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119안전체험관 교관 임준석

전라북도119안전체험관 교관 임준석(사진=전북소방)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가 위축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3월의 마지막 날 필자를 비롯한 전라북도119안전체험관에서 근무하는 소방공무원은 인천국제공항으로 급히 출발했습니다.

전라북도는 3월 31일 해외 입국자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해외유입을 원천 차단하고자 인천국제공항으로 소방공무원을 배치했습니다. 해외에서 입국한 도민과 외국인을 공항버스로만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이송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구에서 구급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던 찰나에 인천국제공항 해외입국자 이송 지원 업무 배치 소식을 듣고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라는 비장한 마음으로 인천으로 향하는 짐을 꾸렸습니다.

전주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바라본 창문 밖 풍경은 길가에 끝도 없이 핀 벚꽃이 흐드러지게 꽃잎을 뿌리고 있어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제1국제터미널과 제2국제터미널 두개조로 나눠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터미널 도착 즉시 Level-D 방호복을 입고 근무를 했습니다. 방호복을 입자 금세 땀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고글은 시야가 제한돼 답답했고 피부에 닿는 실리콘은 땀이 스며들자 얼굴이 가려웠습니다.

입국한 도민과 외국인 중 필자의 어머니쯤 돼 보이는 50대 여성은 본인 때문에 고생한다며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해외에서 입국했다고 스스로 죄인이라도 된 것 마냥 위축된 모습이 몹시 안타까웠습니다.

새벽 3시, 적막한 터미널에서 근무하던 중 버스를 타기위해 온 어르신께서 늦은 시간까지 고생한다며 당신께서 마시기 위해 구입한 캔커피를 우리에게 주고 가셨습니다. 격리기간을 가져야하는 분께서 오히려 우리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주시니 졸음이 가시고 힘이 났습니다.

안내를 잘 따라주시며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해주신 분과 고생한다며 힘내라는 입국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와 가족이 보내 준 몸조심하라는 문자메시지 하나하나가 지치지 않고 근무하게 했습니다.

며칠 뒤, 인천에서 2번째 근무 중 안내한 입국자 한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재난문자를 보고 지금하고 있는 해외입국자 이송지원업무가 확진자를 다른 사람과 일절 접촉하지 않게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도민들과 내 가족을 안전하게 보호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슴 깊은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쉽게 잦아들지 않고 확산이 장기화 된 가운데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떠들썩하고 온 도민이 긴장하며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 장수 출신의 한 간호사는 대구로 의료지원을 다녀온 후 모범적인 자가격리로 도민의 안전을 지켰다고 합니다.

인천에 다녀온 후로 코로나19 관련 뉴스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됐습니다. 다행히 격리 해제된 환자가 많아졌다는 소식이 들리고 연일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를 들으며 필자는 다시 한 번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짐을 꾸리고 있습니다.

온 도민들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올바른 손씻기를 실천하며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종식의 그날까지 모두 힘냅시다. 파이팅 대한민국!

                                                                      전라북도119안전체험관 교관 임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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