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보다 40% 증가, 청장년층 증가세 뚜렷

블루오션 농어촌에 도시민이 몰려오고 있다. 지난해 귀농·귀촌 가구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취업난, 고용 불안 등 40대 이하 젊은 청장년층의 귀농·귀촌 증가율이 특히 높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이 지난달 19일 발표한 '2014 귀농·귀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귀촌가구는 4만4586가구로 전년 대비 37.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0년(4067가구)에 비해 10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농사를 짓기 위해 시골로 간 귀농 가구는 1만1144가구로 전년대비 2.0% 증가했지만, 주거 등 목적으로 시골로 간 귀촌 가구는 3만3442가구로 전년 대비 55.5%나 증가했다.

귀농의 경우 2013년 1만923가구(1만8825명)에서 2014년 1만1144가구(1만8864명)로 2.0%p 증가해 3년 연속 1만가구 이상 귀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귀촌인구의 증가세는 더욱 눈에 띈다. 2013년 2만1501가구 3만7442명에서 지난해 3만3442가구 6만1991명으로 무려 55.5%p 증가하며 전입가구원 기준으로 두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01년 880가구에 불과하던 귀농·귀촌 가구수는 △2011년 1만503가구 △2012년 2만7008가구 △2013년 3만2424가구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무려 4만4586가구를 기록하는 등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서준한 농식품부 경영인력과장은 "지난해 귀농·귀촌 가구는 4만4586명으로 전년에 비해 1.4배 늘어나는 등 최근 3년간 증가폭이 확대 추세에 있다"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전원생활에 대한 갈망과 고부가가치 농업 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귀촌·귀농 가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40대 이하 젊은 층의 귀농·귀촌 인구가 증가하는 것이 고무적이다. 연령별로 베이비붐 세대인 50대의 귀농·귀촌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40대 이하 젊은 층의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가구주의 연령대를 보면 귀농의 경우 50대는 귀농·귀촌가구 각각 39.6%, 29.6%로 조사돼 가장 높았고, 40대가 22.4%, 22.0%를 차지했다. 30대는 10.7%, 19.6%로 조사됐다.

서 과장은 "40대 이하 젊은 층 귀농·귀촌 증가율(43.0%)이 평균 증가율(37.5%)보다 높게 나타나, 귀농·귀촌이 베이비부머 이외 세대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전원생활에 대한 갈망과 고부가가치 농업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 이외에도 40대 이하 젊은 층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인접지역에 집중되던 귀농·귀촌도 점차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시도별 귀농가구수를 살펴보면 경북으로 귀농한 가구수가 2172가구(19.5%)로 전년에 이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전남(1844가구), 경남(1373가구), 충남(1237가구), 전북(1204가구) 등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되는 모습이다.

귀촌은 경기도가 1만149가구(30.3%)로 가장 많았고, 충북 4238가구(12.7%), 제주 3569가구(10.7%), 경북 3345가구(10.0%) 순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도권 인접지역에 집중됐던 귀농·귀촌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비교적 젊은 연령층이 가세하면서 동기도 다양화됐다"고 설명했다.

귀농 전 거주지역은 경기가 2367가구(21.2%)로 가장 많았고, 서울 2139가구(19.2%), 대구 890가구(8.0%), 부산 802가구(7.2%), 광주 721가구(6.5%)가 뒤를 이었다. 귀촌은 경기가 9224가구(27.6%), 서울 7918가구(23.7%), 인천 1974가구(5.4%), 대구 1582가구(4.7%), 충북 1552가구(4.6%) 순이다.

귀농·귀촌 인구는 늘었지만 1~2인 가구가 많은 나홀로 귀농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입가구원수별로 1~2인 전입가구가 귀농은 82.9%, 귀촌은 76.5%를 차지해 전체 귀농·귀촌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1~2인 가구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가족과 함께 농촌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적다는 의미로 가족과 떨어져 있는 만큼 정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는 농촌 정착에 실패할 경우 다시 도시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나홀로 귀농의 비중이 높은 가장 큰 이유로 교육 인프라 부족이 꼽힌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귀농·귀촌 현상이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가속화되고 기대수명이 높아지면서 장·노년층의 탈도시화 흐름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가 자녀 진학과 결혼, 은퇴 이후의 주거와 생활비가 적게 드는 농촌으로 이주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저성장 경제 상황에서 청·장년 고용여건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농촌에서의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 이주하는 경우도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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