 소비자 지불액 중 어가가 수취하는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농산물은 소비자 지불가격 중 농가수취 비율이 평균 56.2%이며 수산물의 경우는 50.9%로 소비자 지불가격의 절반 이상이 농어민들에게 돌아가 천일염과 큰 차이를 보였다.

신안 증도 태평염전

이처럼 산업의 몰락이 심각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정운천 의원이 최근 5년간 해수부의 천일염 관련 전체 사업 예산을 살펴본 결과, 2014년 155억5천만 원의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81억6천만 원에 그쳐 5년 사이 전체 예산이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이러한 정부와는 반대로, 상황이 어렵지만 천일염 산업을 살려보고자 하는 염전어가의 비율은 높게 나타났다. 목포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지난 3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지원이 있더라도 전업을 하지 않고 산업을 지켜내겠다는 응답자가 36.5%에 달했다.

정운천 의원은 “현재 천일염유통센터를 건립 중에 있으나 완공까지 3년이 걸린다”며 “그 기간 동안 정부가 재고량을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다”고 정부의 의지가 중요함을 피력했다. 이어, 정 의원은 “현재 소금 자체는 원산지 표시 대상에 포함되어 있으나, 가공식품이나 음식점 내에서는 원산지 표시가 되지 않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소금 원산지표시제를 확대해 국내 천일염 소비를 진작시켜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운천 의원은 2008년 초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재임시절, 천일염을 광물에서 식품으로 인정받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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