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료·문화·패션 등 서울과 수도권 흡수 우려

[한국농어촌방송/경남=한송학 기자] 수도권과 남해안을 2시간대로 연결해 낙후된 서부경남 발전과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추진되는 서부경남 KTX가 오히려 역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속철도망 개설로 접근성이 가까워지면서 서울과 수도권 지역으로의 교육, 의료 등이 흡수되는 빨대효과와 서부경남 KTX가 지나가는 지역 중 관광, 문화 등 인프라가 부족한 곳은 지나쳐버리는 패싱현상으로 원래의 목적에 부합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것.

경남도에서도 빨대효과와 지역 패싱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비책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도민들의 큰 기대감을 받으며 추진되는 서부경남 KTX가 조기 착공만의 문제가 아니라 차후 성공 정착에 대해서도 철저한 준비와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2015년 4월 개통한 호남고속철도의 경우 '개통 1년 이후'의 진단에서는 일부 쇼핑과 의료, 교육 등의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빨대효과와 중간지역의 스쳐가는 관광지의 지역 패싱현상 등이 나타나기도 해 서부경남 KTX의 역작용의 우려감은 깊어지고 있다.

◆서부경남 KTX(남부내륙철도) = 김천~합천~진주~고성~통영~거제의 총 191.1km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총 5조3246억 원을 투입해 2025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설 구간은 김천에서 거제지만 서울에서 김천까지는 기존 경부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서울에서 거제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구간이 완성되면 300km/h 속도로 하루 32회 운행하며 수도권과 남해안까지 거리가 2시간대로 단축돼 낙후된 서부경남 경제발전과 지역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된다.

또 향후 통일이 되면 중국과 러시아 등 대륙으로 이어지는 교통망의 시발점으로도 기대되기 때문에 경남도는 서부경남 KTX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필수 정책으로 보고 있다.

서부경남 KTX가 개통되면 강원도와 전라도 등으로 빠지는 수도권 관광객들까지 유치할 수 있어 이 지역 관광산업은 획기적인 변화와 기회를 맞게 될 것으로도 분석된다.

◆예비타당성 면제로 사실상 확정 = 서부경남 KTX는 최초 1966년 11월 김삼선(김천~삼천포)이라는 이름으로 철도 기공식을 가졌다. 이후 2006년 3월 제1차 국가철도망 구추계획에 반영되면서 사업이 추진됐다. 2013년 1월에는 국토부의 남부내륙선 건설사업 사전조사 용역을 통해 사업 추진이 활발해 졌다.

하지만 2017년 5월 기재부의 재정사업평가 자문위원회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사업이 무산됐다.

같은해 7월에는 대통령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지역공약 사업에 반영되면서 사업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에는 국가균형발전 SOC 사업 예타면제 추진이 결정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지난달 13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도를 방문해 남부내륙철도의 예비타당성 면제 결정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서부경남KTX 개설은 추진되고 있다.

경남도는 올해 기본계획을 수립해 2020~2021년 기본 및 실시계획을 통해 2022년 상반기내에 사업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서부경남 KTX가 연결되면 수도권과 남해안을 2시간대로 연결하는 교통망 확출으로 국가균형발전 및 국가산단(항공, 나노) 항노화산업 등 미래신성장산업 육성으로 1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8만개의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남해안과 지리산 관광자원 접근성 향상으로 수도권.제주 중심에서 관광지 단변화로 경남을 관광객 1000만 시대로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국 유일하게 철도서비스가 없는 지역에 실질적 교통복지실현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빨대효과와 일부지역 패싱현상 역작용 우려

서부경남 KTX는 서울.수도권과 남해안을 2시간대로 연결하게 된다. 이동 시간이 단축되면서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의 관광객을 강원도와 호남고속철도를 이용한 전라도의 유입을 경남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경남도는 서부경남KTX 착공으로 남해안과 지리산 관광자원 접근성 향상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관광지 다변화로 경남의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견인하다는 장미빛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관광 인프라가 풍부한 지역으로의 관광객 유치 효과는 분명해지는 반면 상대적으로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은 패싱현상으로 지역 소외 현상이 발생한다.

관광지가 있다 하더라도 머무를 수 있는 여건과 프로그램이 개발되지 못하면 기존 관광 인프라가 잘 발달된 통영이나 거제 등으로 관광객이 집중된다.

거제, 통영 등의 남해안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고 머무를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의 여건이 부족한 진주와 합천 등은 스쳐 지나가는 패싱현상이 우려된다.

서부경남 KTX 노선 통과하는 지역과 인근 지역도 고속 교통망 개설로 타 지역으로 관광 수요가 유출될 수 있는 역작용의 우려가 있다.

특히 서부경남 KTX 개설로 수도권과 서울로의 이동 시간이 단축되면서 교육, 의료, 문화, 의류 등 유통업 등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흡수되는 빨대효과도 심각하게 우려된다.

2015년 4월 개통한 호남고속철도의 경우에는 쇼핑과 의료, 교육 등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효과가 나타났다.

당시 호남KTX 개통 1년 이후 진단에서 지역 대학병원은 환자가 전년도 대비 감소하면서 지역 특화 의료 서비스 등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에서도 서울과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수요를 끌어모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시됐다.

사교육의 경쟁력 강화와 관광, 문화 등을 특화하는 노력이 병행돼 경쟁력을 갖춰야 고속철도 개통의 긍정적 영향을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면서 서부경남 KTX도 비슷한 현상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진주혁신도시는 서부경남KTX 개설이 정주여건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이동 시간의 단축으로 공공기관들이 밀집한 혁신도시의 주말 등 휴일의 공동화 현상은 심각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도와 지자체도 '우려 된다' 입장

빨대효과와 일부 지역 패싱현상에 대해 도와 관련 지자체에서도 우려하고 있다. 경남도는 서부경남 KTX의 조기 착공이 확정되면 균형발전 계획 수립 시 용역을 통해 대비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진주시는 특화된 문화, 관광 인프라 확충 등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진주를 대표하는 관광 자원인 진양호와 진주성, 남강 등을 활용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그리고 머무를 수 있는 관광 인프라를 확충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거제, 통영 등의 남해안권과는 특화된 관광.문화 프로그램으로 도시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 시는 진주혁신도시는 이동 시간이 단축되면서 진주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아져 지역도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손실보다는 득이 많다고 분석하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서울과 가까워 지면서 생활권도 가까워진다. 지금까지는 진주와 서울이 거리가 너무 멀어 소외된 것"이라며 "서부경남 KTX 개설로 잃는 손실보다는 얻는 이득이 더 많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또 "진주를 대표할 수 있는 관광 자원을 개발할 것이다. 진양호에 짚라인은 설치하고, 남강변에 밤포차를 조성하는 등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아름다운 도시 구현으로 시와 민간이 힘을 합쳐 보고 즐길 수 있는 수많은 아이템을 가지고 준비를 하고 있다. 타 지역 사례 등을 활용해 시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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