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백수오의 효능 연구와 새 판별법 개발로 ‘가짜 백수오’불안 해소와 농가 소득창출 기대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지난 2015년 ‘가짜 백수오’ 사태로 백수오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여전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백수오와 ‘가짜 백수오’로 알려진 이엽우피소를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판별기술의 개발에 성공해 관심을 끌고 있다.
가짜 백수오로 알려진 이엽우피소(異葉牛皮消)는 주로 중국에서 재배되는데 말린 뿌리 모양이 백수오와 비슷하지만 재배 기간이 짧고 가격은 3분의 1 정도로 저렴하며, 국내에선 사용 실태 자료가 없지만만 간 독성·신경 쇠약 등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식품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연구진은 또, 백수오 추출물이 면역증진과 NK세포 활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냄으로써 백수오 재배 농가의 소득창출과 백수오 관련 산업의 성장에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 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앞서 농촌진흥청은 백수오 단일추출물의 여성 갱년기 증상 완화 효과를 밝혀낸 바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 국림원예특작과학원(원장 이영희)은 백수오의 면역증진 효능을 밝히기 위해 면역 저하 동물에 백수오 추출물(200mg/kg)을 투여한 결과, 면역 저하로 인해 줄어든 체중이 정상대조군의 97.4%까지 회복됐다고 밝혔다.
또한, 감소된 림프구의 증식 능력과 자연살해세포(NK세포: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골라 직접 파괴하는 면역세포)의 활성이 면역 저하 대조군보다 63.1% 중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백수오 단일추출물의 면역력 향상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인 ‘백수오 추출물 또는 백수오 조다당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면역기능 향상을 위한 조성물’ (2016.11.15. 한국식품연구원 공동출원)은 지난해 말 산업재산권으로 출원됐다.
뿐만 아니라 농촌진흥청은 백수오가 유사 식물과 혼동돼 재배·유통되는 것을 방지하고,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형태 및 유전자 판별기술과 보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사체 판별기술’도 새롭게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사체 판별기술’은 특정 식물체에만 존재하는 성분을 판별지표로 사용하는 기술로 식물체나 식물체 가루를 이용해 분석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분석 기술을 통해 백수오에만 존재하는 ‘윌포사이드 C1GG’ (Wilfoside C1GG) 성분과 유사 식물인 이엽우피소에만 존재하는 ‘시나우리코사이드 E’(Cynauricoside E) 성분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이 성분을 이용해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혼입여부와 혼입률을 밝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감별용 대사체 마케 및 이를 이용한 감별 방법’(출원번호 10-2015-0150495)을 특허출원했다.
이 연구 논문은 지난 2015년 10월에 국제학회지인 메타볼로믹스(Metabolomics)지에 게재돼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으며 추후 관련 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인삼특작부 이지원 부장은 “백수오 효능을 새롭게 밝히고 원료를 정확히 판별,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은 국내 고유 자원인 백수오 산업의 성장과 농가 소득창출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수오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성분이 함유되어, 특히 부작용이 없는 유일한 갱년기 증상 완화제로 알려지면서 갱년기 여성들 사이에서 광풍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2015년 5월 식품의약안전처가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을 전수 조사한 결과 불과 5%만 진짜 백수오가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부분 제품에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제·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백수오는 박주가릿과(科) 식물로, 한반도 자생 식물인 은조롱의 뿌리 부분이다. 잎 단면이 매끄럽고, 찢으면 하얀 진액이 나오며 황록색의 꽃이 핀다. 꽃은 7∼8월에 우산 모양으로 펴 9월경 꼬투리가 생기는데 그 속에 80∼100알의 종자가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