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검역 정통한 관계자 제보, 민간기관 분석결과 피프로닐(Fipronil)과 비펜트린(Bifenthrin) 농약성분 잔류허용기준 초과검출

[한국농어촌방송=권희진 기자] 유럽 살충제 계란 파문이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일부 산란계 농장에서도 살충제를 사용했었고 지금도 일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큰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 식약처 등 관계당국은 국민 건강과 안전에 관한 사안인 만큼 이번 유럽 살충제 계란 파문을 계기로 즉각적인 실태조사와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국내 일부 산란계 농장에서도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참고자료)

이번 유럽에서 검출된 '피프로닐' 성분은 동물의  진드기 등을 잡는데 쓰이는 약품이다. 다량 섭취 시 간과 신장, 갑상선에 이상을 가져오며  식용 동물엔 사용이 금지돼있으나 농가에서 닭의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사용한 일부 살충제에 성분이 혼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티브이에서는 국내 일부 양계농장에서도  살충제가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고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2016. 12. 12일자 방송)

농식품부는 국내에서 유럽 계란에서 검출된 살충제 성분 ‘피프로닐’이 반려동물의 기생충을 제거하는 목적으로 사용허가가 났으나 닭에 기생하는 진드기(일본명 와구모)를 제거하는 목적으로는 사용허가가 나지는 않았다고 밝혔지만 이를 양계농가가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올 상반기에 국내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2회에 걸쳐 모두 2390건의 살충제 잔류검사를 실시한 결과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지난 9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본보가 축산업계 전문가, 현장사정 을 잘아는 수의사 등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최근까지 일부 산란계 농장에서 살충제를 사용하였으며 한 민간 기관의 검사에서는 피프로닐이 검출됐다는 충격적인 제보가 있었다.

축산검역에 능통한 업계 관계자 A씨에 따르면 국내 일부 양계농가에서 진드기 박멸을 위해 살충제 사용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A씨는 지난 3월 용인, 수원, 화성, 김천, 천안 등 5개 시에 시중 유통되는 계란 50점을 수거해 잔류 농약 검출 여부를 분석한 결과, 피프로닐(Fipronil) 과 비펜트린(Bifenthrin) 이 각 1점씩 2점의 농약이 잔류 허용 기준을 모두 초과돼 검출됐다고 본보에 제보했다.

피프로닐은 잔류허용기준인 0.02ppm이 검출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분석은 지난 1월~3월 기준 두 곳의 분석기관에 의뢰한 것으로 식품공전에 따라 다성분 동시분석법으로 분석(껍질 제외)했다는 설명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진드기 퇴치용 농약 중 하나인 '비펜트린'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발암 물질로 분류한 제품이며 '피프로닐'은 벼룩이나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앨 때 쓰는 물질로 사람이 섭취하는 동물에게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피프로닐이 인체에 다량 흡수될 경우 간과 신장 등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특히 아이들에게 더 치명적이라고 경고했다.

A씨는 “닭이 낳은 계란ㆍ계분, 계육의 잔류농약을 분석한 결과 계란ㆍ계분ㆍ계육의 모두에서 농약이 다량 검출되었고, 닭은 죽지 않고 알을 잘 낳고 있다”며 “닭의 몸에 농약을 살포하거나 사료에 섞어서 먹인 경우에는 계란ㆍ계분ㆍ계육 등에 농약이 잔류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민먹거리인 계란에 대한 식약처의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하다”며“ 계란 잔류농약 검사는 최근 3년간 전무했다“고 지적 한 바 있다.

당시 기 의원의 질의에 식약처는 “지난 8월 전국 60개 계란농가를 선정해 지자체에 식용란 시료 채취를 부탁했지만 아직 완료되지 못했다”며 “잔류농약 검사에 쓰이는 동시분석도 쉽지 않다”고 늦장 대응으로 일관해 빈축을 산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양계 전문가 B씨는 “농식품부는 농약계란이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는 닭진드기의 존재도 몰랐다”며 “아무런 기준도 없다가 부랴부랴 만든 검사법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또한 “검사 결과 내역도 말로는 이상 없다 하지만, 구체적 결과 자료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의사 C씨는 <한국농어촌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당수 농가가 닭에 직접 농약을 살포한다”면서 “농약성분이 생각보다 많이 잔류한다.  특히 '케이지(닭사육 감금틀)'에 묻어있으니 그게 계속 껍질에 노출이 된다. 논문에도 금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네덜란드와 같이 일부 농가들이 두 농약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식약처 분석 방법이 제대로 안됐기 때문에 분석 부적합 적발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 산란계 사육방식은 대부분 '케이지 사육방식'인데 선진국들은 지난 2012년에 케이지 사육방식을 전면 금지시켰다. 케이지 사육방식이 동물복지정책에 위배되고 이렇게 해서 생산된 계란도 품질이 떨어져 인체에까지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본보가 취재한 결과를 볼때 국내 일부 양계농가에서 불법적이거나 부적절한 살충제 사용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로인한 국내산 계란에 피트로닐 등 유해 농약성분이 잔류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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