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 청학동 뒤편 삼신봉 아래 1200m 지점서

[한국농어촌방송/경남=강정태 기자] 지리산 삼신봉 아래 하동 청학동 뒤편에서 고대문자로 보여 지는 글자가 음각된 돌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돌에 새겨진 글자가 중국 갑골문자 이전의 고대문자로 인류최초의 문자라는 일부의 의견도 제기되고 있어 이 돌의 학술적, 역사적 가치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하동군 청암면 지리산 삼신봉에서 발견된 글자가 새겨진 돌의 발견당시 모습.

학계에서는 이집트 상형문자 해독의 열쇠를 제공한 로제타 스톤에 비교해 이번에 하동 삼신봉에서 발견된 문자가 새겨진 돌을 ‘삼신봉 스톤’이라 칭하기도 하고 있다. 로제타 스톤은 1799년 나폴레옹 군대가 이집트를 점령할 때 나일강 하구 로제타 마을에서 발견된 글자가 새겨진 돌을 말한다. 나중에 이 돌에 새겨진 글자로 인해 이집트의 상형문자 해독이 이루어지는 학술적,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로제타스톤은 현재는 세계최고의 문자가 새겨진 돌로 인정돼 영국의 대영박물관에 보관중이다.

이번에 발견된 삼신봉 스톤에 새겨진 글자가 일부 학계의 주장대로 중국의 갑골문자 이전의 고대문자로 판명되면 이집트 로제타스톤보다 앞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자가 석각된 돌이 된다.

세계문자연구소 신유승 소장이 삼신봉 스톤에 새겨진 돌을 채자하고 있다.

22일 하동군에 따르면 2018년 10월 3일 한국전통심마니협회 정형범 회장이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삼신봉 아래 남쪽 사면 해발 1200m 지점 등산로 부근에서 글자로 보여 지는 그림이 새겨진 가로 50cm, 세로 40cm 두께 20cm의 돌을 발견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돌이 발견된 지리산 삼신봉 남쪽 사면은 무릉도원이라 불리는 지리산청학동이 있는 곳이다.

하동군은 정형범 회장으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돌의 발견자인 정 회장과 함께 삼신봉을 탐사해 돌이 발견된 위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하동군 문화관광과 백승렬 계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돌의 최초 발견자인 정 회장과 함께 돌이 발견된 장소를 수차례 탐사했으며 주변에 삼신봉 스톤의 재질과 비슷한 돌들이 많이 흩어져 있는 점으로 보아 삼신봉 스톤이 원래 위치했던 곳이 맞는 것 같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하동군은 현재는 돌의 발견위치를 보호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하동군은 현재 이 돌은 최초 발견자인 정형범 회장이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최초에 이 돌을 발견하고는 하동군에 반출신고를 하고 돌을 가지고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삼신봉 스톤의 원시문자.

이와 관련 하동군은 “돌의 발견자인 정 회장과 함께 돌에 새겨진 문자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으며 조만간 돌을 반환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돌에 새겨진 글자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세계문자연구소 신유승 소장은 22일 “삼신봉스톤에 새겨진 글자가 중국의 갑골문자보다 2천년 앞선 고대 원시문자에 해당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 소장은 “돌의 정밀사진과 실물판독을 통해 삼신봉스톤에 새겨진 글자 52자를 채자했다.”고 밝혔다. 신 소장은 “채자한 52자의 글자를 통해 이 문자들이 고대 갑골문자 보다 최소 2천년 앞선 원시문자로 지금까지 발견된 문자 가운데 가장 오래된 글자”라고 주장했다. 신 소장은 “이번에 채자한 52자의 문자 가운데에서 9자를 해석했으며 앞으로 보완 연구를 통해 나머지 글자들에 대한 해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 소장은 “자신이 해독한 9자의 글자를 통해 이 돌에 새겨진 글자들이 당시 부족들 간의 범죄문제를 다룬 판결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삼신봉스톤에서 채자에 성공한 원시문자 추정 52개 글자 모음.

신 소장은 “세계문자 발달 흐름상 자신의 전문분야인 갑골문자는 지금부터 5천 년 전, 즉 기원전 3천년 전후에 만들어진 문자이고 이보다 천년 정도 앞서는 기원전 4천년 정도에 형성된 문자가 골각문자인데 이번에 삼신봉 스톤의 석각문자를 연구해 본 결과 이들 문자가 골각이나 갑골문자보다 앞서는 형태의 글자모양, 즉 원지 문자의 형태를 보이는 문자들이 확인되고 있어서 놀랍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신 소장은 이번 삼신봉스톤에 새겨진 글자가 최소 5천 년 전 이상의 연대에 해당하는 고대 원형문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신 소장은 자신의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 하도록 문화재청이나 하동군이 나서서 삼신봉 스톤에 대한 연대를 확인하기 위해 방사능동위원소 연대측정 등 과학적인 연대측정과 확인방법을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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