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안정 호언장담했지만 변죽만 올려...개방·시장교란 불씨 남겨" 지적

[한국농어촌방송=권희진 기자] 박근혜 정부가 고병원성 AI로부터 비롯된 계란가격 폭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계란수입정책을 실시했지만 정작 계란가격안정에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와 'KAMIS 농산물 유통정보'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산 수입계란이 국내 시장에 투입됐음에도 계란가격은 평년보다 높은 약 7800원선을 유지했다. 이는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9월 가격보다도 무려 71%나 증가한 수치다.

박근혜 정부는 치솟는 계란 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앞서 지난 1월 6일 계란수입을 주요 골자로 하는 '계란수급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향후 약 6개월간 신선계란과 계란가공품 등 총 9만8000톤을 관세 없이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계란수입을 실시한 1월 이후에도 계란가격의 큰 변화는 없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운영하는 ‘KAMIS 농산물 유통정보’에 의하면 지난 1월, 30개 단위의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 수준에 육박했다. 이후 실시된 미국산 계란수입으로 소폭의 가격조정기가 있었지만 평년가격에 비해 여전히 높은 7800백원선의 가격으로 소비자들은 ‘계란 값 폭등’의 부담을 떠안는 셈이 된 것.

위 의원은 당시 목표였던 계란수입물량 9만8600톤 중 약 8% 수준인 7428톤밖에 수입되지 않은 점 역시 계란수입정책이 순조롭지 않았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입을 통한 국내 계란시장가격을 어느 선까지 안정시킬 것인지에 대한 계획 부재도 비판의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00% 자급 구조인 국내 계란시장에 '개방'과 '시장교란'이라는 불씨만 키워놔 향후 갈등의 뇌관으로 발전할지 모른다는 농가들의 우려 또한 적지 않을 전망이다.

위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섣부른 계란수입정책은 가격안정이라는 당초의 목적달성은 뒤로 한 채 변죽만 올린 정책이었다"며 "AI와 같은 가축질병으로 인해 계란을 비롯한 축산물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 정부는 지난 정부와 다른 근원적 처방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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