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개체 맞춤으로 육질(1+)등급 17.5%, 육량[A]등급 5.2% 향상”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최근 ‘정밀농업’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전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해 한우의 육질과 육량을 향상시키는 '정밀사육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 한우연구소는 5년 간의 연구 끝에 ‘한우 유전체 유전능력을 활용한 정밀사양(기르기)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개체 유전형 거세한우 정밀사양 프로그램=△육질형 유전체로 선발된 개체는 최고등급 한우생산 : 고에너지-저단백질 (TDN(+) CP(-)) △성장형 유전체로 선발된 개체는 생산비 절감형 한우생산 : 고에너지-고단백질-비육기간 단축 (TDN(+) CP(+))(자료=농진청 한우연구소)

‘유전체 유전능력(육종가)’은 좋은 도체성적(도축한 소고기의 품질을 나타내는 것으로 육질등급(1++,1+,1,2,3)과 육량등급(A,B,C)으로 평가됨)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잠재 능력으로, 유전체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육질등급 등 경제형질이 우수한 한우를 조기에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한우 참조집단(Reference population: 평가의 기준이 되는 집단으로 한우 도체성적관련 유전정보를 제공) 2,600마리(50K chip)의 혈액을 채취해 1마리당 5만 개의 유전체를 확보하고, 도축한 뒤의 성적과 비교‧분석해 우수한 육질을 만들 수 있는 ‘육질형 유전체’ 4만2,000개, 고기 양을 늘릴 수 있는 ‘성장형 유전체’ 4만개를 선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우 160마리를 ‘육질 유전능력’이 높은 집단과 ‘성장 유전능력’이 높은 집단으로 분류한 뒤, 고‧저 영양 사료를 먹여 시험 사육했다.

그 후 연구진은 이를 30개월령에 도축한 결과, 기존 방법에 비해 육질 1+등급 이상 출현율은 육질형 선발집단이 기존 64.3%에서 81.8%로 17.5% 증가돼 2016 전국평균 59.7%보다 22.1%가 향상됐고, 육량 A등급 출현율은 성장형 선발집단이 5.2% 향상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전정보를 이용해 육질형으로 분류한 경우에는 조수입(전체 수입) 7.5% 향상으로 1마리당 62만원의 소득이, 성장형으로 분류한 경우에 조수입 3.7% 향상으로 1마리당 30만원의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농진청 한우연구소

그동안 대부분의 한우 농가는 유전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고급육 사양프로그램으로 30개월 이상 사육해 출하하기 때문에 도축 전까지는 낮은 도체성적을 가진 개체를 구별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이 기술을 활용하면 육성 초기인 6개월령 전·후에 유전능력을 예측할 수 있고, 맞춤형 사료를 먹임으로써 육질형은 더 좋은 고급육으로, 성장형은 비육기간 단축으로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은 우리나라의 연간 거세한우 도축마릿수인 35만 마리(2016년 기준)를 기준으로 약 228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 기술의 특허출원을 준비 중이며 농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이전을 통해 보급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한우연구소 권응기 소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축산업에서도 유전체 정보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기술 적용이 요구되는 가운데 이 기술은 국내 최초로 한우 유전정보를 활용해 맞춤형 정밀사양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한우 고급육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 절감으로 한우고기 소비 확대 등 국내 한우산업이 처한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구진과의 일문일답>

▲ 한우와 관련된 빅데이터는 어떤 것이 있고, 앞으로 적용 가능한 분야는 무엇이 있눈가?
=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로서 사물인터넷 (IoT)에 의해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자료인데, 한우산업에서의 빅데이터는 이력추적시스템과 같이 출하 시 생산되어 등록되는 개체의 도체성적과 같은 자료가 있다.

생체정보의 경우 한우농가에서 생산되는 증체량, 사료이용률 등의 정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 생체정보를 활용한 기술들이 체계적으로 확립되지 않아서 앞으로 활용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특히, 도체성적과 유전정보를 활용한 융합기술들의 개발과 활용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될 것이며, 빅데이터를 확보한 집단이 한우산업을 이끌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유전체 육종가는 무엇이며 한우산업에서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가?
= 유전체 육종가는 한우의 유전자정보 (50K chip)와 도체성적을 이용하여 경제형질(육질)에 관여하는 유전자 군을 모아놓은 값으로, 개체(후손)의 유전능력을 추정하기 위하여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혈통을 이용한 육종가는 몇 세대의 부모 능력이 있어야 정확한 추정이 가능하며 기록오류 등이 있으면 정확도가 감소함

한우산업에서 유전체 육종가는 씨수소의 혈통오류를 바로잡고 기존의 육종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하여 활용되는 기술로서 참조집단의 수가 많을수록 정확도를 증가시킴

이번 연구에 이용한 유전체 육종가는 한우연구소에서 보유한 거세한우 2,600마리의 유전체 정보와 도체성적을 비교하여 설정했다.

▲ 정밀사양은 무엇이며 한우산업에서는 어떻게 활용 되는가?
= 세계인구 96억이 예상되는 2050년에는 농민 한명이 약 265명의 사람이 먹을 식량을 생산해야 하는데, 생산량의 혁신적 증진을 가져오기 위해 최근 작물산업에서 정밀농업(Precision agriculture)이 개발되어 적용되고 있다.

정밀농업은 빅데이터를 이용한 정확한 시비량과 농약처리량을 측정하여 과잉처리되는 비료와 농약의 손실을 약 30%이상 절감하여 지속가능한 농업의 모델이 되고 있다.

축산에서는 정밀사양(Precision livestock farming)이란 방법으로 기존의 집단별로 관리되던 사양방법을 개체별로 관리하며 다양한 기술적용이 가능하다.

한우산업의 정밀사양은 생체데이터를 이용하여 개체별 생산성 관련 예측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고 이는 질병관리 또는 사양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

한우의 유전체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좋은 개체를 조기 선발할 수 있으며 개체별 맞춤형 사양을 적용할 수 있다.

▲ 기존의 한우 사양방법과 정밀사양방법의 차이는 무엇이며, 생산비 절감과 연결하여 어떤 장점이 있는가?
= 거세한우 사양방법은 일반적으로 3∼5마리 중심으로 우방(외양간)에서 관리하며 6∼11개월인 육성기, 12∼21개월인 비육전기, 22∼30개월인 비육후기 사양관리 후 출하를 나가는 시스템으로 개체의 특성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최근 생체정보 이용기술들이 발전하여 한우 2,600마리의 도체성적과 유전체 정보를 이용하여 유전체 육종가를 추정하는 방법이 개발되었고 이를 이용하여 육질관련 유전능력이 좋은 개체선발이 가능하게 됐다.

개체능력에 적합한 육질형 유전체 육종가를 적용하면 육질이 낮은 집단과 비교하여 도체성적(1+등급이상)이 17.5%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고, 성장형 집단은 3.7%의 조수입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사양방법과 정밀사양의 가장 큰 변화는 유전정보를 이용하여 개체별 육질 능력추정이 가능하며, 개체 특성에 적합한 정밀사양을 적용하여 육질이 더 좋은 고기를 생산할 수 있고, 비육기간 단축으로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이번 기술은 한우농가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 한우 농가에서 유전체 육종가 추정을 위한 가격은 현재 약 12만원(50K chip가격)이지만 기술 발전에 따라 향후 7만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한우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빅데이터를 이용한 개체유전정보를 활용하여 육질형과 성장형 한우의 조기선발과 사육방법 등 맞춤형 사양관리를 농가에 지원할 예정이다.

유전체 육종가 선발 방법과 맞춤형 정밀사양 시스템 개발에 관한 특허출원 후 농가 기술지원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기술은 국내 최초로 한우 유전체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밀사양방법으로 향후 지속적인 연구자료의 축적으로 보다 정확도가 높은 개체선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밀사양 활용 개체 성장형 적용기술은 비육기간 단축으로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비수요에 대응하여 살코기가 많은 한우고기 생산 및 소비 확대에도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밀사양을 이용하여 기존의 비육기간인 30개월령을 2개월 단축시키면 사료비와 인건비등 1마리당 약 36만원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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