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인허가 등 이해관계 있는 건설업체 등 고액 기부
경남도 불허 불구 시가 임시사용 허가도…봐주기 의혹
특수 목적 달성 위한 기부·면죄부 성격의 기부도 논란
이창희 전 시장 이사장 말년 최고금액 기부금 평균 2배

[한국농어촌방송/경남=한송학 기자] 이창희 전 진주시장이 설립한 '진주시 좋은세상 복지재단'이 시와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들과의 로비 창구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2017년 시 관내에 대형 공동주택 건축 붐이 조성된 해에는 행정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업체들의 파격적인 기부로 한해 7억여 원이 모금(성금품)됐으며 이는 한 해 평균 모금액의 2배 가까이 나타났다.

더욱이 진주시가 건축 행정 등의 봐주기 의혹이 제기된 일부 업체들은 좋은세상 복지재단에 고액 기부를 한 것으로 나타나 좋은세상의 기부가 면죄부로 활용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진주시 좋은세상 복지재단 설립을 위한 발기인대회 및 창립총회가 2015년 8월 3일 진주시 상황실에서 개최됐다. 당시 이창희 시장 등 18명의 발기인들은 복지재단 설립취지문에서 다양한 형태의 복지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으로 공공성과 책임성을 바탕으로 민간부문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통합기능의 복지전담기구인 진주시 좋은 세상 복지재단을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재단은 시가 22억 5천 8백만 원을 출연해 재단의 재정적 안정성을 도모하고 향후 1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당시 초대 이사장을 맡은 이창희 진주시장은 “복지재단은 2012년부터 시행된 진주시의 4대 복지 시책이 지금까지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큰 역할을 하여 왔지만, 앞으로는 공공예산 투입 없이 복지전달체계를 강화하고 지역의 복지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여 진주시가 명실상부한 복지도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창희 전 진주시장이 복지재단 설립

진주시 좋은세상 복지재단은 ‘시민 모두의 보다 나은 삶의 실현’을 목표로 2015년 출범했다. 당시 진주시가 23억 원을 출연해 설립한 복지재단이다. 이창희 진주시장이 초대 이사장이고, 2017년 10월 제2대에 '진주시 좋은세상 협의회' 이상호 회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한다. 이상호 이사장은 민선7기 이전까지인 2018년 10월까지 재단을 운영한다. 이 기간 이창희 시장의 최측근이었던 진주시 국장으로 퇴임한 진모 국장이 사무국장을 맡아 좋은세상의 모든 업무를 관장했다.

◆2017년 기부금 역대 최고…면죄부 지적도

좋은세상 복지재단 설립 이후 이창희 시장이 이사장 재직기간 3년 동안 총 14억 원을 모금했다. 2015년에는 3억 5000만 원, 2016년에는 3억 5500만 원이다. 이 시장의 이사장 임기 말년에는 2017년에는 무려 6억 8000만 원을 모금하는데 일반적인 모금액의 2배 수준이다.

당시 기부자들은 건설업, 유통업, 부동산업 등 진주시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업종이 많은데 기본적인 기부금은 1000만 원 이상에서 많게는 1억 원을 진주시 좋은세상 복지재단에 기부한다.

대부분의 고액 기부자들은 진주시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 공동주택 등의 대형 건설업체들이며 이 외에도 경남도에서 불허한 사안을 진주시에서 임시허가에 임시허가 연장까지 해주면서 영업을 하도록 편의를 봐 준 의혹이 제기된 업체도 있다.

시가 행정 편의를 봐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주류업체에서도 고액(1000만 원) 기부를 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정상적인 행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행사를 강행했다고 의혹이 제기된 단체에서도 고액 기부를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당시 진주시 좋은세상의 기부가 자율적이지 못했다는 해석에 무게가 쏠린다.

또 차기 진주시 금고를 노리는 금융권에서는 매년 진주시에 협력사업비로 출연해야 하는 의무 금액의 두배 이상을 진주시에 기부(성금품)하면서 순수한 기부보다는 특수 목적에 의한 기부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진주시 금고로 지정되면 시 조례에 따라 지정 기간 동안 협력사업비를 출연해야 한다. 주금고는 3년간 3억원, 부금고는 1억 5000만원이지만, 2015~2017년 1억 5000만 원을 출현해야 하는 부금고가 3억 6000만 원을 진주시에 기부했다. 금고 지정은 내년에 재지정된다.

때문에 이창희 전 진주시장이 설립해 이상을 지낸 진주시 좋은세상 복지재단의 기부금 납부는 시와 허가 등의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들이 진주시와 소통할 수 있는 로비 창구로의 역할과 행정의 봐주기 혜택을 볼 수 있는 면죄부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기부금 반토막…올해는 더 줄어

이창희 전 진주시장이 재단 이사장을 그만두면서 좋은세상 복지재단은 기부금은 확 줄었다. 2018년에는 3억 7000만 원에 그치는데 전년도 대비 3억 원 이상이 적다. 이 3억 원은 2017년 진주시에 고액 기부를 한 대형 건설업체 등의 금액과 비슷한데 2018년에는 이들 업체는 진주시에 기부를 하지 않았다. 때문에 특수 목적을 위해 진주시에 기부를 했다는 의혹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좋은세상 좋지 못한 인식 바꾸기 위해 명칭 변경

이런 이유로 진주시 좋은세상 복지재단에 대해 지역에서는 찬반 여론이 팽팽했다. 복지구조의 독점이라는 지적도 받아 왔으며 공공예산의 투입 없이 복지를 실현한다는 재단에 수십억원의 진주시 세수가 투입되면서 타 복지재단과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됐다.

한 복지단체에서는 개인 모금을 통해 진주시 복지재단에 다시 기부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으며, 다수의 고액 기부자들의 행정의 특혜 의혹도 제기되어 왔다.

민선7기 들어 재단의 이름은 '진주시복지재단'으로 명칭이 바뀐다. 실제 명칭 변경은 2018년 10월인데 진주시는 두 달 뒤인 12월 현판식을 개최하는데 '좋은세상'에 대한 좋지 못한 인식을 변화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또 읍면동별로 조직이 구성된 '좋은세상 협의회'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로 이름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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