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대부분 철도공사·철도시설공단 부지
코레일·철도공단 “무상임대는 절대 불가”
2022년까지 공원조성…부지매입만 1200억원
막대한 토지매입비용 심각한 재정난 우려
시 “단계적으로 예산 마련해 추진하겠다”

구)진주역 복합 문화.예술공원 조성계획(안)

[한국농어촌방송/경남=강정태 기자] 진주시가 수년째 방치됐던 천전동 (구)진주역 철도부지 일대를 복합 문화·예술공원으로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곳은 대부분 철도공사(코레일)와 철도시설공단 소유의 부지로 옛 진주역이 시민들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조성부지 매입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3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구)진주역 철도부지 일대에 국립진주박물관 이전 건립, 젊음의 문화거리, 도심 속 친환경 근린공원, 철도역사 복합 문화 공간 등을 조성하는 ‘구)진주역사 부지 재생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진주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총사업비 2000억 원을 투입해 구)진주역 일원 14만362㎡의 규모로 2019년 시작해 2022년까지 문화공간, 공원 등을 조성하고 국립진주박물관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진주시는 전체 부지 14만362㎡ 중 철도공사 부지(약 8만8600㎡)와 철도시설공단 부지(약 4만2800㎡)를 2022년까지 매입을 기본으로 하되, 일부 부지에 대해서는 무상입대도 동시에 협의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규일 진주시장이 지난 3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구)진주역 부지 재생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국립진주박물관 이전의 경우 국립중앙박물관과 MOU를 통해 건립비 500억원이 국비로 지원되는 반면 조성부지 매입비 1200억원과 문화거리·공원 조성 300억원 등은 시에서 부담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진주시가 심각한 재정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진주시는 최근 진양호 르네상스 프로젝트, 공원일몰제로 인한 사유지 매입 등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들이 산적해 있어 진주시가 3년 안에 진주역 개발을 위한 토지 매입 비용을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곳 부지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은 진주시의 구)진주역 개발계획에 대해 논의도 없었으며 부지의 무상임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구 진주역 부지에 관해 진주시에서 올해 초 개발계획이 있다고 다른 곳의 개발을 유보해달라고 공문을 받은 적이 있지만, 진주시와 협의를 구체적으로 한 것은 없다”며 “진주시에서 이번에 개발을 하기 위해 용역의 결과가 나온 것 같은데 저희 쪽에는 진주시에서 요청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매각 요청이 오면 국유지 매각규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무상임대에 관해서는 “지자체라고 하더라도 무상임대는 규정상 안 된다”며 “유상매각하거나 국유재산 사용허가를 받아서 사용료를 내고 사용해야하며 유상임대하게 돼도 국유지법상 연구시설물을 조성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철도공사 관계자도 “옛 진주역 일부 부지는 철도공사 사유재산으로 규정상 무상임대는 안된다. 유상매각을 기본으로 하는데 협의 중인 단계이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다. 진주시에서 예산이 되는대로 유상매각을 검토는 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진주시 관계자는 “부지매입에 막대한 예산이 들지만, 철도공단의 경우에는 무상임대가 가능할 수 있는데 제약이 있어 협의를 해야 한다. 건물을 짓지 않고 걷는 구간을 만들거나 하면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까지 1차적으로는 추경예산 450억 원을 통해 지금 역사 부분에 토지매입과 리모델링을 진행할 예정이고 나머지 부분에는 개별적 사업으로 단계적으로 예산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수년째 방치되어오고 있는 구)진주역 부지.

한편 진주시는 지난 4월 구)진주역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해 구)진주역사 부지 재생 프로젝트인 ‘복합 문화․예술 공원 조성’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복합 문화․예술 공원 조성’사업에서 진주시는 구)진주역 부지 일대에 미래지향적 국립진주박물관 이전 건립, 젊음의 문화거리, 도심 속 친환경 근린공원, 철도역사 복합 문화 공간 등을 조성할 것으로 추진하고 있다.

먼저 국립진주박물관 이전은 1984년에 개관해 진주성에 위치한 기존 박물관이 성내에 위치해 시설 확장이 어렵고, 관람객 접근성과 보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이전을 해야한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추진됐다.

시는 지난 5월23일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을 만나 건립 방향 등을 논의했고, 지난 3일 오전 국립진주박물관 이전 건립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진주시 간의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새롭게 건립될 국립진주박물관(6만6000㎡)에는 임진왜란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임진왜란 역사관’과 ‘서부경남(진주) 역사관’, ‘어린이 박물관’ 등으로 채워진다.

또 구)진주역에서 망경동 남강 변까지 약1.5km 구간은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들이 걷고 싶은 젊음의 거리도 조성한다. 시는 이곳을 진주의 문화 예술인을 중심으로 문화 예술이 꽃피는 거리가 되도록 만들 계획이다.

진주가 낳은 유명 예술가, 문화인들의 작은 박물관, 전시관, 생가 재현, 젊은이들이 쉴 수 있는 카페거리 등 다양한 문화‧휴식 공간도 만들어 진다.

시는 남부내륙고속철도 개통에 대비해 진주 관광을 활성화 시키고자 진주성 → 남강 다목적 문화센터 → 복합 문화‧예술 공원 → 국립진주박물관 → 볼래로 문화거리(가좌천) → 신진주역을 잇는 관광벨트 진주로드(Jinju Road)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진주역사 부지의 북단에서 진주 남강 변으로 곧바로 이어지질 수 있도록 길이 약 300m의 도로도 새로이 개설하여 모든 길이 통하도록 할 예정이다.

조규일 시장은 “진주성과 남강 다목적 문화센터, 국립진주박물관으로 연결되는 진주로드(Jinju Road)는 진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시간의 축’을 형성하여 역사문화도시 진주의 상징이 될 ‘공간의 축’이 구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철도역사.

구)철도역사 부지는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202호)인 진주역 차량정비고와 전차대를 연계해 철도역사 전시관, 미술관 등 복합문화 공간으로 조성된다.

시는 오는 7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2개월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진주시 철도이야기 공모전’을 추진한다. 100년 역사의 진주 철도 이야기와 관련된 추억과 기록물, 창의성 있는 작품과 아이디어를 발굴해 철도역사 전시관과 미술관을 채울 계획이다.

차량정비고와 전차대는 새로운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되며, 문화예술센터와 아이들을 위한 미니트레인도 설치된다. 시는 철도역사 복합문화 공간 조성을 위해 올해 2회 추경예산에 사업비 450억 원을 편성하고, 실시설계 후 2020년 연말에 준공할 계획이며, 젊음의 문화거리, 근린공원 조성사업은 2020년부터 시작하여 2022년말 완공 예정으로 추진한다.

시는 복합 문화‧예술 공원을 전체적으로 친환경 근린공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시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심신을 힐링할 수 있는 치유의 공간으로 작은 도시 숲을 만들고, 북 카페와 시민 문화광장도 조성한다.

또한, 구)진주역 복합 문화‧예술 공원 조성은 시민공청회 또는 설명회를 통해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구)진주역 일원의 ‘복합 문화‧예술 공원’조성 사업은 ‘원더풀 남강 프로젝트’, ‘진양호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더불어 시민이 행복하고 골고루 잘사는 부강 진주 건설을 견인하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진주가 누구나 찾고 머무르고 싶은 역사‧문화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아낌없는 성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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