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권 의원 “후계농 승인조건 완화하고 농협의 청년농업인 대출조건 개선해야”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의 농협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장에 “농협에 할말이 있다”며 여성 청년농부가 등장해 '이색국감'으로 주목을 끌었다.

농업회사법인 (주)주원유기농 김후주 대표

주인공은 충남 아산에서 유기농 과수원을 하고 있는 서양철학 석사 출신의 농업회사법인 (주)주원유기농 대표 김후주씨(30)다.

1남2녀 중 장녀인 김후주 대표는 대학원에서 서양철학으로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석사학위 논문은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스피노자였다. 그 영향을 받았는지 그녀는 3년 전 부모님이 하고 있던 유기농 과수 농사를 선택했다.

농업회사법인 ㈜주원유기농은 한국에서 손꼽히는 유기농 배로 유명한 곳이다. 국내에서 1만5000여 평을 유기농으로 배 농사를 하는 곳은 주원유기농이 유일하기도 하다. ‘유기농산물 배즙’으로 국내 최초로 국제유기인증(IFAOM) 인증을 받았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대한민국 스타팜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렇게 잘 나가는 농업회사법인의 김 대표가 농협에 할 말이 있다면서 20일 국회 국정감사장에까지 나온 사연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비례대표)이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현재의 청년농업인을 상대로 하는 가혹한 농협대출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참고인 심문을 진행했는데 그 주인공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충남 아산에서 부모님과 함께 유기농 배를 3년째 재배하고 있는 김후주 대표는 올해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됐는데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고 한다.

후계농업경영인이 되려면 본인 명의의 사업장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농림부에 제출하고, 승인절차 후에 대출금(최대 2억, 3년 거치 7년 상환)을 농협으로부터 받아야 한다. 사회초년생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액수의 빚이 생긴 것이다.

또한 김 대표는 유기농 사과농사를 짓겠다고 결심했는데 뜻하지 않게 충남 아산에 있는 부모님의 농장을 떠나 연고가 없는 강원도에서 농장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남 아산의 비싼 토지가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낯선 타지를 물색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청년과 신규 농업인이 새로 과수농사를 시작하여 수익이 나려면 5년이 걸린다. 그러나 농협대출은 청년농업인에게 3년 후부터 돈을 갚으라고 한다. 더구나 유기농은 수확의 수익이 생기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3년의 거치기간은 친환경으로 농사를 시작하려는 청년농업인에게 좌절감만 안겨준다.

김후주 대표는 바로 청년농부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농협대출제도와 빚부터 떠안기는 후계농제도의 서글픈 현실을 온몸으로 말하고자 국회를 찾은 것이다.

김현권 의원은 “이제 농업을 시작하는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해 후계농업경영인제도와 농협대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청년농부들 사이에서 ‘창농과 귀농은 판로에서 망한다’라는 자조 섞인 말이 돌고 있다”면서 “농협은 청년농업인의 판로확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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