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출마해서 현직 조합장 물리치고 당선

수익중심 하나로마트 운영 문제가 선거 쟁점
임기 중에 조합의 수익증대에 주력해 니갈 것
건강검진·장학사업·영농자재무상지원 등 확대
지역 어르신 · 소외계층 위한 사회공헌활동도

진학덕 조합장은 이번 동거창농협 조합장 선거에서 현역 조합장을 누르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농어촌방송/경남=김대광 기자] “농협개혁의 핵심은 실적 중심이 아니라 농민조합원 실익 중심으로 사업 마인드와 내용을 전환시키는 것이다” 농민 조합원 본위의 농협 경영에 매진한다는 농업경영인 출신 동거창농협 진학덕 조합장의 취임 각오다.

이를 위해 진 조합장은 “작목반에서 지불하는 수탁판매 수수료를 해당 조합원에게 환원하는 대책을 강구할 것”이며 “농협 하나로마트에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개설, 유통 다각화를 꾀해 농가소득을 증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진학덕 동거창농협 조합장은 농업경영인 출신으로 두 번째 출마해 현직 조합장을 물리치고 조합장에 당선됐다.

진 조합장을 설명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수식어가 바로 농민이다. 35년째 과수·축산 농업에 종사하면서 단 한 번도 농민이라는 타이틀을 잊어본 적이 없다. 농민이 살아야 농촌이 살고, 농촌이 살아야 농업도 살 수 있다는 협동조합 정신을 진 조합장은 경험으로 체득했다. 대학 졸업 후 소를 키우는 농가가 많지 않았던 시절,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시작한 것이 낙농이었다. 동물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소를 키우면서 농촌문제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깊어졌다.

이번 선거의 최대이슈는 농협하나로마트의 개설과 재검토에 따라서 승부가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동거창농협은 올해 초 준공예정으로 대지 4425㎡(1327평) 연면적 2226㎡(637평) 지상 2층 규모로 하나로 마트를 신축하고 있다.

상대 후보는 하나로마트를 개설해 농협 수익을 증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진 조합장의 생각은 가조·가북면의 전체 인구가 5,200명에 불과하며 70세 인구가 60%를 차지하는 경제인구가 너무나 적어 하나로마트를 수익사업으로만 접근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에 대해 조합원들이 진 조합장의 견해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 조합장은 임기 중에 조합의 수익증대와 조합원들의 소득증대가 가장 큰 현안이라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 지역 내 강점을 살려 적극적 투자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이후 지속적이 브랜드화, 현대화, 차별화를 통해 경제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조합원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서는 찾아가는 농협, 즉 세일즈를 통해 판로를 개척하고 농가에서 생산만 하면 조합이 나서서 판매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농협 내부조직의 활성화를 통해 순수한 농협 내부조직을 중심으로 각 조직의 특성에 맞는 사업을 발굴해 각 조직이 농협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단체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진 조합장이 주력한 또 한가지는 조합원 환원사업이다. 조합원의 건강검진, 조합원 자녀 장학금 확대지급, 영농자재무상지원 범위 확대 등의 지원확대정책을 추진하고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조합원들의 배당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역 어르신과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은 특히 범위가 넓어졌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이에 따른 요양시설을 이용하는 원로조합원들의 증가에 따른 맞춤형 복지사업을 전개해 찾아가는 도움봉사단을 조직해 지역소외 계층과 원로조합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HELPER-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힉이며 동거창농협내 원로조합원을 위한 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진 조합장은 올해의 키워드로 조합원들이 ‘우리농협’이라는 주인의식과 ‘협동정신’을 꼽았다. 올해도 조합원 복지와 농촌·농업발전을 위해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포부다.

동거창농협은 1971년 2월에 설립되어 가조·가북면을 관할구역으로 두고 있다. 가구수는 2620 가구이며 조합원은 1989명이다.

특화된 작물은 가조면은 딸기, 쌀이며 가북면은 오미자, 감자, 사과로 산지유통기능이 활성화 되어 작목반 활동과 공선출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아름다운 부자 농협이다.

다음은 진학덕 조합장과의 인터뷰이다.

▲이번이 첫 출마인가.

-아니다. 지난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다.

▲이번 선거에서 경쟁자가 몇 명이었나.

-현직 조합장과 1:1 경쟁이었다.

▲그럼 현직 조합장을 누르고 당선되었다는 말인가.

-그렇다. 지난 선거에는 현직 조합장에게 내가 졌다.

▲이번 선거에서는 득표율이 얼마였나.

-제가 54%, 현직 조합장이 46%를 득표했다.

▲그 정도면 상당히 박빙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현직을 상대로 한 선거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선거 때 쟁점이 뭐였나.

-이번 선거의 최대이슈는 하나로 마트 개설. 재검토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트의 2017년 매출은 13억, 2018년 매출을 12억 정도 된다. 이 지역의 전체 인구가 5,200명에 불과하며 70세이상 노인인구가 60%를 차지하여 경제인구가 너무나 적다. 현재 경제인구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로 마트로 수익을 얻는 것은 한계가 있다. 마트가 너무 활성화되면 내수시장이 어려움을 겪는다. 또 지역상인들의 거부반응 등으로 지역민들이 농협에 등을 돌릴 수 있다. 하나로마트 운영은 수익구조에서 조합원 편의시설로 전환하는 데 있어 조합원들이 공감을 얻은 것 같다.

▲어찌됐든 하나로 마트가 올해 안에 준공되지 않나, 신축 중인 하나로 마트의 운영방안은 무엇인가.

-이사회와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신축되는 마트로 본점 이전을 검토하고 있으며 운영방안은 재래시장을 접목한 특산물 판매장을 신설해 농민들의 수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

▲또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농업이 미래산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제가 조합장이 된후 40명 정도 신규 조합원을 가입시켰는데 지난 4월 이사회 보고에 따르면 조합 창설이래 가장 많은 조합원을 기록했다. 도 귀촌, 귀농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조합원을 늘려갈 생각이다. 농업, 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위해 지방 정부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보다 많은 젊은 사람들이 귀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조합원들이 진 조합장에게 기대한 바가 무엇이었을까.

-저는 순수한 농민 출신이다. 그래서 저에 대한 조합원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조합원들이 한번 바꿔보자는 그런 흐름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농민들이 출하 관계로 어려움이 있어 판매에 도움이 되고 거래처 확보에 주력해달라는 의미에서 당선됐다고 생각한다.

▲동거창농협의 관할이 어떻게 되나.

-가조면과 가북면이 관할이다.

▲조합원은 몇 명인가.

-1,990명 정도 된다.

▲동거창농협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자산은 1,270억 원 정도 된다. 예금은 1,060억 원 정도 되고 대출이 710억 원 정도이다.

▲그 정도면 예대비율이 낮은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 신용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신용사업의 예금 대출비율이 66% 정도이다. 이 비율을 최소 10% 정도는 더 늘여야 한다.

▲임기 중 해결해야 할 현안은 무엇인가.

-우선 경제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내 강점을 살려 적극적 투자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이후 지속적인 브랜드화, 현대화, 차별화를 통해 경제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영농자재센터를 확대 건립하여 필요한 모든 자재를 ‘원스톱 쇼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생산자 조직 활성화를 통해 지역에 맞는 소득작물 개발로 농가소득을 증대해야 한다. 그래야 조합의 수익성이 좋아진다.

▲또 해결해야 할 과제는.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딸기와 사과가 있다. 그런데 현재 농민들이 대부분 출하 판매 관계로 어려움이 있어 판매에 도움이 되고 거래처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협 전직원은 발로 뛰면서 거래처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조합장은 여기서 태어나 여기서 살았나.

- 좀 사연이 있다. 1958년 거창 가조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은 고향에서 보냈다. 내가 늦둥이로 태어나 당시 아버님께서 부산에 계시는 큰형님댁에 보내져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3학년 1학기까지 부산에서 학교를 다녔다. 3학년 2학기 때 가조중학교에 전학해와 졸업했으니 초·중학교 친구가 별로 없다. 고등학교는 거창읍에 있는 거창대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번 선거에서 어려웠던 점이 많았겠다.

-진씨 성이 이 지역에서 희귀성이라 집안이 작다. 또 학교도 타 지역에서 나왔으니 지역선거에서 가장 필요한 학연, 지연, 혈연 등 선거를 하기에 무척 불리한 조건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고마웠던 것들, 사람들은.

-원래는 출마의사가 없었다. 생산자 단체들과 농협동인(농협직원 퇴직자)들의 권유로 선거 3개월 전에 출마 결심을 하게 되었다. 현장에서 다져진 경험을 조합원들이 높이 반영한 것 같다.

▲원래부터 농사를 지었나.

-아니다. 대학졸업 후 직장생활을 좀 했다. 2년 정도의 직장생활에 체질이 안 맞아서 그만두고 귀향에 축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헤어포드 파동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송아지 한 마리가 120만원서 10만원까지 폭락해 거의 파산 직전까지 갔었다. 열심히 노력해 과수2㏊(6천평)에 소100두 정도를 하게 되어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었다. 지금은 축산업은 정리하고 과수농사만 한다.

▲농협과는 언제 인연을 맺었나.

-약 30년 전에 조합원이 됐다. 그리고 조합에서 두 번의 이사와 감사를 했다. 그리고 지난번에 낙선하고 이번에 당선된 것이다.

▲이제 초선인데 재선에 도전할 것인가.

-이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판단은 3년 뒤 조합원들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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