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바이셀라 사이바리아' 생성 상관관계 최초 구명...김치 유산균 식품원료 등록 추진

- 연구 관계자와 일문일답 "한국 김치가 세계인의 건강기능식품 과학적으로 입증"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김치에 넣는 고춧가루가 항암과 면역증진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유산균을 증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유산균은 다양한 식품제조에 활용할 수 있는 식품원료로도 등록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은 김치 내 다양한 유산균의 유전체정보를 기반으로 정량분석기술을 개발해 김치의 주요 유산균 중 하나인 '바이셀라 사이바리아(Weissella cibaria)'의 생성과 고춧가루의 상관관계를 최초로 구명했다고 10일 밝혔다.

▲ 김치 속 고춧가루가 항암, 면역 유산균 증식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바이셀라 사이바리아'는 사람 몸속에서 항암, 항염, 항균 기능을 하는 물질인 '인터루킨(interleukin)'의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바이셀라 사이바리아가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면역력을 높이고 식중독균에 대한 면역반응을 높이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

이 면역반응 실험에서 8주령 수컷 쥐에 바이셀라 사이바리아를 2주간 경구 투여한 뒤 식중독균(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을 감염시켜 2일 동안 관찰 뒤 간과 비장의 식중독 균수를 측정하였다.

▲ 바이셀라 사이바리아 유산균의 간과 비장에 대한 면역반응 실험(그래픽자료=농촌진흥청)

그 결과 바이셀라 사이바리아 유산균을 투여한 군의 간과 비장에서 낮은 수의 식중독균이 검출됐으며, 이 결과는 바이셀라 사이바리아 경구 투여가 식중독균의 생체 내 제거율을 높였다는 것을 제시하며, 이는 바이셀라 사이바리아에 의한 면역증진 효과가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춧가루가 들어 있는 김치와 들어 있지 않은 김치를 4℃ 냉장고에 12주 동안 저온 발효한 결과, 고춧가루가 들어 있는 김치에서 7주 정도까지 바이셀라 사이바리아의 개체수가 부피 1㎖ 당 약 2,000만 개가 확인됐으며 이후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춧가루가 들어 있지 않은 김치에서는 바이셀라 사이바리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 고추가루 함유 여부에 따라 유산균 개체수가 2천만 배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그래픽자료=농촌진흥청)

따라서 항암 및 면역증진 효과가 있는 바이셀라 사이바리아가 많은 김치를 먹기 위해서는 고춧가루를 넣고 저온에서 발효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김치의 고춧가루가 항암 및 면역증강에 탁월한 효과를 지닌 유산균인 바이셀라 사이바리아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 연구 결과가 게재된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농촌진흥청 장승진 농업생명자원부장은 “이번 연구는 유산균의 유전체 정보만 있으면 특정 종(種) 단위까지 개체 발생수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처음 개발해 이루어진 것이다”며 “이 기술을 이용해 다시 한 번 우리 전통식품인 김치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김치의 주요 유산균 중 하나인 바이셀라 사이바리아를 다양한 식품제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식품원료로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 유산균에 대한 특성 및 안전성 검토자료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해 유권해석을 통해 사용을 허가받았으며, 현재 식품원료 등록을 위한 행정예고 절차가 진행 중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개정, 고시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농촌진흥청 최정숙 기능성식품과장은 “바이셀라 사이바리아를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면 유산균 음료 등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김치가 세계시장에서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연구 관계자와의 일문일답이다.>

김치에는 우리 몸에 좋은 어떤 유산균들이 있는가?
=김치에는 다양한 유산균이 살고 있다. 그런데 김치의 발효, 숙성, 온도에 따라 사는 유산균이 다르다. 그 중에서 락토바실루스 플란타룸(Lactobacillus plantarum)은 김치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유산균으로 장내 유해미생물을 억제하고 유익한 유산균을 증식하는 기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바이셀라 코리엔시스 (Weissella koreensis)는 항비만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고,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Leuconostoc mesenteroides)는 김치 발효 과정 중에 생성되는 균으로 김치가 맛있다고 느껴질 때까지 발효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셀라 사이바리아(Weissella cibaria)는 어떤 유산균인가?
=김치, 소시지 등과 같은 발효식품 및 사람과 동물의 임상시료에서 정상적으로 분리되는 유산균이다.

국외에서 보고된 결과를 보면 바이셀라 사이바리아는 다양한 효소활성을 가지고 있어 기능성 점질 다당체(dextran 등)와 항균물질을 생산하는 균주로 알려져 있다.

또 사람 몸 속에서 다양한 사이토카닌, 일산화질소, 핵인자-κB의 농도를 높이도록 유도해 항암, 항염, 항균 기능을 증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에는 조류 인프루엔자 바이러스(avian influenza virus)에 항바이러스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유산균에 대한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특정 종(種) 단위까지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처음 개발했다고 했는데, 무엇인가?
=지금까지 유산균의 종(種, species) 단위 분석을 위해서는 선별배지배양법, 효소반응법, 지방산분석, 16S rRNA 유전자검사 등을 병행하여 왔으나, 종(種, species) 간 또는 속(屬, genus) 간에 유전적 유사도가 매우 높아 절대적 정량 분석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최근 유전체 해독 및 관련 융합 기술의 비약적 발전 덕분에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해독된 유산균 유전체 정보만 있으면 종 또는 개체 특이 DNA나 특이 유전자 서열 정보를 바로 찾아 정량 분석할 수 있는 생물정보학적 방법을 이번에 개발했다.

유산균 유전체 정보만 있으면 유산균을 이용한 가공식품 내 미생물의 정량 분석이 모두 가능한가?
=현재까지 해독된 유산균의 유전체 정보는 매우 다양하고 수백 건에 이르나 이들 유산균 사이에는 많은 유전적 공통점이 있어 현재까지도 종(Species) 단위 또는 개체별 정량 분석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정량분석기술을 활용할 경우 종 또는 개체 단위의 특이 DNA 정보를 발굴해 빠른 시간 내 해당 유산균의 존재 여부 및 개체 수를 신속히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식품원료로 등록한다고 했는데, 무엇인가?
=식품위생법상 식품이란 의약으로 섭취하는 것을 제외한 모든 음식물을 말하며 식품원료란 이러한 식품을 제조나 가공하기 위한 기본이 되는 물질을 말한다.

식품공전에 따르면 식품원료로서 안전성 및 건전성이 입증되지 아니한 원료는 식품의 제조, 가공 또는 조리 시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식품원료 등록을 위해서는 해당 원료의 국내 식용근거와 안전성 검토 자료가 필요하다.

바이셀라 사이바리아의 식품원료 등록 추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지난 3월 8일 식품원료 등록 자료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해서 7월 8일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사용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식품위생법에 의거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의 개정을 위해 행정예고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11월 11일까지 수렴 중에 있으며, 이후 식품위생심의위원회와 국무조정실 규제 검토가 6개월∼12개월 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바이셀라 사이바리아가 식품원료로 등록되면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인가?
=항암, 면역 증진 등에 효과가 있는 바이셀라 사이바리아를 식품 원료로 등록한다면 균주를 쉽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유산균 음료와 같은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이 가능하게 된다.

바이셀라 사이바리아가 어떻게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나?
=면역증진은 T-세포, B-세포 NK-세포 등과 같은 면역세포 활성화, 사이토카인 분비 조절 등 다양한 작용기전이 존재한다.

또한 우리 몸 속 면역세포의 약 70%는 장에 존재하고 있으며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면역체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바이셀라 사이바리아는 유산균으로서 장내 미생물 균형과 면역세포의 다양한 면역기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명확한 연구결과를 얻기 위해 현재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치 속 고춧가루가 항비만 효과가 있는 유산균의 양을 결정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김치의 주요 유산균 중 하나인 ‘바이셀라 코리엔시스(Weissella koreensis)’의 생성과 고춧가루의 상관관계를 구명한 바 있다.

연구 결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고춧가루가 들어 있는 김치와 들어 있지 않은 김치를 4℃ 김치 냉장고에 12주 간 보관했을 때 비만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바이셀라 코리엔시스’의 밀도가 고춧가루가 들어 있는 김치에서 들어 있지 않은 김치보다 1,0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도 지난해 10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김치의 고춧가루가 비만 억제 유산균인 바이셀라 코리엔시스의 밀도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으로 논문이 게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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