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핵심성분 최초 구명...동물실험 결과 체중 23%↓, 복부지방 42%↓, 지방세포 크기 45%↓ 효과 입증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국내산 ‘콩 발아배아(눈)’에서 추출한 물질이 복부지방을 42%나 감소시키는 등 비만 치료 효과에 탁월하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구명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콩 발아배아 추출물’의 비만 개선 효과가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되었고, 비만 개선 효과가 있는 유효성분 함유량이 수입된 외국산 품종에 비해 국내산 콩 품종에 최대 2.2배가 많은 것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콩 발아배아 추출물의 복부(강)지방 부피 감소 효과 : 대조군 대비 약 42% 감소(자료=농진청)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원장 이영희) 연구진은 고지방 사료를 먹여 비만을 유도해 콩 발아배아 추출물을 10주간 먹인 동물실험 결과, 추출물 섭취군(실험군)이 무섭취군(대조군)에 비해 체중은 23%, 복강지방 부피는 42%, 지방세포 크기는 45% 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콩 발아배아 추출물의 체중 감소 효능 : 대조군 대비 약 23% 감소(자료=농진청)

주목할 점은 콩 발아배아 추출물이 인체에 사용하고 남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백색지방을 체온조절 등에 소비하는 갈색지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연소시켜 비만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음을 최초로 밝혀낸 것이다.

이는 콩 발아배아 추출물에 갈색지방 생성을 촉진하는 유효성분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갈색지방과 베이지색 지방은 몸의 체온을 유지하고 열을 발생해 저장된 에너지를 소모함으로써 비만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좋은 지방이다.

콩 발아배아 추출물의 백색지방 → 갈색지방 전환 효능(자료=농진청)

콩 발아배아 추출물 중 갈색지방의 생성을 촉진하는 유효성분은 콩 고유의 기능성 물질로 알려진 ‘소야사포닌과 이소플라본’이다.

소야사포닌(Soyasaponin)은 콩에 들어있는 사포닌으로, 사포닌은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혈액을 맑게 하며 발암을 억제하고 동맥경화 예방과 면역 증강 및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소플라본(Isoflavone)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기능을 담당하는 콩 단백질의 하나로, 대두에 많이 들어 있으며, 우울증․골다공증 개선, 갱년기 증세 완화, 월경증후군, 심장병, 고혈압, 동맥경화증, 암 등에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험 결과 이 두 성분들은 발아 시 발아하지 않을 때보다 소야사포닌은 약 2.5배, 이소플라본은 약 2.7배 높았다.

콩의 구조와 발아배아(눈)=자엽(떡잎): 씨앗 속에 있는 배에서 가장 처음 나온 잎. 배아(씨눈): 발아 시 유식물체를 형성하는 기관(사진=농진청)

유효성분이 많이 함유된 국내산 콩 배아용 종자로는 재배 안정성과 수확량이 우수한 ‘대풍2호’ 품종이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풍2호’는 시중에 유통되는 수입된 외국산 배아보다 이소플라본은 약 1.7배, 소야사포닌은 약 2.2배 많이 함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콩 발아배아 추출물의 비만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 제조법을 특허등록(제 10-1749967호)하고 식품 관련 산업체에 기술이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체지방 감소 효능이 있는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제품과 두유, 분말, 식품첨가물 등의 다양한 일반 식품을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함께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개별적으로 인정한 기능성 원료로써, 해당원료의 판매업자가 원료의 안정성, 기능성, 기준 및 규격 등의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서 관련 규정에 따라 평가를 통해 그 기능성을 인정받은 업체만이 원료를 제조 또는 판매가 가능하다.

콩 발아배아 & 콩 발아배아 추출물 제조 과정(자료=농진청)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앞으로 신기술보급사업을 통해 발아배아용 콩 품종의 생산단지를 약 50헥타르(ha) 조성하고, 지역특화작물로 육성해 농업 6차 산업 활성화와 지역민 소득창출에 힘쓸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작물기초기반과 서우덕 농업연구사는 “이번 연구 결과로 건강기능식품 원료 수입 외국산 비율이 73%로 수입의존도가 높은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국내산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하고, “앞으로 국산 콩 고유의 유효성분이 많이 함유된 콩 품종을 지속적으로 육성해 콩의 부가가치 증진과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농가와 기업 간 원료곡 계약재배를 확대해 실질적인 농가의 소득 증대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진과 일문일답>

▲‘콩 배아’란 무엇이고 전체 콩에서 몇 %나 차지하고 있나요?

= 콩은 형태학적으로 종피(껍질), 자엽(떡잎), 배아(씨눈)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엽과 배아는 종피에 싸여 있고, 콩이 꼬투리에 붙어 있던 흔적인 배꼽은 종피에 있다.

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자엽이 90~92%, 종피가 5~8%, 배아가 1.2∼1.5% 정도다.

▲ 콩 배아를 제거하는 이유와 생산량은 어느 정도인가?

= 우리나라에서 콩 관련 가공제품은 대부분 콩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콩 배아는 이소플라본과 소야사포닌 함량이 높아 특유의 떫고 쓴맛을 내기 때문에 일부 제품은 상품성 증진을 목적으로 종피와 배아를 제거한다.

종피와 배아를 제거하고 자엽만으로 두부, 두유 등을 제조하면 수침 시간 단축, 비린 냄새 완화, 색택 향상 등 가공식품의 상품성이 좋아지고 쓴맛과 콩 특유의 비린내를 줄일 수 있다.

이때 사용하고 남은 종피와 배아는 부산물이 되는데, 콩 1톤에서 발생되는 부산물 40~50kg 중 배아는 약 10∼15kg 정도다.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연간 약 290톤의 배아가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콩 발아배아 추출물 제조의 핵심 기술은?

= 콩에서 분리된 배아를 발아시키면 생리활성물질인 소야사포닌과 이소플라본의 함량이 증가하고 당 함량은 급격히 줄어드는 등 성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이와 같은 발아생리를 응용해 발아배아를 제조하고 이들로부터 추출물을 제조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기술과 차이가 있다.

또한, 기존의 식물체 추출물들은 단백질과 지방 및 당의 함량이 높아 추출물이 갈색의 물엿처럼 되어 다양한 제품가공 시 적성이 좋지 않은 큰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해 특허등록을 완료한 콩 발아배아 추출법을 이용하면 단백질과 지방, 당 함량은 낮고 기능성 물질 함량은 높은 수용성의 분말로 만들 수 있어 가공성도 매우 향상됐다.

▲ 최초로 확인한 콩 발아배아의 비만 개선 효능과 작용기작(원리)은 무엇인가?

= 비만은 여러 원인 중 주로 과도한 칼로리 섭취로 인해 살이 찌는 저장 지방인 백색지방이 발생해 생기는 질병이다.

콩 발아배아 추출물은 섭취군(실험군)이 무섭취군(대조군)에 비해 체중은 최대 23%, 복강지방 부피는 42%, 지방세포 크기는 45% 정도 감소하는 효능을 확인했다.

이러한 효능은 콩 발아배아 추출물이 인체에 사용하고 남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백색지방을, 체온조절 등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갈색지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이로써 콩 발아배아 추출물이 비만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최초로 밝혀냈다.

또한 갈색지방을 생성하는 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촉진해 백색지방의 숫자와 크기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백색지방을 태워 체온을 유지시키는 갈색지방으로 전환해 비만을 개선하는, 작용기작과 핵심성분을 최초로 확인했다.

▲ 콩 발아배아 추출물의 핵심 유효성분은 무엇인가요?

= 콩 발아배아에는 소야사포닌계(Soyasaponin)와 이소플라본계(Isoflavone)의 콩 고유의 기능성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현재 알려진 소야사포닌은 약 30여 종, 이소플라본은 약 13여 종인데, 콩 발아배아에는 4종의 소야사포닌과 4종의 이소플라본이 각각 85∼90%, 80∼85%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위 8가지 주요 성분들은 이번 연구결과인 비만 개선 효능 외에도 이미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여성갱년기 개선, 골다공증 개선, 면역증진 등의 건강기능성이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어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 콩 발아배아 추출물의 가치와 경제적 효과는?

= 국내 건강기능식품 총 매출 규모는 ‘16년을 기준으로 약 2조 1,2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6.6% 성장세를 보였다.

그중 체지방 감소 부분의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다이어트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증가로 총 건기식 매출 전체의 약 4.2%, 약 1,000억 원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매년 원료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콩 발아배아 추출물의 체지방 감소 효능을 나타내는 유효용량이 현재 식약처에서 인정한 27종의 원료들 중 5배∼67배로 가장 우수하다는 점이다.

물론 인체적용시험을 통한 정확한 유효농도를 설정해야겠지만 일반적인 동물실험 농도를 인체적용시험 농도로 환산하는 방법을 적용한 결과다.

현재 체지방 감소 부분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원료 대부분은 수입 외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밝힌 ‘국내산 콩을 이용한 콩 발아배아 추출물’에 대한 체지방 감소 기능의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허가를 추진한다면, 수입 외국산 원료를 국내산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이란 무엇인가?

= ’개별인정형 원료’는 고시형 개념과는 다른 개념이다. ‘고시형 원료’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원료이나, ‘개별인정형 원료’는 ‘건강기능식품공전’에 등록되어 있지 않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개별적으로 인정한 원료를 말한다.

이 경우는 영업자, 즉 해당원료의 판매업자가 원료의 안정성, 기능성, 기준 및 규격 등의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서 관련 규정에 따라 평가를 통해 그 기능성을 인정받아야 하며, 인정받은 업체만이 원료를 제조 또는 판매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원료의 개발자나 생산자가 개별적으로 인정받은 기능성 원료를 말한다.

▲ 콩 발아배아용 품종인‘대풍2호’의 구매는 어디서 할 수 있는가?

= 콩 발아배아용 종자 신품종인 ‘대풍2호’는 2014년에 육성돼 아직 정부보급종으로 농가에 보급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3톤의 ‘대풍2호’ 종자를 생산하였으며 2018년 1월부터 구매가 가능하다.

또한 ‘대풍2호’를 재배하는 농가와 산업체 간의 계약재배를 통해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대량으로 종자를 공급할 수 있는 방안과 재배면적을 꾸준히 늘여 정부보급종으로 추진 등을 모색하도록 하겠다.

▲ 향후 연구계획은?

=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은 현재 국내 콩 산업의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 대단히 의미 있는 결과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이번 연구결과를 이용해 농가와 기업체가 연계한 계약재배 및 산업화를 통해 콩 재배면적 확대와 실질적인 농가소득 증진에 힘쓸 계획이다.

또한, 콩 발아배아 추출물은 이소플라본과 소야사포닌 이외에도 기능성 단백질, 아미노산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성분에 대한 생리활성 효능을 추가적으로 밝혀 콩 발아배아 추출물이 건강기능성 식품소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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