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S역사칼럼-길 위의 역사](2부 무오사화) - 47회 성종, 임사홍의 일에 대하여 논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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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S역사칼럼-길 위의 역사](2부 무오사화) - 47회 성종, 임사홍의 일에 대하여 논의하다.
  • 김세곤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7.0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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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방송=김세곤 칼럼니스트] 478429일에 이심원이 임원준과 임사홍의 일에 대하여 아뢰자, 성종은 즉시 정승을 지낸 자와 의정부, 육조(六曹)의 참판 이상, 그리고 대간(臺諫)들을 인정전(仁政殿) 동쪽 뜰에 모이도록 했다. 또한 홍문관·예문관 관원과 임원준·임사홍·박효원·이심원도 불렀다.

먼저 성종은 표연말에게 물었다.

"그대가 이심원에게 임사홍이 몰래 간관(諫官)을 부추겨서 현석규를 탄핵하기를 꾀했다고 말했다는데, 그런 일이 있는가?"

이에 표연말이 말했다.

현석규가 임사홍에게 탄핵 당하였을 때에 신은 외임(外任)에 있어서 자세한 것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나중에 서울에 있을 때 수찬 김맹성을 만나자, 김맹성이 말하기를, ‘사간원 정언이 되어 현석규를 논핵(論劾)할 때에 임사홍이 사간(司諫) 박효원과 헌납 김괴에게 편지를 주는 것을 여러 번 보고 박효원을 마주 대하여 꾸짖었다. 하루는 예궐(詣闕)하자 임사홍이 박효원을 빈청(賓廳)으로 끌고 가서 몰래 말하기에 마음으로 매우 그르게 여겨서, 김괴 · 손비장과 더불어 의논하여 박효원을 공격하려고 하다가 실행하지 못하고 체임되었는데, 그들이 서로 통한 대개의 뜻은 박효원을 몰래 부추겨서 현석규를 공격하는 일이었다. 그때에 대간들이 처음에는 임사홍의 부추겨서 지시함을 듣고 현석규를 공격하였다가, 뒤에 임사홍의 간사함을 깨닫고 도리어 공격하고자 하였으나, 처음에 임사홍의 술책에 빠진 책임을 질 것을 두려워하여 중지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김맹성이 또 말하기를, "처음 현석규를 탄핵할 때에는 단지 현석규의 말이 공손하지 못한 것을 논하였을 뿐이고 소인(小人)이라고 지목하지는 아니하였는데, 그 뒤에 김언신이 왕안석·노기에 비교되는 소인이라고 하였으니, 실은 현석규가 소인이 아니라 임사홍이 참으로 소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신은 김맹성의 말을 듣고 이심원에게 말한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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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자 성종은 김맹성에게 물었다.

"그대가 표연말과 더불어 임사홍의 일을 말한 적이 있는가?"

김맹성이 말했다.

"신이 사간원 정언(正言)으로 있을 때에 현석규가 부하를 욕한 것을 가지고 차자(箚子)를 올리자, 간원(諫院)을 은밀히 불러서 물으니, 현석규가 아뢰기를, ‘홍귀달을 욕한 일을 대간에서 계달함은 매우 옳습니다. 전일에 이세좌가 갇히었을 때에, 신이 대간은 공론(公論)이 있는 곳이므로 죄를 가할 수 없다고 아뢰었는데, 무릇 대간에서 일을 들으면 어찌 아뢰지 아니하겠습니까? 다만 나를 미워하는 자가 대간에게 누설하는 것을 두려워할 뿐입니다.’ 하였습니다.

신이 이것을 듣고 물러나 사약방(司鑰房 대전이나 궐 안 여러 문의 자물쇠와 열쇠를 관장하는 일을 맡은 환관들이 공무를 처리하던 곳)으로 가서 대사간 손비장·사간 박효원· 헌납 김괴와 더불어 같이 앉았는데, 박효원이 작은 편지 한 장을 펴 보면서 말하기를, ‘임사홍의 말이, 오늘 하문(下問)할 때에 현석규가 전일 이세좌에게 죄를 가할 수 없다고 한 일을 아뢰었으니, 그 뜻은 대개 대간에게 위복(威福)을 보이려고 한 것이다. 정언(正言)이 실로 욕을 당하고 갔으니 이를 공격해 다스리지 아니할 수 없다.라고 하기에, 내가 별로 욕을 본 일은 없다.고 답하였습니다.

따라서 김괴와 더불어 노여워하며 이르기를, ‘대간에서 편지로써 서로 통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하였는데, 그 뒤에 박효원이 빈청에서 임사홍을 자주 만나므로 김괴도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여 박효원을 만나서 꾸짖었습니다.

그 뒤에 하루는 손비장·김괴와 더불어 의논하여 박효원이 임사홍과 통하는 잘못을 공격하려고 하다가 중지하였습니다. 하루는 손비장이 박효원을 나무라기를, ‘이 일의 말의 근거를 명백하게 계달하지 않으면 그대가 그 허물을 질 것이다.’고 하자 박효원이 대답하기를, ‘내가 마땅히 달게 받겠다. 또 듣건대 요즘 현석규가 임사홍과 더불어 서로 싸운다고 하는데, 만약 이를 공격하면 전일의 일이 모두 드러날 것이다.’라고 하기에, 우리들은 옳게 여겨서 차자(箚子)를 올려 현석규와 임사홍의 서로 싸우는 일을 탄핵하기를 청하였습니다.

신이 표연말에게 이르기를, ‘임사홍의 간사하고 곧지 못한 일은 조계(朝啓)에서 일찍이 간략하게 진술하였으나, 다만 그때에 동료와 더불어 곧 공격해 다스리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 이 앞서는 현석규의 사람됨을 알지 못하였으나, 이제 생각하니 지나치게 악한 일이 있었다는 것은 듣지 못하였다. 김언신이 비록 소인이라고 말할지라도, 내 생각에 현석규는 소인이 아니고 임사홍이 참으로 소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성종은 또 김괴에게 물으니, 김괴가 말하였다.

"신이 사간원 헌납으로 있을 때에 박효원이 여러 번 말하기를, ‘현석규가 동료 부하를 대하기를 공손하게 하지 아니하였으니, 다시 탄핵하는 것이 옳다.’고 하였으나, 신 등이 따르지 아니하였습니다. 그 뒤에 손비장과 더불어 차자(箚子)를 올려 현석규를 논하자, 말의 근거를 하문(下問)하신 뒤에 박효원이 작은 서간을 펴 보이기에 신이 보았더니, 대의(大意)는 현석규가 김맹성을 업신여겨 욕한 일이었습니다. 작은 서간이 온 곳을 물으니, 박효원이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조금 있다가 신이 빈청에 이르자 박효원이 뒤에 이르렀는데, 신 등이 물으니, 박효원이 답하기를, ‘노공필이 보기를 청하므로 사약방(司房)에 이르자 임사홍도 이르렀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손비장 · 김맹성과 더불어 나무라기를, ‘이처럼 혐의스러운 때에 서로 만나보는 것은 마땅치 못하다.’고 하였습니다.

이튿날 신이 박효원을 보자 박효원이 말하기를, ‘어제 저녁에 임사홍의 집에 가니, 임사홍이 말하기를, 내가 대의(大義)를 가지고 현석규를 크게 꾸짖으니 현석규가 머리를 못하였다.고 하고, 또 말하기를, 현석규와 같이 있기는 형세(形勢)가 어렵다.고 하였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날 동료들이 모두 사간원에 모였는데, 박효원이 말하기를, ‘현석규와 임사홍이 크게 서로 힐책(詰責)하는 것을 들었으니, 탄핵할 만하다.’고 하기에, 신 등이 말하기를, ‘무엇을 자세히 알아서 탄핵하겠는가?’ 하니, 박효원이 말하기를, 여러 승지는 모두 상직방(上直房)에 들어갔고 이극기가 울면서 말렸다.’고 하였습니다. 신 등이 이를 어렵게 여겨서 말하기를, ‘다른 곳에서는 보고 들은 데가 없으며, 오직 사간이 사사로이 임사홍의 말을 들은 것을 가지고 탄핵하는 것은 적당치 못하다.’고 하였습니다. 그 뒤에 박효원이 말하기를, ‘서로 힐책한 일은 여러 승지가 함께 알고 조사(朝士)도 들은 자가 있으니, 논청(論請)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기에, 신 등도 옳게 여겨서 차자를 올렸습니다."

이윽고 성종은 박효원에게 묻자 박효원이 말하였다.

"전일에 사간으로 있을 때에 현석규가 홍귀달을 욕한 일을 가지고 임사홍이 편지를 통하여 이르기를, ‘도승지가 부하를 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하였는데, 신이 편지를 손비장에게 보였습니다. 그 뒤에 동료 가운데에서 현석규의 하는 바가 예양(禮讓)하는 뜻에 어긋남이 있으니, 공격하는 것이 어떻겠는가?’고 하자, 이것이 결정되어 차자를 올렸습니다. 뒤에 임사홍이 편지를 통하여 승정원에서 질문할 때에 정언(正言)이 모욕을 받고 갔다.’ 운운(云云)하였는데, 얼마 안 되어 임사홍을 사약방에서 만나자 임사홍이 말하기를, ‘현석규가 비록 도승지가 되었을지라도 부하를 욕하는 것은 마땅치 못하다.’고 하였습니다. 그 뒤에 김괴가 신의 집에 와서 김괴와 더불어 임사홍과 현석규가 서로 힐책한 일을 말하고 현석규를 공격할 것을 의논하였을 뿐입니다." (성종실록 14784293번째 기사)

이렇게 성종은 사건 관련자에 대한 진술을 차례로 받았다. 그런데 10일 후인 58일에 성종은 박효원 · 김맹성 · 김괴를 임사홍 · 유자광 · 김언신과 함께 유배 보냈다. 즉 임사홍은 의주에, 유자광은 동래에, 박효원은 부령에, 김언신은 강계에, 김맹성은 고령에, 김괴는 강진에 유배시켰다.

창덕궁 궁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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