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교대 지질유산연구소 김경수 소장
악어 발자국 화석 연구 결과 국제학술지에 발표

진주 혁신도시의 백악기 악어 앞발자국과 뒷발자국. (사진=한국지질유산연구소)
진주 혁신도시의 백악기 악어 앞발자국과 뒷발자국. (사진=한국지질유산연구소)

[한국농어촌방송/경남=강현일 기자] 진주 혁신도시는 1억1천만년 전 백악기 호숫가에서 원시 악어가 노닐던 곳이었다.

진주교육대학교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 김경수 교수(소장 과학교육과)는 진주혁신도시(중생대 백악기 진주층)에서 발견된 백악기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인 ‘백악기 연구(Cretaceous Research)’에 발표했다.

논문 제목은 ‘아시아에서 발견된 크로코다일로포두스(악어 발자국) 화석의 최초 보고: 하부 백악기의 고생태에 관한 함의’이다.

이 논문으로 진주 혁신도시는 백악기 익룡, 공룡, 포유류, 도마뱀, 개구리와 함께 악어의 활동 모습 등 백악기 생태계를 잘 보여주는 곳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이번에 발표된 백악기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은 지난 2010년 진주혁신도시 조성 공사 지역인 약 1억 1000만 년 전 백악기 진주층에서 발견됐다. 이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은 한국에서 백악기 시대 진주 지역 호수에 악어가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진주의 백악기 원시악어 발자국은 스페인에서 처음 발견된 크로코다일로포두스(악어 발자국 화석)와 형태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크로코다일로포두스 악어 발자국이 아시아에서 발견돼 연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살고 있는 악어들은 많은 시간을 물속에서 생활하며 가끔 육지에 올라와 햇볕을 쬐면서 시간을 보낸다. 따라서 발가락 사이에는 물갈퀴가 발달해 있고 꼬리는 길고 세로로 납작하다. 이 꼬리는 물속에서 헤엄칠 때나 사냥할 때 강력한 추진력을 얻는 도구이다.

그리고 육지에서 걸어다닐 때 긴 꼬리가 땅에 닿아서 발자국과 꼬리 흔적을 함께 관찰할 수 있다. 반면에 진주의 백악기 원시 악어 발자국에는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없고 꼬리 끌린 흔적이 없다.

따라서 주로 육상에서 생활했던 원시적인 형태의 악어가 남긴 발자국 화석으로 해석된다. 뒷발자국 화석의 길이(7-9cm)를 근거로 할 때 진주 백악기 원시 악어의 크기(몸길이)는 약 84-108cm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진주혁신도시 조성공사 구역에서 육식 공룡 발자국, 세계 최초 뜀걸음형 포유류(캥거루쥐) 발자국,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 발자국, 세계에서 가장 작은 랩터 공룡 발자국,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백악기 도마뱀 발자국 화석에 관한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발표됐다.

이 악어 발자국 화석의 연구 결과는 이 지역에서 발견된 발자국 화석으로는 6번째 연구 결과이다.

김경수 교수는 “진주혁신도시의 진주층은 백악기 익룡, 공룡, 포유류, 도마뱀, 개구리와 함께 악어의 활동 모습 등 백악기 생태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며 “진주혁신도시에는 백악기 생물들이 매우 다양했고, 풍부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것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발표는 1억 1000만년 전 진주혁신도시에 매우 다양한 척추동물들이 살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빨, 머리뼈 등 백악기 악어 화석은 몇 번 발견됐지만 발자국은 처음”이라며 “2002년 사천시 서포면 구랑리 해안에서 원시 악어 발자국이 처음으로 발견됐지만 당시에는 양서류의 발자국 화석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공동 연구로 진행됐으며 진주교대 김경수 교수를 비롯해 진주교대 대학원 졸업생 등 한국 연구진, 미국의 콜로라도 대학교 마틴 로클리 교수, 호주의 앤서니 로밀리오 박사 등이 참여했다.

백악기 악어 발자국 화석 표본은 진주 익룡 발자국 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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