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방송/경남] 인터넷 상에 신입생 환영회에서 강요된 과도한 음주로 사망한 아들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편지가 있다. 편지에는 과음을 강요하는 그릇된 권위에 대해 질타하고 있다. 같은 또래지만 선배라는 완장을 찬 20대 초반의 ‘아이들’이 선후배 규율을 찾으며 폭력을 휘두르거나 음주를 강요하는 걸 모르고 아들을 오리엔테이션에 보냈다는 뒤늦은 후회가 절절하다. 자식을 둔 부모가 아니라도 공감한다.

대학가의 고질적 악폐인 신입생 환영회와 단합행사 등에서의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가하는 이른바 ‘군기잡기’가 사라진줄 알았더니, 우리 지역의 한 국립대학교에서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상대학교 사법대학 체육대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백주대낮에 깔때기 모양으로 잘린 페트병을 학생들이 돌아가며 물면 누군가가 그 위로 막걸리를 들이붓는 장면은 충격을 넘어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술을 주는 사람은 체육교육과 학생회장이고 받아 마신 측은 1학년 신입생들이라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뿐만이 아니었다. 얼차려는 기본이고 거수경례와 함께 졸업 연도와 출신 학교, 이름을 외치는 신고식도 한다고 한다. 모든 말은 '다 나 까'로 끝내는 군대식 말투를 써야하고, 선배에겐 90도로 인사한다고 한다. 군대에서도 사라지는 군기문화가 대학 내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가혹행위와 폭력이 아직도 대학 내에서 계속 될까. 두말할 필요없이 대학당국의 무관심이 그 원인이다.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인성과 인권교육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에 대한 책임은 학교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 관심과 강력한 처벌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에 앞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대학의 자체 노력이다. 더 이상의 방관은 범죄나 다름없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촌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