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의장 출신으로 재수해서 조합장 되다

영호남 화합 위한 장터 만드는 게 출마 이유
군의원 네번 하면서 민원해결사란 소리 들어
재선까지만 해서 함양군산림조합 바꿔놓겠다

박성서 조합장은 두 번 도전해서 함양군산림조합장이 됐다.

[한국농어촌방송/경남=황인태 대기자] 박성서 함양군 산림조합장은 함양군의회 의원을 네 번이나 역임했다. 함양군의회 의장도 했다. 군의원 선거에서는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다. 그런 사람이 산림조합장 선거에서는 재수를 했다. 지난번 선거에 출마했으나 현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 지난번에 붙었던 후보와 리턴매치를 했다. 결국 박 조합장이 이겼다. 박 조합장이 재수해서 조합장 당선됐다는 말을 듣는 이유이다.

박 조합장은 산림조합장을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함양군은 남원시와 경계를 이루면서 영호남의 접경이다. 그래서 박 조합장은 접경지역에 영호남 화합을 위한 장터를 만들고 싶다.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산림조합장이 되고 싶었다. 구상은 어느 정도 서 있다. 이제 조합장이 됐으니 산림청 등 중앙정부와 도, 군을 찾아다니며 계획을 설명하고 동참자를 모집할 작정이다. 영호남 화합을 위한 장터를 만들고 나면 자신은 미련없이 산림조합을 떠날 생각이다.

박 조합장이 함양군산림조합장으로 해야 할 일은 우선 임산물 유통을 활성화시키는 일이다. 지금까지 산림조합은 이 일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조합은 그 무엇보다 조합원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게 박 조합장의 지론이다. 이 일을 위해 박 조합장은 자신이 평생 가꾸어 온 대도시 인맥을 활용할 생각이다. 직거래장터 등 이미 복안도 마련돼 있다.

박 조합장은 또 함양에서 유명한 곶감 유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다. 함양 곶감은 잘 팔린다. 그래서 그런지 산림조합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조합원들을 격려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산림조합의 조직문화를 박 조합장 임기 중에 만들려고 하고 있다.

함양에서는 2020년 9월에 산삼엑스포가 열린다. 대표적인 임산물인 산삼축제가 국제적인 규모로 열리는 것이다. 박 조합장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엑스포 기간 중에 산림축제가운데 가장 큰 전국산림문화박람회를 개최하고 싶다. 전국 142개 산림조합이 참가하는 대표적인 산림문화박람회이다. 이를 위해 박 조합장은 이미 함양군에 예산지원을 신청해 두었다. 함양군에서 산림문화박람회가 열리면 함양 산림문화 발전에 큰 계기가 될 것이다.

박성서 조합장은 1954년 함양군 휴천면 임호마을에서 태어났다. 우리 역사 속에 여장군으로 유명한 여임청 장군이 태어난 곳이다. 함양종합고등학교를 마친 후 바로 공무원이 됐다. 그런데 공무원은 아무래도 박 조합장의 체질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사표를 내고 군의원에 출마했다. 그런데 첫 출마에서 무투표 당선이 됐다. 운이 좋았다. 출발이 좋아서 그런지 그 이후 내리 4선을 했다. 4선을 하는 동안 군의회 의장도 했다. 군의회에서 할 것은 다 한 셈이다. 함양군의회 의원을 할 때 별명이 민원해결사였다. 민원인이 오면 담당자를 불러서 해결될 때까지 챙겼다. 그때 쌓아놓은 복덕이 이번 조합장 선거에서도 효과를 발휘했다.

박 조합장이 의원 시절 가장 기억나는 사람은 천사령 군수이다. 천 군수만큼 열정적으로 군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지금도 자주 기억이 나곤 한다.

박 조합장은 천사령 군사가 일하는 모습을 옆에서 많이 배웠다. 그래서 자신도 재선까지 해서 함양군산림조합의 문화를 바꾸고 영호남 화합장터를 만들면 미련없이 조합장 자리를 떠날 생각이다. 3선은 꿈도 꾸지 않는다.

다음은 박성서 조합장과의 인터뷰이다.

▲이번이 첫 출마인가.

-아니다. 두 번째 출마했다. 조합장 재수해서 당선됐다.

▲연세도 적지 않으신 것 같은데 재수까지 해서 조합장을 할 만큼 그렇게 의미가 있는 자리인가.

-제가 함양군의회 의원을 네 번이나 했다. 또 군의회 의장까지 한 사람이다. 자리에 연연해 할 그런 사람 아니다. 그런데 함양군산림조합에서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을 위해 조합장이 되고 싶었다.

▲그럼 소원을 푼 셈이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다. 지금 계획을 입안하고 있다.

▲그래도 구상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함양은 호남과 육지로 만나는 지자체이다. 하동도 호남과 접경지역이긴 하지만 섬진강으로 분리돼 있다. 그런데 함양은 그런 구분이 없다. 그래서 함양과 남원이 만나는 지점에 영호남 화합을 상징하는 장터를 만들고 싶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지금부터 시작해서 꼭 만들고 싶다. 그것을 위해 함양군산림조합장이 되려고 한 것이다.

▲그것을 산림조합이 해야 하나. 군에서 하는 게 더 낫지 않나.

-제 생각에는 군보다는 산림조합이 주체가 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산을 관리하는 주체가 산림조합이니까 산림청 등의 예산을 끌어오기가 산림조합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그 사업을 위해 앞으로 산림청 등과 협의를 해 나갈 생각인가.

-그렇다. 산림청 뿐아니라 중앙부처, 경남도, 함양군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 나갈 것이다.

▲언제쯤 결실을 우리가 볼 수 있을까.

-이번 임기는 어렵고 적어도 다음 임기까지는 가야 완성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다음번에도 출마할 것인가.

-그렇다. 재선까지는 해서 영호남 화합을 위한 장터를 만들 것이다.

▲3선은 안 할 것인가.

-3선까지는 할 필요가 없다. 3선은 되지도 않겠지만 욕심내면 안 된다. 재선이면 충분하다.

▲이번 선거가 어땠나.

-조합원이 2700여명 된다. 79%가 투표해서 제가 58% 얻었다.

▲그 정도면 상당히 안정적으로 이긴 건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현직과 싸워서 이긴 거니까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이긴 이유는 저는 민원 해결사이다. 공무원 할 때도 그랬고 의원 할 때도 그랬다. 민원이 들어오면 그 자리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불편한 사람이다. 그래서 민원처리를 잘한 게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거 쟁점이 있었나.

-이번 선거에서 상대후보가 3선에 도전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함양은 3선은 잘 안 시켜준다. 군수도 3선이 어렵다. 그렇게 일을 잘 한 천사령 군수 같은 사람도 3선 고지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 과연 조합장을 3선을 시켜줄 것인가가 쟁점이라면 쟁점이었다.

▲박 조합장은 어떻게 생각하나.

-저도 3선 할 생각은 없지만 3선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왜 그리 생각하나.

-3선이 되면 더 이상 할 수 없다. 그럼 가만히 앉아 있고 싶지 누가 일하고 싶겠나. 다시 출마할 이유가 없으니 무서울 게 하나도 없는 상태가 된다. 그럼 일하지 않는다. 그래서 3선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박 조합장은 임기 중 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 가장 중요한 게 임산물 유통을 늘려서 조합원들 소득을 높여주는 일이다.

▲당연한 일 아닌가. 잘 되지 않고 있나.

-농협과는 달리 산림조합은 그런 노력을 잘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제 임기 중에는 그 무엇보다 임산물 유통을 강화시킬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복안이 있나.

-제가 군의회 의장 할 때부터 대도시 사람들과 인연을 많이 맺어뒀다. 예를 들어 서울 송파구청 새마을 지회장 하는 박선규라는 분이 있다. 때마다 이분에게 산나물 선물 등 조그마한 정성을 보냈다. 이런 분들에게 부탁해서 서울 송파구에 장터를 열어서 우리 임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함양군 임산물이나 농산물 등 조합원들이 생산한 것들이 직거래 될 수 있도록 하면 소비자나 우리 조합원들이나 다 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 다른 할 일은

-함양에는 곶감이 유명하다. 서하에 경매장이 있다. 곶감축제도 한다. 그런데 곶감생산농가가 대부분 산림조합 조합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산림조합에서 그리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런 부분도 개선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산림조합 직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참여해야 한다. 임기 중 이런 부분을 개선시키겠다.

▲임기 중 꼭 하고 싶은 일들은

-우선 2020년, 내년에 산삼항노화엑스포가 열린다. 9월 25일부터 10월 25일까지 31일간 진행된다. 산림조합은 이 엑스포에서 전국산림문화박람회를 열고 싶다. 매년 열리는 행사다. 그런데 대표적인 임산물축제인 산삼엑스포가 열리니 이곳에서 산림문화박람회를 개최하는 것도 의미가 깊다. 그래서 군에 15억 원의 예산을 요청해 놓았다. 도비 5억 원, 엑스포 5억 원, 군비 5억 원 등으로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직 최종 결정이 난 것은 아니지만 조합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유치활동을 펴고 있다.

▲이것이 다인가.

-그렇지 않다. 함양군산림조합이 올해 전국에서 최초로 위탁형대리경영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산림청의 자금을 받아서 진행하는 사업이다. 함양군과 제천시 등 2곳에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총 예산 105억 원인데 이를 잘 완수해야 한다. 이번에 함양군이 잘 하면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것으로 알고 있다.

▲오도재에 단풍나무 심는 일은 어떻게 되어가나.

-오도재에 홍단풍 1만4천 그루와 고로쇠 1만6천 그루 등 총 4만 그루를 식재하고 있다. 함양군 인구인 4만에 맞추어 4만 본을 심고 있다. 홍단풍은 그 모양이 예뻐서 가을철이 되면 일대 장관을 이룰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언제 어디서 태어났나.

-1954년 함양 휴천면 임호마을에서 태어났다. 여임청 장군이라고 유명한 여장군이 탄생한 마을이다.

▲학교는 어떻게 되나.

-함양종고를 졸업했다.

▲학교 마친 뒤에는 무얼 했나.

-공무원을 했다. 함양군에서 19년 했다.

▲공무원에 맞지 않았을 것 같다.

-사실이 그랬다. 그래서 19년 하고 사표 쓰고 군의원에 출마했다.

▲첫 출마에서 당선됐나.

-그렇다. 첫 출마에서 무투표로 당선됐다. 그리고 그 이후 내리 4선을 했다. 3기에서 6기까지 했다.

▲군 의회 의장을 했다고 했다. 언제인가.

-민선 5기 때인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의장을 했다.

▲그때 군수는 누구였나.

-천사령 군수 시절이었다.

▲천 군수는 아직도 함양에서 기억하는 사람이 많던데.

-그렇다. 지금의 함양을 만든 게 천사령 군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천 군수 이외에는 모두 다 불행한 길을 걸었다.

▲천사령 군수 시절 일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저도 천 군수 따라 중앙에 예산 받으러 많이 다녔다.

▲그때 일화가 있나.

-일화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을 말해 달라.

-국회에 국회의원들에게 예산 부탁하러 갔던 일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제가 봐도 안타까울 정도로 열정적으로 했다. 국회에 가면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나기 위해 2시간 기다리는 것은 다반사였다. 어떻게 얼굴을 봐야 부탁을 하던지 할 것 아닌가. 한번은 우리가 만나려는 국회의원이 화장실 가는 것을 천사령 군수가 따라가 소변보는 뒤에서 예산부탁을 하는 것을 본 적도 있다. 그 정도로 천사령 군수는 일에는 미친 사람이었다. 그 정도로 군을 위해 열성을 보이니 중앙의 국회의원들도 성의를 봐서라도 예산을 조금이나마 더 주고 그랬다. 누가 그렇게 하겠나. 지금도 천사령 군수가 3선을 했더라면 함양 발전을 위해서는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도 천사령 군수와는 연락이 되나.

-지금도 가끔 연락한다. 요즈음은 태극기 집회에 자주 보이더라.

▲태극기 집회에는 왜?

-자기 소신이겠지. 자기가 생각하는 나라가 있고 그게 잘 안돌아 간다고 생각하니 집회에 나가 소리치는 것 아니겠나. 그게 천사령 군수다운 행동이다. 저는 이해한다.

▲박 조합장은 어떤 사람인가.

-저는 남이 부탁하는 민원은 거절을 못하는 사람이다. 어떻게 해서든 해결을 봐야 직성이 풀린다.

▲산림조합도 그렇게 운영할 것인가.

-그렇다. 조합원의 애로점이 있으면 군이면 군, 도면 도, 중앙정부면 중앙정부 어디든 찾아다니면서 민원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그러라고 조합장 시켜준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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