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자 3분의 2이상 ‘환급이행’ 선택
보증공사에서 중도금과 계약금 돌려받아

매각될 때까지 짓다 만 채로 방치
사태해결 장기화 불가피 ‘골치덩이’ 부각

시공사의 부도로 공정률 44%에서 지난해 8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사천 에르가 2차 아파트. ‘환급이행’으로 결정돼 KAI 정문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장기간 흉물로 방치되게 됐다.

[한국농어촌방송/경남=강정태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가 분양보증사고 처분을 내린 사천 에르가 2차아파트가 환급이행으로 결정돼 장기간 흉물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더욱이 사천 에르가 아파트가 위치한 곳은 최근들어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는 사천시의 관내 항공산업 대표기업인 KAI 정문 앞이라 사천시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게다가 이번 결정으로 사천시가 2024년까지 항공산업 집적화로 5만여명의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추진하고 있는 13개 지구 1만3000세대의 공동주택에도 악영향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에 사천시의 대책마련이 요구되지만 해당 사업지의 사업권은 HUG에서 가지고 있으며 HUG가 매각에 나서 해당 사업장이 매각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사천시에서는 앞으로 장기간 골머리를 앓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천 에르가 2차 아파트는 지난해 8월 공정률 44%에서 시공사의 부도로 공사가 잠정 중단됐다. 이후 해당사업장의 공정은 부진했고 보증채무를 책임지고 있는 HUG는 앞으로 사업장이 정상화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달 18일 공정부진에 따른 보증사고로 결정했다.

보증사고 결정 이후 HUG는 지난 18일까지 분양이행방법으로 분양계약자 900여명에게 ‘분양이행’과 ‘환급이행’을 두고 의견을 묻는 안내문을 발송했으며, 회신결과 분양계약자 중 3분의 2이상이 환급이행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나 HUG는 현재 환급이행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HUG 관계자는 “보증이행방법 선택에 관한 회신 결과 분양계약자의 3분의2이상이 환급을 원해 본사에 환급이행으로 보고하고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다음주 내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HUG에서 환급이행으로 최종결정이 나면 분양계약자들은 HUG로부터 주택보증약관에서 보증하는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HUG의 보증사고 발표에 앞서 사천시는 해당 아파트공사의 정상화를 위해 갖은 노력을 해왔었다.

송도근 사천시장은 지난 2월 10일 사천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사천 에르가 예비입주자 설명회에서 “단순히 1300세대 정도 되는 이 아파트의 시공사 부도로 보증사고로 가느냐, 이런 문제보다는 시장의 입장에서는 사천시 전체의 주택문제와 도시미관 등의 여러 가지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서 그동안 시행사로 하여금 아파트공사의 정상화를 강하게 촉구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곳은 KAI의 입구로 해외투자자나 바이어 등 많은 분들이 방문하는 곳인데 여느 사업장에 부도 현장처럼 몇 년간 흉물로 방치되어 진다면 여러분의 피해는 물론이거니와 우리 사천시의 이미지와 사천시 전체의 공동주택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며 원 시행사와 분양계약자들 간의 원만한 합의를 독려했었다.

하지만 해당 사업장은 보증사고에 이어 환급이행으로 결정났고, HUG에서 사업장을 매각할 때까지 장기간 방치될 전망이다.

사천시 관계자는 “사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공동주택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지 모르겠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분양계약자들 중 투기라던지 이해목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고 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실제 사천에 집이 필요해서 산 계약자들도 있다. 이들이 환불을 받게되면 사천에서 다시 집을 사야하기 때문에 다른 지구의 공동주택에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업장도 HUG의 소관이긴 하지만 안전문제라던지 여러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현재 HUG에 계속 대책을 요구하고 있고, 현재도 3명이 상주해 교대근무하면서 해당 사업장의 안전관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사천 흥한에르가 2차 아파트는 사천시 사남면 유천리 108번지 일원에 19개 동 1295세대가 지어져 오는 7월 입주 예정이었다. 지난해 8월 시공사였던 흥한건설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됐다. 시행사인 세종알앤디는 대체 시공사 선정에 나섰으나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보증 사고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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