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경이적인 득표율로 조합장에 당선

전국에서 3번째 득표율, 첫 출마에서 기적 이뤄
20여년간의 조합생활 통해 조합원들에게 검증돼
경영능력 필요한 조합 현 상황이 김 조합장 선택

김정만 용현 농협 조합장은 이번 선거에서 89%라는 경이적인 득표율로 조합장에 당선됐다.

[한국농어촌방송/경남=황인태 대기자] 김정만(50) 용현농협 조합장은 이번 조합장 선거에 처음 출마해 89%라는 경이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 득표율로 전국에서 세 번째이다.

김 조합장이 이 같은 득표율로 조합장에 당선된 것은 그동안 그가 농협에 근무하면서 보여 온 경영능력에 대해 조합원들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20년이 넘는 조합 재직기간 동안 그가 보여 온 성과를 조합원들이 잘 알고 있었다는 것.

용현 조합이 위치한 사천시 용현면은 최근 급격한 도시화를 겪고 있는 지역이다. 농토가 아파트 단지로 바뀌면서 조합의 역할도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받고 있다. 이런 변화기를 맞은 용현 농협은 경영능력이 검증된 최고경영자형 조합장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런 조합의 필요가 자신을 선택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는 게 김 조합장의 진단이다.

김 조합장은 임기 중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콩행복나눔’ 사업소의 활성화를 들었다. 조합은 관내에서 많이 생산하는 콩을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을 생산해 팔고 있다. 두부, 콩비지 차, 간장, 된장, 메주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데 인기가 좋다. 조합은 콩 가공 사업으로 지난해 약 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12억 원은 돼야 수지균형점에 도달한다. 김 조합장 임기 내에 반드시 흑자를 실현시켜야 하는 사업이다. 콩 사업은 조합원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주로 벼농사를 하던 조합원들은 콩을 심으면서 소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조합도 콩을 수매해 가공해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콩 사업은 조합원이나 조합이나 모두 이익이 되는 사업이다. 그래서 김 조합장은 임기 중에 반드시 이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용현농협은 관내에서 많이 생산하는 콩을 활용해 다양한 가공식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김 조합장이 임기 중 해결해야 할 또 다른 임무는 하나로 마트를 이전하는 일이다. 지금 위치는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낮다. 2년 후에는 인근에 3000세대의 아파트가 완공돼 주민이 입주를 완료한다. 그렇게 되면 용현 농협이 운영하고 있는 하나로마트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관내 토지들의 가격이 크게 올라 조합의 재정으로 이전하기가 쉽지 않다. 김 조합장은 이 일도 해결해 내야 한다.

용현 농협이 자랑하고 있는 것이 로컬푸드 직매장이다. 경남에서는 처음 생긴 로컬푸드 직매장이다. 조합의 소농들이 생산한 농산물들을 매장에 가져오면 팔아서 수익을 돌려주는 시스템이다. 조합원들이 자신들이 직접 소포장을 해서 가격을 매긴 다음 조합에 진열해 놓으면 고객들이 사가는 그런 구조이다. 하루 300만 원 정도의 매출이 나오고 있다. 연간 9억 원에 해당하는 작지 않은 규모이다. 직매장이 없을 때는 조합원들이 시장의 노점 등에서 판매했으나 지금은 로컬푸드 매장에 가져오기만 하면 된다. 김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인기 만점인 이 로컬푸드 매장을 확장하고 다양화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용현 농협이 직면한 이 같은 다양한 경영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조합원들이 90%에 가까운 지지율로 김 조합장을 선택한 것이다. 조합의 방현주 이사는 “지금까지 김 조합장이 보여 온 실력을 보면 이러한 용현농협이 당면한 문제들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조합장은 용현에서 태어나 선진초등학교와 용남중학교 진주 대아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대학은 천안에 소재한 연암대학 축산과를 졸업했다. 구자경 LG그룹 회장과의 인연 때문에 영남지방에서는 잘 진학하지 않는 천안 연암대학을 가게 됐다고 했다, 연암대학 축산과를 졸업한 김 조합장은 가축 사료회사에 취직해 일하다가 1995년 용현 조합에 서기보로 입사했다,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김 조합장은 8년 전에 ‘조합장의 꿈을 가져야겠다.’ 고 결심한 후 자기관리를 해 왔다. 이번에 현직 조합장의 3선 연임제한으로 출마를 하지 못하게 되자 처음으로 선거에 나서 기적을 연출했다.

다음은 김정만 조합장과의 인터뷰이다.

▲이번이 첫 출마인가.

-그렇다. 현직이 3선 연임제한에 걸려서 출마를 못했다. 그래서 신인들끼리 경쟁했다.

▲득표율이 얼마인가.

-조합원이 1430명이고 86%가 투표했다. 제 득표율이 88.7%이다.

▲그 정도면 압도적 당선을 넘어 북한의 김정은 득표율 정도 되는 것 아닌가.

-전국적으로 저보다 높은 득표율이 2명 더 있다. 그 분들은 90% 이상이다.

▲선거가 싱겁게 끝났겠다. 상대 후보는 누구였나.

-조합의 현직 감사였다. 용현에서 많이 재배하는 콩 농사를 짓는 분이다. 콩 작목반 반장이시기도 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득표율이 어떻게 나오나.

-조합원이 저한테 거는 기대가 그런 득표율로 나온 것 같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가 95년도에 농협에 입사를 했다. 그리고 20여년 농협에서 지냈다. 제가 살아온 그 과정을 잘 아는 조합원들이 잘 평가해 줬다고 생각한다. 이때 인터뷰에 배석했던 방현주 이사가 김 조합장은 이미 검증된 인물이다. 그래서 이런 표가 나왔다, 고 거들었다.

▲어떤 점이 검증됐다고 생각하나.

-(방 이사의 평가) 여기 오기 전에 2016년부터 2년간 신임 조합장은 서포농협에 상무로 있었다. 서포농협이 황일현 조합장 재임 중인 지난 4년간 큰 발전을 이뤘다. 그런데 이 발전의 실무를 총괄 담당한 게 상무로 업무를 처리했던 신임조합장이다. 김 조합장이 선거에 나오기 퇴직하고 오려고 하니 황일현 서포조합장이 못 가게 잡았다. 그래도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과감하게 퇴직하고 여기로 왔다. 그 정도로 신임조합장의 경영능력은 이 일원에서는 다 평가해 주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쟁점이 뭐였나.

-특별한 쟁점이 없었다. 누가 조합발전에 더 적임자인가, 그게 쟁점이라면 쟁점이었다.

▲용현 조합의 현안은 어떤 것들이 있나.

-용현은 몇 년 전부터 벼농사를 대신해 콩을 심고 있다. 그래서 이 콩을 어떻게 재배해서 조합원들의 소득을 올리는가가 최대의 현안이다.

▲콩을 재배하면 벼농사 보다 소득이 높은가.

-벼 보다는 소득이 1.2~1.5배는 높다. 잘하는 사람은 2배정도의 소득을 올리기도 한다.

▲주로 어떤 콩을 재배하나.

-대원 콩이라고 두부, 메주 만드는 콩이다.

▲현재 콩 재배면적이 어느 정도 되나.

-약 70ha에서 연간 1000톤을 생산해 조합이 수매하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처리하나.

-일단 조합원이 수확한 콩은 조합이 수매를 한다. 수매를 한 다음 두부, 메주, 간장 등 콩 가공식품을 만들어서 판매를 한다.

▲조합에서 직접 가공공장을 운영하나.

-그렇다. 용현농협 ‘콩 행복나눔’이라는 사업소가 있다. 여기서 두부와 메주, 간장, 된장 등을 만들어서 판매를 하고 있다.

용현농협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콩 행복나눔' 사업소.

▲인기 있는 품목은 어떤 것들인가.

-다들 좋아한다. 특히 콩비지분말은 우리가 개발한 것인데 차로 타서 마시기도 하는데 아주 좋다. 또 건빵 메주라고 해서 건빵처럼 생긴 메주를 만들어 판매를 하고 있다.

▲그래서 조합이 얼마나 팔고 있나.

-지난해 약 7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에는 10~11억 원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손익분기점은 도달했나.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매출이 12억 원 정도 되면 손익분기점이 될 것 같다. 향후 2년 내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 임기 중에 달성해야 할 과제이다.

▲또 다른 용현 농협의 자랑거리는 어떤 게 있나.

-농협 하나로 마트가 운영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이 인기가 있다.

▲그건 뭔가.

-2014년도에 용현농협에서 경남 1호점으로 생겼다. 시골에서 이런 1호점이 쉽지 않은데 제가 직접 간여해서 만들었다. 지금은 다른 농협들에도 있을거다. 뭔가 하면 시골농협에는 고령화된 조합원들이 많다. 다들 조그마하게 농사를 하는 소농들이다. 이들이 농산물을 재배해서 100g, 500g 등으로 직접 포장을 해서 가격도 자신들이 매겨서 로컬푸드점에 진열해 놓으면 고객들이 와서 사간다. 또 물량이 떨어지면 조합원들이 와서 보고 보충하는 그런 시스템이다. 일종의 직거래 장터이다.

▲어떤 장점이 있나.

-소농들은 판매처가 마땅치 않다. 예전 같으면 장터에 나가서 노점에서 팔 곤 했다. 그것을 보다 체계화해서 소농들이 생산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고객들은 신선한 농산물을 값싸게 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시골에서 수요가 있나.

-당일생산, 당일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하루 판매금액이 300만 원 정도 된다. 연간 9억원 내외의 매출이다. 시골에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주로 어떤 농산물들인가.

-돌미나리, 쑥, 두릅 등 채소류이다. 야생에서 나는 농산물은 다 가지고 온다.

▲임기 중 해결해야 할 일들은 어떤 게 있나.

-하나로 마트 장소 이전 문제가 있다.

▲그건 어떤 내용인가.

-지금 하나로 마트 장소가 마땅치 않다. 특히 내후년 정도이면 용현에 3000세대의 아파트단지가 완공된다. 그럼 여기는 시골이 아니라 도시가 된다. 인구의 70~80%가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하나로마트 등도 이런 추세에 따라 변화를 모색해야 된다.

▲그 정도면 엄청난 변화인데 하나로 마트만 잘 운영해도 지금 하고 있는 로컬푸드, 콩행복나눔사업 등의 매출이 크게 늘 것 같은데.

-그렇다. 지금도 하루 600명의 고객이 하나로 마트를 방문하고 있지만 2년 후면 몇 배나 많은 방문객이 생길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금부터 연구해야 한다.

▲그런데 어려움이 무엇인가.

-마트를 옮기려고 해도 이 부근 땅 값이 너무 올라 비용이 엄청나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

▲또 해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용현농협은 조합원이 통장만 들고 있으면 돈이 들어가는 그런 시대를 만들어 나가는 게 제 임기 중 할 일이다.

▲그게 무슨 말인가.

-벼농사를 하는 조합원들은 모내기만 해 놓으면 나머지는 조합이 다 한다는 그런 의미이다.

▲조합이 나머지 일은 다 해준다는 말인가.

-그렇다. 벼농사의 경우 모내기는 조합원이 직접 해야 한다. 그럼 방제에서 수확, 도정, 판매까지 전부 조합이 대행해 준다. 다 처리하고는 수익금을 통장에 꼽아준다. 그래서 통장만 들고 있으면 돈이 들어간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가능한 일인가.

-그렇다. 이미 방제의 경우 조합이 다 대행하고 있다.

▲어떻게 하는가.

-용현조합의 경우 조합원의 94%가 23개 마을에 살면서 벼농사를 짓고 있다. 그래서 조합에서는 무인헬기를 도입했다. 이 무인헬기로 연 2회 무상 방제를 실시해 주고 있다.

▲어릴 때는 농약을 자주 쳤던 것 같은데 연 2회면 충분하나.

-그 때는 농사기술이 발전하지 않아 잘 몰라서 무턱대고 농약을 쳐서 그렇다. 지금은 병충해가 오는 시기 등을 잘 알기 때문에 그 전에 방제를 한다. 연 2회면 충분하다.

▲그 외 또 하고 싶은 일은

-소형 경매장을 만드는 일이다.

▲로컬푸드 점이 있는데 또 경매장을 만들어야 하나.

-그건 좀 다르다. 로컬푸드 점에서 조합원들의 욕구를 다 충족시키지 못한다. 이런 작물들은 경매장을 통해서 상인들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포농협에서 경매장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건 중도매인들이 와야 할 텐데. 상인들이 물건을 사러 오나.

-물론이다. 겨울이면 냉이, 풋마늘, 감자, 고구마 등을 사러 온다. 조합원이 서포가지 갈 것 없이 가까운 용현에서 팔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제 생각에 매일은 아니더라도 1주일에 1~2회 정도 개장을 하면 조합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해 보자. 어디에서 태어났나.

-호적에는 69년으로 돼 있지만 68년생이다. 용현이 고향이다.

▲학교는 어디를 나왔나.

-선진초등학교와 용남중학교를 졸업한 다음 진주로 유학 가 대아고등학교를 나왔다.

▲대학은 어떻게 되나.

-대학은 좀 특이한 게 천안에 있는 연암대학을 졸업했다.

▲진주에 있는 연암대학은 공대이고 천안의 대학은 농대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연암대학이 진주와 천안에 있다. 저는 천안 연암대학 축산과를 졸업했다.

▲이 지역에서 천안 연암대학을 가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그렇다. 이 지역에는 거의 없다. 저는 LG그룹 회장이셨던 구자경 회장과의 인연 때문에 이 대학에 가게 됐다.

▲무슨 인연인가.

-그냥 개인적인 인연이다. 그래서 천안 연암대학 캠퍼스 인근에 있는 구자경 회장 별장에 가서 밥도 2~3번 먹은 적이 있다.

▲그럼 연암대학을 졸업했으면 축산 쪽으로 진출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처음에는 사료회사를 다녔다. 대한제당이라고 가축의 사료를 생산하는 회사이다. 울산에 사료 공장이 있는데 여기서 2년 정도 근무를 했다.

▲그럼 좋은 회사였을 터인데 왜 그만뒀나.

-사료 영업은 다 농협을 거래대상으로 한다. 그때는 가축의 사료는 농협을 통해서 농민들에게 공급을 했다. 그렇다 보니 농협과 거래가 많았다. 그런데 그 당시 농협직원들이 갑이다 보니 엄청 좋아보였다. 그래서 농협에 시험을 쳐서 서기보로 입사하게 된 것이다.

▲농협에 와 보니 처음 기대와 같이 좋던가.

-어디나 직장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조합장은 언제부터 생각이 있었나.

-8년 전이다. 그때 변화를 한번 줘야 겠다, 는 생각이 들더라. 제가 잘하면 기회가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8년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했다.

▲현직 조합장이 도와주지 않았나.

-사남 농협과 비슷하다. 그만큼은 못하겠지만 여기도 현직 조합장의 방해가 많았다.

▲그런데도 당선됐나.

-현직 조합장의 방해만 없었으면 전국 최고득표도 가능했을 거다. 그렇지만 그것도 내 운이라고 생각한다.

▲선거후에 화해는 했나.

-선거 끝나고 상대후보와 조합장에게 과거는 흘러간 것이고 용현 발전을 위해서 도와달라고 당부를 드렸다. 그분들도 흔쾌하게 동의 하셨다. 안고 가야 하는 게 제 숙명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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