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서 "재단, 사저 문제 퇴임 후 대비 아니다"...검찰 수사착수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국정감사에서 경제단체 주도로 설립된 두 민간 재단과 관련해 많은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

박 대통령은 "(미르, K스포츠)재단들이 대통령의 퇴임 후를 대비해서 만들어졌다는데 그럴 이유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며,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 씨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최근의 의혹보도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봐주지 말고 엄정히 수사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청와대가 '제기된 주장에 일일이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한 것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이는 최 씨와 이들 재단 관련 의혹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확산되면서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 씨 관련 의혹들은 실제 대통령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라기보다는 최 씨가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워 사적인 이익을 챙긴 개인적 일탈일 가능성이 크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드러나면 우리 정부에 비선 실세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검찰은 5명의 검사를 수사팀에 보강하여 재단 초대 이사장을 소환하는 등 최씨를 비롯한 두 재단 관계자들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가뜩이나 국민의 삶의 무게가 무거운데 의혹이 의혹을 낳고 그 속에서 불신은 커져가는 현 상황에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기만 하다"며,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지키는 소임을 다하고 머물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 외에는 어떠한 사심도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사저 신축 추진 의혹이나 두 재단이 퇴임 후를 대비한 것이라는 의혹들에 대해 단호하게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서 "문화체육 분야를 집중 지원하고 우리 문화를 알리며 어려운 체육 인재들을 키움으로써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수익 창출을 확대하고자 기업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된 것이 두 재단의 성격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에도 많은 재단들이 기업의 후원으로 사회적 역할을 해 왔는데 전경련이 나서고 기업들이 이에 동의해 준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계 주도로 설립된 재단들은 당초 취지에 맞게 해외순방 과정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파리 케이콘 행사를 통한 한류 확산, 전통 품새 태권도 공연을 통한 태권도의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 등재 지원, 코리아에이드 사업 추진을 통한 개발도상국 지원 등의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처럼 의미 있는 사업에 대해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치게 인신공격성 논란이 계속 이어진다면 문화 융성을 위한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 의지에 찬물을 끼얹어 기업들도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고 한류 문화 확산과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앞으로 두 재단이 시작할 때 미비했던 부분들을 다듬고 숙고해서 문화와 어려운 체육인들을 위한 재단으로 거듭나 더 이상의 의혹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감독 기관이 감사를 철저히 하고 모든 것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지도와 감독해달라"고 지시했다.

또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은 "민생을 철저히 도외시한 채 오로지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집착하는 현 북한 체제는 21세기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반역사적이고 반문명적이며 반인륜적인 체제로 결코 지속 가능하지가 않다"고 경고하고, "한미 동맹의 대북 억제 역량을 더욱 가시적이고 실효적으로 담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져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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