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방송=이경엽 기자] 지폐를 셀 때 쓰이는 지폐계수기가 몸에 해로운 실내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배출원으로 지목됐다. 지폐계수기가 설치된 은행점포, 화상경마장 등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폐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렛츠런파크 지하1층에 위치한 36평 규모의 수납본부에서 휴대용 공기질 측정기 4대를 이용해서 공기질을 측정한 결과를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입수했다.

측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2일 오후 4시11분부터 이뤄지는 중간수납때 미세먼지(PM10)농도는 26㎍/㎥로 나타났다. 10분쯤 지난 오후 4시22분 측정된 미세먼지 농도는 184㎍/㎥까지 높아졌다. 또 최종수납 지폐계수가 시작될 무렵인 오후 6시19분 미세먼지 농도는 48㎍/㎥이었으나, 지폐계수가 한참 진행된 6시25분에는 408㎍/㎥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폐계수가 빠른 속도로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인다는 보여주는 것이다. 1분당 1000매가 넘는 돈을 세는 지폐계수기가 실내 미세먼지의 배출원이라는 것이다.

쾌적한 관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미세먼지를 측정하고 있다는 한국마사회가 7월 7일부터 7월 28일까지 측정한 바에 따르면 경기 광주 72㎍/㎥, 인천 남구 76㎍/㎥, 서울 영등포 63㎍/㎥, 인천 부평 60㎍/㎥, 서울 동대문 59㎍/㎥ 등 지폐계수기가 설치된 장외발매소(화상 경마장)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다소 높게 나타났지만, 전국 30여개 장외발매소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43.6㎍/㎥로 비교적 양호했다.

경마장 관람대에서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는 ▲제주 구관람대 84.5㎍/㎥, 신관람대 49.7㎍/㎥ ▲서울 신관람대 68.3㎍/㎥ 구관람대 66.5㎍/㎥ ▲부산·경남 관람대 서단 32.8㎍/㎥ 동단 31.8㎍/㎥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SC제일은행의 한 지점에서 지난해 5월 11일 측정한 바에 따르면 실내에서 미세먼지(PM10) 157㎍/㎥, 초미세먼지(PM2.5) 131㎍/㎥으로 나타나 은행점포내 실내 공기질이 매우 나쁘게 나타났다.

지폐로 인한 세균오염과 미세먼지의 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한 실정이다. 2016년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연간 3만5000명이 독감으로 숨지고 있으며, 이중 10%는 지폐 오염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 월스트리트저널은 1달러짜리 지폐 80장을 무작위로 수집해 검사한 결과 박테리아, 탄저균, 디프레리아균 등 3,000여가지 세균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관한 국내 연구는 2001년 5월 순천향대학 오계헌 교수가 발표한 ‘통용화폐에 의한 병원성 미생물 감염 조사’에 관한 보고서가 유일하다.

오 교수는 서울 지하철역을 비롯해 충남 천안과 온양 지역의 시장에서 유통되는 1,000원 지폐 50장을 수거해 특정한 세균만 자라는 선택배지에 배양한 결과 인체로 흡입되면 식중독을 불러 일으키는 살모넬라균, 시겔라균, 수도모나스균종(種), 칸디다균종 등 9종의 세균을 검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농협은행 지폐분류실에서 일했던 40대 중반의 여성은 지폐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와 세균으로 인해 기관지염을 비롯한 호흡기질환으로 오랜기간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면서 “지폐계수기를 다루는 근로자를 비롯해 은행점포를 드나드는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서 이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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