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검역본부, 유전자 분석결과 유럽의 H5N8 바이러스와 H3N6 바이러스가 재조합된 신종 바이러스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지난 17일 전북 고창 육용오리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유전자 분석결과, 그동안 국내에서 유행했던 것과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밝혀져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검역본부(본부장 박봉균)는 고창 육용오리농장에서 검출된 H5N6형 바이러스에 대해 유전자 분석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 말 유럽에서 유행했던 H5N8 바이러스와 유럽 야생조류의 저병원성 H3N6 바이러스가 재조합된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로 판단된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17일 전북 고창 오리농장서 발생한 H5N6의 유전자 재조합 모식도(사진=검역본부)

유전자 분석결과, 표면유전자인 HA와 NA의 경우 유럽의 야생조류에서 분리된 AI 바이러스 유전자와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H5 유전자’의 경우 지난해 네덜란드 야생조류(홍머리오리)에서 분리된 H5N8바이러스와 가장 높은 상동성(99.17%)을 보였다.

또한, ‘N6 유전자’는 지난 2014년 네덜란드 야생조류(흰뺨기러기)에서 분리된 H3N6바이러스와 가장 높은 상동성(97.25%)을 나타냈다.

이외 다른 내부유전자들도 2016년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에서 유행한 H5N8 HPAI 바이러스와 가장 높은 근연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상동성(homology, 相同[性)’이란 동종 또는 이종에 있어 개체들 간의 DNA 또는 단백질 서열의 유사성(비슷함)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바이러스의 특성을 파악하는 척도가 된다.

검역본부는 또 과거 국내에서 유행했던 유전형과도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했던 H5N6(clade2.3.4.4.C)형과 특성이 매우 달라서 HA(H5) 유전자 상동성은 93.26~93.33%, HN(N6) 유전자 상동성은 84.15~84.23%에 불과했고, 올해 봄 국내서 발생한 H5N8(clade2.3.4.4.B)와 8개 유전자 중 4개 유전자에서 차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박봉균 검역본부장은 “순천만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고병원성 H5N6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정보를 환경부로부터 넘겨받아 와 제주도 하도리 검출 H5N6 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역학조사위원회 전문가의 검증을 거쳐 최종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북 고창 연도별 HPAI 발생농장(사진=검역본부)

검역본부는 이 신종 바이러스의 유입 경로와 원인과 관련해서, 이들 바이러스 간 재조합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바이러스가 금년 10월 이후 겨울철새를 통해 국내에 유입되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고창 오리농장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철새 이동경로를 따라 감염된 철새의 바이러스가 야생조수류와 사람, 차량(기구) 등을 통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추정된다는 것이다.

검역본부는 이런 추정의 근거로 고창 오리농장이 철새도래지인 동림 저수지에 위치해 있고, 최근에는 가창오리 등 철새 이동이 확인됐고, 해당 농장의 축사 지붕에 야생조류의 분변이 다수 발견돼 AI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검역본부 박봉균 본부장은 “발생원인과 유입경로를 추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민관합동조사팀을 구성해 발생농장과 동림저수지 등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폐사체와 분변(852점)에 대한 확인검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시료채취 장소 및 야생조류 항원 검출 현황(사진=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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