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기능성 식품원료로 등록되면 감귤 산업의 부가가치 ‘껑충’”

[한국농어촌방송=정유정 기자] 감귤 추출물이 인지능력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돼 앞으로 감귤을 활용한 기능성 식․의약 소재 개발은 물론 농가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억력·인지능력에도 특효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감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 국립원예특작과학원(원장 황정환) 제주감귤연구소(소장  최영훈)는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이영재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감귤 추출물이 새로운 사물 인지 능력과 공간 인지 능력, 기억력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동물실험은 식염수 투여군(정상군), 식염수+스코폴라민(scopolamine: 기억력을 손상시키는 물질)(2㎎/㎏) 투여군(대조군), 감귤 추출물(25㎎/㎏)+스코폴라민(2㎎/㎏) 투여군 등 총 3그룹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 같이 진행한 동물실험 결과, 새로운 사물인지 능력은 감귤 추출물 투여군이 뇌 기능 억제군보다 약 50% 정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물인지 능력 검사는 주의 집중력 평가에 사용되는 물체인식 실험을 통해 실험용 쥐를 상자에 넣고 새로운 물체에 대한 반응시간을 측정했다. 뇌 기능 억제군은 사물에 대한 인지능력과 주의 집중력이 떨어져 새로운 물체에 대한 인식이 느렸다.

새로운 사물 인지 능력 검사 결과 ⇒ 정상대조군은 신물질에 머무는 시간이 익숙한 물질에 머무는 시간에 비해 유의성 있게 많은 반면 스코폴라민을 섭취한 쥐는 인지능이 떨어져 새로운 물체에 대한 인지가 되지 않아 그 시간이 매우 짧았으며, 스코폴라민을 섭취한 쥐에 다시 감귤추출물을 섭취시켰을 때 머무는 시간이 약 50%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50% = [(54 –36) ÷ 36] × 100(그래프=농진청)

또한 공간 인지능력 검사에서는 감귤 추출물 투여군이 뇌 기능 억제군보다 ‘변경 행동력’이 약 28% 정도 유의하게 증가해 학습과 기억력 개선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공간 인지능 검사(Y-maze test) 결과 ⇒ Y형 미로를 이용한 실험을 통하여 실험동물이 주변의 단서를 파악하고 순차적으로 미로에 들어가는 상대적 빈도를 측정했다. 변경 행동력 점수(spontaneous alteration, %)에서 정상군(control), 스코폴라민만 단독으로 투여한 그룹, 감귤추출물을 처리한 그룹을 비교하였을 때, 감귤 추출물을 함께 처리한 실험군에서 약 28%의 유의적인 수치 차이를 보였다. 즉, 스코폴라민을 처리하였을 때 기억력이 손상되어 변경행동력 지수가 저하된 반면 감귤추출물이 함께 처리된 그룹은 통계적으로 유의성 있게 변경 행동력이 증가했다. ※ 28% = [(55 –43)÷43]×100(그래프=농진청)

‘변경 행동력’이란 A, B, C 세 개의 공간에 실험용 쥐가 차례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며, 뇌 기능 억제군은 동일한 공간에 연속적으로 들어가는 경향을 보였다.

아울러 감귤 추출물 투여군에서는 ‘신경영양인자 단백질(BNDF)’의 발현이 증가되어 기억력 장애 현상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영양인자 단백질(BNDF'는 뇌의 시냅스 근처에 있는 저장소에 모여 있다가 혈액이 펌프질할 때 분비되는 신경영양인자의 일종으로 치매, 알츠하이머 등과 연계성이 있다.

뇌유래 신경 영양 인자 발현 실험 ⇒ 감귤 추출물은 스코폴라민으로 야기된 기억 장애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신경영양인자(Brain derived neurotrophic factor)의 발현이 감소하고 여기에 감귤 추출물을 처리 시 신경영양인자의 발현이 증가되어 기억력 장애 현상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그래프=농진청)

이번 동물실험 결과는 감귤이 인지능력을 개선시키는데 효과적이고 기능성 식·의약 소재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인체적용시험을 비롯한 추가 시험을 거쳐 산업화로도 연계시킬 계획이다.

예로부터 한약재나 여러 용도로 폭넓게 활용되어온 감귤이 기능성 식품원료로 등록이 된다면 감귤 산업의 부가가치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최영훈 소장은 “감귤은 생과로 먹어도 맛있지만 기능성분의 효용면에서도 가치가 높은 과실이다.”며 “앞으로 고품질 감귤의 재배기술을 개발하고 기능성분의 활용 연구를 꾸준히 추진해 맛도 좋고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연구진과의 일문일답>
-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박경진 농업연구사 -

▲ 이번 감귤의 인지능력 개선에 관한 연구에서 농촌진흥청과 제주대학교의 역할은 무엇인가?
= 농촌진흥청 감귤연구소에서는 감귤이 함유하고 있는 플라보노이드 등의 성분 분석과 동물실험에 사용된 감귤추출물을 제공했다.

이러한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제주대학교 수의학과(이영재 교수팀)에서는 인지능력 개선 관련 테스트 3가지(신물체 인지능력 테스트, 공간인지능력 테스트, 학습 및 기억력 측정)를 동물 모델을 이용해 실험을 실시했다.

▲ 감귤의 효능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 감귤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플라보노이드는 혈관의 염증을 줄이고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반면 나쁜 콜레스테롤은 낮추는 작용을 하여 지방세포 분화를 억제하는 항비만 효과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감귤에 함유되어 있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은 노화 또는 성인병 발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유리라디칼의 생성을 억제하며, 플라보노이드와 리모노이드류는 발암과정의 개시단계를 억제하는 항암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감귤에 들어있는 영양 성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 감귤의 주요 성분으로는 피부를 매끄럽게 해주고 혈색을 좋게 하는 등 피부 미용과 신진 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비타민C, 피로의 원인 물질인 젖산을 분해하여 피로를 없애주는 구연산, 그리고 감귤껍질 안쪽의 흰 부분과 알맹이를 싸고 있는 속껍질에는 변비를 해소하고 설사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식이섬유인 펙틴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외에도 감귤에는 카로티노이드, 플라보노이드, 테르페노이드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있고, 이러한 유용한 성분들은 국내 감귤이 외국산 오렌지에 비해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2배 이상 함유되어 있다. 카로티노이드 성분 중 골밀도가 낮아져 생기는 골다공증의 위험을 낮춰준다는 베타크립토산틴은 오렌지보다 약 15배 이상 많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기존에 연구한 감귤을 이용한 천연소재 개발과 관련된 연구결과가 있는가?
= 농촌진흥청 감귤연구소에서는 2010년 감귤부산물을 발효시켜 신소재인 감귤 바이오겔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 바이오겔 생산 기술을 산업체에 기술 이전해 바이오겔을 원료로 만든 화장품도 나오고 수출도 하고 있다.

바이오겔은 보습력(97.5%)이 뛰어나고 물성이 우수하며, 독성이 없어 향장용 및 인공피부 등 의료용 소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 연구 성과는 버려지는 부산물에서 감귤 바이오겔이라는 귀한 친한경 신소재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크게 각광받은 바 있다.

앞으로 감귤 겔 대량 생산과 다양한 제품개발 및 유통 시스템이 정착되면 농가 소득 증대로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이번 연구를 활용한 앞으로의 연구 추진 계획은?
= 우리가 주요 섭취하는 감귤인 온주밀감 외에도 다양한 재래 감귤이 있다. 이러한 재래 감귤에는 유자, 지각, 사두감, 편귤, 홍귤 등 약 12종이 제주도에 식생되어 있으며, 이 중 진귤, 홍귤, 청귤, 병귤 등에는 기능성 성분인 노빌레틴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또한 새로운 국내 육성 품종들에서의 성분 분석으로 기능성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육성 품종의 기능성 성분에 대한 홍보와 함께 천연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온주밀감 이외의 다양한 감귤 품종을 이용하여 새로운 성분 발굴과 이를 이용한 효능 연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향장이나 식‧의약 소재로의 이용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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