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한국농어촌방송/경남=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서민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2020년 1월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임시직 근로자는 442만 3천명, 일용직 근로자는 136만 7천명이며, 17시간 미만 취업자가 178만 1천명에 달한다. 이들은 매일매일 사업장이 돌아가야 생존할 수 있는데, 임시휴업과 개학연기는 물론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음식점, 숙박업소 등이 개점휴업 상태라 사실상 실업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3월 4일 중앙일보 보도에 의하면 대구 한 초등학교 급식조리사는 방학을 포함해 석 달 넘게 한 푼도 벌지 못했다고 한다. 일용직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건설현장이 중지되어 일을 찾을 수 없다. 정규직은 휴업을 해도 임금에 변화가 없지만 임시직은 소속 학교나 사업장이 개학 연기나 휴업을 하게 되면 임금을 받을 수 없다. 요식업 종업원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식당에 손님이 없어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 대리운전도 감염위험 때문에 사람들이 외출을 하지 않으면서 콜이 실종되었다. 소비 부진이 연쇄 불황을 형성해 가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3월 3일 기준금리를 1.00~1.25%로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활동의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며 인하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는 18일 정례 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조기에 경제의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미 CNN방송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3월 2일 기준으로 102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6명으로 모두 미국 서부 워싱턴주 주민들이었다. 확진자 102명 중 48명은 일본 요코하마항에 격리 정박됐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했다가 미국 정부의 전세기 편으로 돌아간 사람들이며 미국 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54명이다. 반면 한국은 3월 3일 현재 확진자 5186명에 31명이 사망하였다. 미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이 일어날지 모르는 초기 단계인데 반해, 한국은 좀처럼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한 달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다.

한국도 2월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하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는 부작용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기준금리를 동결하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부동산은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상승하였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수도권의 재건축 규제 등을 앞세워 공급을 원활히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충분한 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많은 경제전문가가 주장하였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공급은 충분한데 가수요 때문에 부동산시장이 폭등하였다고 진단하며 가수요를 잡아 반드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며 대출규제를 중심으로 하는 수많은 정책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정부의 장담과는 달리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달아오르고 있다. 애초부터 잘못된 진단이었으니 실패는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실패가 국민의 삶을 어렵게 하는 새로운 부작용을 낳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은 단기적인 악재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나 짧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잘 대처하면 장기적으로 경제의 기초체력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단기적인 대처에 실패하면 경제체질이 약화될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이 긴급하게 금리를 인하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미국처럼 처방을 내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미국은 단기 이슈에 대해 강력히 대응함으로써 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부동산 정책 실패가 발목을 잡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진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하는데 이 카드를 쓸 수 없게 된 것이다. 부디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어 경제난이 일어나지 않기를 하늘에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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