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열 칼럼] 중국기업의 만연한 통계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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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열 칼럼] 중국기업의 만연한 통계조작
  • 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 승인 2020.04.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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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한국농어촌방송/경남=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4월 2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루이싱(瑞幸)커피의 회계조작을 시발로 중국기업들의 거짓말이 연일 터지고 있다. 루이싱커피에 이어 중국 1위의 온·오프라인 교육기업 하오웨이라이(好未來)는 회계부정을 부분적으로 인정하였으나 중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아이치이(愛奇藝)와 교육기업인 건쉐이쉐(跟誰學)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의 고질적인 회계조작 문제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 중국기업들의 회계조작은 한국 증시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7년 이후 한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은 총 24곳이다. 이 가운데 11개 기업이 각종 허위·불성실공시, 회계부정 등을 일으켜 상장 폐지되었다. 2011년 코스피에 상장한 후, 1000억 원대 분식회계로 상장 2개월 만에 거래 정지되고 증시에서 퇴출된 고섬이 대표적이다. 중국기업들의 회계부정은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19년 4월 국내 상장 중국기업인 차이나그레이트와 이스트아시아홀딩스는 나란히 거래 정지되었다. 차이나그레이트는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고, 이스트아시아홀딩스는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까지 감사인을 선임하지 않아 감사보고서를 발행하지 못해 거래 정지되었다.

한국 증시에 상장되었던 중국기업들의 회계조작에 이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회계조작이 현실화되면서 중국기업들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4월 2일 루이싱커피는 그동안 의혹을 받아왔던 3800억원 규모의 회계조작을 시인하였는데 이는 2019년 매출액의 약 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날 루이싱커피 주가는 75% 이상 급락했고, 3일 더 떨어져 하락폭이 90% 이상이 되었다. 그동안 루이싱커피가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 수익성이 의문이라는 의혹을 계속 받아왔다.

2017년 중국 샤먼에서 사업을 시작한 루이싱커피는 설립 1년 6개월 만에 중국 28개 도시에 총 2370개 매장을 확보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급기야 2019년 말 전체 매장수가 4910개로 스타벅스의 4125개를 추월했다. 이어 루이싱은 초대형 유니콘기업으로 선정되며 2019년 5월 나스닥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그러나 루이싱의 거짓말은 그리 오래지 않아 탄로 났다. 올해 초 미국의 상장사 비리고발 리서치 업체인 머디워터스리서치가 익명의 보고서를 공개하였다. 머디워터스리서치가 공개한 보고서는 CCTV자료, 영수증 등 데이터를 직접 분석한 결과,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루이싱커피의 점포별 일평균 판매량과 평균 판매가격이 각각 69%, 12%씩 허위로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루이싱은 모든 주문이 100%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져 시스템에 자동 등록되기 때문에 인위적인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하였다. 그럼에도 의혹제기는 거듭되었고 결국 루이싱은 회계조작을 인정하였고 추락했다. 4월 1일 루이싱의 주가는 26.2달러였는데 2일 종가는 6.4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장중 주가는 4.9달러까지 떨어졌다. 하루 사이에 약 6조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진 것이다. 다음날에도 루이싱의 주가 폭락은 이어졌고 3일 종가는 5.38달러였다.

기업의 회계부정은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다. 한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사업보고서를 믿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이 기업들의 회계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쳐 하루아침에 90% 이상의 손실을 보기 일쑤였다. 이제 이러한 일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재연되고 있다. 어느 나라나 회계부정을 자행하는 기업은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자본시장 전체를 교란할 정도로 빈도가 높지 않다. 반면 국내 증시에 상장되었거나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회계부정 비중은 매우 높다. 심지어 국내에 상장된 중국기업 모두가 회계부정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차이아 포비아’가 회자될 정도이다.

중국이 신뢰받는 강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거짓말하는 버릇을 고치고 투명하게 정부나 기업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우리 금융당국도 루이싱사태를 계기로 다시 국내 상장 중국기업들에 대해 부정은 없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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