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전북대학교·미국 농무성(USDA-ARS) 협업, 유전자 변형(GMO) 아닌 인공교배로 개발 국내외 특허 출원… 해외시장 진출 기대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세계 최초로 유전자 변형(GMO)이 아닌 인공교배를 통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제거된 Non-GMO 밀 ‘오프리((O-free))’ 품종이 한미 공동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전 세계 글루텐프리 제품 시장이 연간 12조 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개발한 Non-GMO 밀 ‘오프리’는 해외 시장 진출 및 수출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농진청

이 같은 성과는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이 전북대학교, 미국 농무성(USDA-ARS)과 협업을 통해 성공한 것으로 현재 국내는 물론 미국, 중국과 유럽에 국제 특허를 출원했다(특허출원명: ‘글루텐불내성 및 밀 의존성 운동 유발성 과민증의 개선 및 예방용 밀’(국내 특허 출원번호: 10-2016-0075793, 국제 특허 출원번호: PCT/KR2016/008957)고 24일 밝혔다.

‘오프리(O-free)’는 국내 품종 ‘금강’과 ‘올그루’의 인공교배로 탄생했다. ‘오프리’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의 하나인 ‘오메가-5-글리아딘(밀의존성 운동유발 과민증인 WDEIA 알레르기의 중심 항원)’과 셀리악병(장내의 영양분 흡수를 막아 식욕부진, 피부발진과 빈혈이나 비타민 결핍증을 일으킴)의 원인인 ‘저분자 글루테닌’, ‘감마글리아딘(셀리악병의 항원 중 하나)’, ‘알파 아밀라아제 인히비터(제빵사 천식의 중심 항원)’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단백질 분석과 혈청 반응 실험 결과,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고 빵이나 쿠키로 만들었을 때 가공 적성 또한 일반 밀과 차이가 없었다.

지금까지 연구 기관이나 관련 업계에서는 밀 알레르기 환자를 위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없거나 적게 포함된 식품을 개발해왔으나, 최근 들어 유전자 변형과 물리·화학적 제거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밀을 주로 먹는 서양인의 5%가 셀리악병 환자이며, 미국 전체 인구 중 6%는 밀 알레르기 환자로 알려져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주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9.9%가 ‘밀 가공제품을 먹고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에 특허권으로 보호를 받는 ‘오프리’는 일반 밀과의 혼입 방지를 위해 특별 관리가 필요해 계약재배로 보급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현재 ‘오프리’를 자체 증식 중이며, 앞으로 생산자단체나 밀가루 가공 업계와 연계해 재배 단지를 조성해 원료곡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김두호 원장은 “기존의 일반 밀과 차별화된 특성을 갖는 ‘오프리’ 개발로, 국산 밀 산업이 더욱 활성화되고 소비를 촉진해 자급률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료=농진청

<연구진 일문일답>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밀연구팀 강천식 농업연구사

▲개발하게 된 이유는?

=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밀 가공제품을 구매 또는 섭취하지 않은 이유’로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되어서’라는 답변이 9.9%를 차지했다.(‘맥류제품의 소비자 선호도 분석’. 2006년. 발간등록 번호 : 11-1390634-000019-01)

이러한 결과는 밀을 주식으로 하는 서양인에게서만 나타나는 증상이 아님을 입증하는 결과며, 특히 노약자나 환자분들에게도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밀 가공제품을 보다 안전하게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수입 밀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품종 개발을 통한 부가가치가 향상된 제품 개발이 필요한데, 이를 해결하고 나아가 국산 밀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개발하게 됐다.

▲유전자를 조작하지 않고, 인공교배로 개발이 가능했던 이유는?

= ‘오프리’는 국내 품종 중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금강’과 수량이 많고 쓰러짐에 강한‘올그루’를 인공교배하여 만들어졌다.

인공교배 후 세대가 진전되면서 염색체 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 소멸된 것으로 판단되며, 실제 1번 염색체의 짧은 부위에서 결손된 것을 확인했다. 이는 연구자들이 알레르기 저감 유전체의 오랜 기간 추적을 통한 집념의 결과라고 자부한다.

▲농촌진흥청 외 다른 연구 기관과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력했는가?

= 알레르기 저감 밀 ‘오프리’식물체의 선발과 육성은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이루어졌으며, 밀 알레르기 저장단백질 결손 및 염색체 돌연변이 부위 확인은 국립농업과학원과 협업 연구를 통하여 구명했다.

특히 항체 및 WDEIA 환자의 혈청을 이용한 분자면역실험은 미국 농무성 농업연구청 (USDA-ARS) Dr. Susan Altenbach 그룹에서 실시했으며, 환자 혈청은 프랑스 국립농학연구원 (INRA)의 Dr. Sandra Denery-Papini 그룹에서 제공했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결손 되어도 가공적성에는 영향이 없는가?

= 빵, 면 그리고 과자와 같은 밀의 가공적성은 글루텐 단백질에 의해 결정된다. 밀반죽에서 글루텐은 거대분자 복합체 (gluten macro-polymer complex)를 구성하여 점탄성을 부여한다.

따라서 알레르기와 관련된 일부 글루텐 단백질이 결손 되었다고 해서 밀 반죽의 가공적성에는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이러한 내용은 실제로 빵을 만들어 증명하였고, 2017년 세계적인 저널인 학술지인‘Journal of Cereal Science’(Characterization of a wheat mutant missing low-molecular-weight glutenin subunits encoded by the B-genome. 2017. 73:158-164)에도 발표했다.

▲오프리의 가치는 어느정도 되고, 세계 시장 진출은 어떻게 진행하는가?

= 2014년 글루텐 프리 식품 시장은 약 12조원 규모로 알레르기 저감 밀 시장의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우리가 개발한 ‘오프리’는 글루텐프리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오프리’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주요 밀 생산국 및 수입국인 미국, 중국과 유럽에 국제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오프리를 품종으로 만들지 않고, 특허로 진행한 이유는?

= ‘오프리’는 유전자변환(GMO)이 아닌 인공교배에 의한 알레르기 유발 단백질의 일부가 제거된 세계 최초의 성과로 그 가치를 국내외에 선점하고 보호받기 위하여 식물특허로 진행됐다.

또한, 재배 도중이나 수확 후 유통·가공 과정 중에 일반 밀과 섞여 신뢰성을 잃을 수 있으므로 일반 품종보다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일반 밀의 혼합은 알레르기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어 정밀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오프리의 개선점과 향후 연구계획은?

= ‘오프리’는 수량성이 다소 낮고, 일부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이 낮은 단점이 있다. 농가의 소득향상과 안정적 원료 공급을 위해 ‘오프리’와 같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없으면서, 수량성 등 농업적 특성이 우수한 품종을 연구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알레르기 저감 밀‘오프리’에 대한 균일한 품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재배매뉴얼 개발과 산업체와 연계하여 해외 수출용 환자식이나 영유아식에 맞는 가공제품개발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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