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호르몬 28.1% 줄고, 인슐린분비능 47.4% 증가

당뇨를 앓던 A씨는 지난해 전북의 한 농장에서 열린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텃밭에서 햇볕을 쬐며 몸을 움직이고, 상추와 시금치 등 녹색 채소를 가꿨다. 농장 주변을 산책하며 꽃을 감상하고, 직접 수확한 콩으로는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두 달 뒤, A씨는 몸과 마음이 한결 가뿐해진 느낌이라고 했다.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여모습 (사진=농촌진흥청)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여모습 (사진=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치유농업 활동이 고혈압, 당뇨 같은 생활습관성 질환자(대사성 만성질환)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긍정적 효과가 있음을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사성만성질환?

당질, 지질, 단백질, 비타민, 수분 등의 불균형으로 나타남. 비만이나 운동부족, 과잉영양 등 생활습관이 원인인 질환. 3개월 이상의 발생 경과와 회복이 어려운 병리적 상태를 지님. 후유장애 등으로 오랜 치료나 관찰이 필요함.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고지혈증, 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으로 나타남.

치유농업은 농업‧농촌 자원 또는 관련 활동으로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의 건강을 꾀하는 활동과 산업을 말한다.

최근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치유 농업 대상자의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통합적인 효과 검증은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전북대학교병원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 순창군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생활습관성 질환자 14명(평균 나이 49.8세)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1회(회당 4시간)씩 총 7회에 걸쳐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은 텃밭 설계, 씨앗 심기, 모종 심기, 꽃‧채소 가꾸기, 콩 수확 등 텃밭 가꾸기를 중심으로 음식 만들기와 농장 주변 산책 등 신체활동 위주로 구성했다.

진행 결과, 뇌파 분석에서 참여자들의 안정·이완 지표는 42% 올랐고, 긴장·스트레스 지표는 21.7% 낮아졌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28.1% 줄었다.

생활습관성 질환자 건강의 중요한 지표인 허리둘레는 평균 2cm가량 줄었고, 인슐린분비능 지표는 47.4% 증가했다. 나쁜 콜레스테롤도 9.2%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생활습관성 질환자를 대상으로 치유농장 현장에서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농업이 생산 수단은 물론, 건강 증진의 수단으로서 가치와 효과를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신학기 원예작물부장은 “치유농업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농업·농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식물의 치유 효과 발현 원리를 검증하고, 연령과 직업,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 자원을 개발해 보급하겠다.”라고 전했다.

 


 

생활습관성 질환 관리를 돕는 치유농업 프로그램

- 재배: 원예식물 10여 종(파종: 비트, 시금치, 20일무, 적근대, 아시아다채, 모종이식: 상추, 배추, 국화, 민트)

- 1m x 1m를 기본단위로 식물재배 활동을 위한 땅콩형 텃밭 구성 배치(치유농장)

 

 


>> 묻고 답하기

질문1. 치유농업은 무엇인가요?

○ 치유농업은 “농업, 농촌 자원이나 이와 관련된 활동을 이용하여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으로 정의합니다(김경미 등, 2013).

○ 유럽 등 국외에서는 ‘치유농업(care farming), 사회적 농업(social farming), 녹색 치유농업(green care farming), 건강을 위한 농업(farming for health)’ 등 ‘치유를 제공하는 농업 활용(using farm-ing to provide care)’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치유농업 활동은 농장 같은 공간에서 1명부터 다수의 집단까지 참여자들에게 건강과 사회적·교육적 이익을 줄 수 있는 치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효율적인 치유를 위해 훈련 받은 전문가들이 다양한 프로그램과 소재를 활용하게 됩니다(carefarminguk.org)


질문2. 이번 치유농업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성했나요?

○ 이번 현장적용 연구는 농촌진흥청과 순창농업기술센터, 전북대학교 병원이 협력하여, 전남 순창소재 치유농장에서 고혈압, 당뇨, 비만 등 생활습관성 질환자 14명을 스크리닝 검사를 통해 동일 조건의 대상자를 선정했습니다. 참여자들은 남자 9명, 여자 5명으로, 평균 나이는 49.8세, 직업은 주부, 사무직 종사자, 자영업자 등이었습니다.

○ 대상자의 연령, 건강 상태, 참여 가능한 시간 등을 파악한 후 농장주, 진행자가 함께 협의해 초기 구성하고, 구성된 프로그램을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재협의 후 최종 구성했습니다.

○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상자 특성 및 참여자 수, 농장의 특성, 주변 환경 및 자원, 진행 시기, 기간 등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1주일에 한 번, 4시간씩 7주 간 진행했습니다.

○ 치유농업 프로그램은 원예특작과학원의 치유농업전문가와 전북대학교 임상시험전문가, 농업기술센터 담당자가 위와 같은 같은 과정을 통해 텃밭디자인, 농자재정리함 디자인, 씨앗심기, 모종심기, 꽃과 채소 가꾸기, 콩 수확하기, 영양학 기준의 푸드아트, 건강한 음식 만들기 등 수확물 활용, 농장주변 산책 등으로 구성해 참여자들의 지속적인 신체활동을 유도하였습니다.


질문3. 농촌진흥청에서 이와 유사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나요?

○ 초등학생 학부모 27명(평균 39세)을 대상으로 치유농업활동(총 10회기)을 진행(2017년)했습니다. 참여 전보다 후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졌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로 나타났습니다.


질문4. 국내의 치유농업 현황은 어떠한가요?

○ ‘누구나 살고 싶은 복지 농촌 조성(국정과제)’과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을 활용한 치유농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농업인, 협동조합, 병원, 복지회관, 건강증진센터, 상담센터, 시민농장 등에서 농업의 치유 기능을 활용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 농촌진흥청은 치유농업 성장을 위한 전략 마련으로, 현재 치유농업 활성화를 위한 효과 기작 검증 연구, 치유농업서비스의 효과적 보급을 위한 설계 연구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 이밖에 강원도, 경상북도와 같은 지역에서도 치유농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2017. 6, 2018. 12.) 시범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질문5. 치유농업 관련 법 제정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 농촌진흥청은 치유농업 정착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치유농업 전문가 포럼 운영으로 관련 법안을 작성, 검토한 바 있습니다(2016.6~2017.5). 그 결과, 2018년 9월 18일자로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 제 43조 2에 치유농업 진흥 조항을 추가, 시행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치유농업 활성화를 위한 독립적인 법률 마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법률안을 준비하고, 국회의원 황주홍 의원을 대표로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안)』을 의원 발의(’19.3.18.)했습니다. 입법 공청회(’19.3.19)를 거쳐 부처 의견 조회 후 농해수위에 접수된 상태입니다. 이 법률이 연구 개발, 전문 인력 양성 등 치유농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질문6. 치유농업의 경제적 효과는 어느 정도 인가요?

○ 치유농업의 사회경제적 기여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가상가치평가법(Contingent Valuation Method: CVM)을 이용하여 소비자가 생각하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기능에 대한 진정한 지불의사(Willingness to pay: WTP)금액을 추정한 결과, 1조 6천억 원의 가치를 창출한다고 파악된 바 있습니다(2013, 케이엠플러스컨설팅). 이 금액을 근거로 그간 변화되어 온 치유농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 입장료 지불의사, 최대지불 의사 금액의 상승률을 고려하여 추정한 경제적 가치는 약 3조 7천억 원으로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2019, 충남대)


질문7. 앞으로 치유농업이 정착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가요?

○ 국민의 삶의 질 향상, 농업·농촌의 지속 발전 선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식물의 치유 효과 발현 기작 검증, 대상자 맞춤형 프로그램 콘텐츠 개발, 효과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연구를 추진해야 합니다.

○ 앞으로 치유농업의 효과적 활동과 새로운 산업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농업 활동과 소재가 갖는 치유 요소가 어떻게 인간의 심리,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는 지 과학적 기작 구명이 필요합니다. 기존 원예치유의 효과 발현 관련 치유요인 연구는 여전히 부족하며, 심리학, 뇌과학, 스포츠과학, 간호학, 정신의학, 식품영양 등 농업과 다른 분야의 융합연구가 절실한 실정입니다.

○ 또한 고령화, 노후불안, 청년실업, 근로빈곤, 가족기능 약화 등 다양해지고 새로워지는 사회문제에 대한 대안으로서, 치유농업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대상자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과 효과적 서비스 제공체계 구축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 치유농업의 주체가 농업인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인 만큼, 치유농업의 보급과 정착을 위한 부처 간, 중앙-지역정부, 민관의 소통과 협업이 필요합니다. 관련 법령이 새롭게 정비되어야 하고, 유연하고 적극적인 행정 처리도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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