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오래되었던 선미촌을 주민과 예술가가 협업한 문화적 가드닝을 통해
걷고 싶은 골목으로 전환

[한국농어촌방송/전주=하태웅 기자] 낡고 어두워 피하고 싶었던 성매매집결지인 선미촌의 골목길이 문화예술과 여성인권의 공간으로 채워진다. 특히 수사기관의 단속 등 공권력 동원이 아닌 주민과 예술가들이 협력 아래 골목길까지 시민들의 공간으로 변화되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

주민과 예술가들이 협력 아래 골목길까지 시민들의 공간으로 변화되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사진=전주시)

 

전주시는 18일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선미촌 기억공간 일대 골목길에서 지역 주민과 문화예술가, 자원봉사자 등 1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OO(공공)의 골목’ 캠프를 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난 2019년부터 서노송동 선미촌 일대에 추진 중인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은 무분별한 재개발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고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도심 및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이날 행사 명칭인 ‘OO의 골목’은 변화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모두의 골목길이 되고자 하는 협업과 연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가운데 OO은 성매매집결지였던 어둡고 침침한 공간에서 시민 모두가 걸을 수 있는 공공 영역으로의 전환을 말한다.

OO의 골목 캠프 행사로는 지역 주민과 서노송예술촌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염색, 목공, 회화, 가드닝, 디자인, 조명 등 6개 팀의 제작 워크숍이 진행된다.

나아가 서노송예술촌의 변화를 상징하는 차원에서 워크숍에 참여한 시민들이 작품인 소형 비닐하우스 화단과 나무화분조명 등을 선미촌의 각 골목길에 설치할 계획이다.

이는 주민과 예술가들이 ‘문화적 가드닝’ 수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과 그간 운영됐던 ‘골목 창작 연구소’의 논의 내용을 반영한 결과다. 또 전주시 문화정책과 도시재생 부서, 전주시자원봉사센터 등이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전주형 도시재생 공간 만들기에 힘을 보탰다.

소형 비닐하우스 화단과 나무화분조명 등을 선미촌의 각 골목길에 설치할 계획이다(사진=전주시)

 

OO골목 캠프에 참여한 시민들은 선미촌이 성매매집결지라는 오명을 벗어나 문화적 도시재생의 핵심공간이자, 시민들의 힐링 공간으로 탈바꿈되고 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앞서, 전주시와 문화적 도시재생사업단 ‘인디’는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 예술가와 함께 총 10여 차례에 걸친 워킹 그룹을 개최했다. 이를 바탕으로 주민과 예술가, 행정의 협업 워크숍을 통해 선미촌 문제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한편 선미촌은 지난 2002년 정비계획을 수립한 이후 2015년부터 선미촌 정비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문화재생사업을 전개하면서 지속가능발전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의 경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 주관한 지속 가능 발전 교육 공식 프로젝트 인증사업에 선정되는 등 재생사업 우수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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