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한국농어촌방송/경남=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우리 국민들이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강력한 양당제하의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정치인들은 권력을 잡는데 유리하도록 명분을 만들고 이를 선전한다. 다당제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하겠다는 것이나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것이나 숨은 의도는 권력획득을 위한 선전일 뿐이다.

준연동형 선거제도의 도입으로 다당제를 지향하겠다고 출발한 정치개혁은 목표와 달리 강력한 양당체제로 결론 났다. 지난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63석을 확보하였으며,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의석을 합하면 180석으로 전체 의석의 3/5을 차지하였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과 합하여 103석을 확보하였다. 반면 정의당과 국민의당을 비롯한 군소정당들은 거의 궤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합의되지 않은 선거제도의 변화로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다. 아울러 우리 국민들은 다당제보다는 양당제를 선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의는 양당제하에서도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할 의사가 있으면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당제보다는 국가발전을 위해 강력한 견제가 더 중요하다고 보아 양당제를 선택한 것이다.

강력한 양당제의 출현과 함께 지역주의를 극복하겠다는 노무현의 꿈이 산산 조각난 것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결과다. 여야 모두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호남과 대구·경북에서 배타적인 지지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구·경북에서 단 1석도 얻지 못한 반면, 호남 28석 가운데 27석을 얻었다. 반대로 미래통합당은 호남 지역구에서 단 1석도 얻지 못했지만 대구·경북에서는 25석 중 24석을 가져갔다. 이쯤 되면 지역주의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아 보인다. 지역주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때문에 많은 스포츠 구단들이 지역에 연고를 갖고 경쟁하며 흥행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구경북에서 당선되거나 미래통합당 후보가 호남에서 당선되는 것을 지역주의 극복의 사례로 내세운다. 그런데 이것이 잘 실현되지 않는다. 왜냐면 개별지역의 주민들은 두 당의 후보들의 정책에서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위체제가 공고한 상태에서는 개별지역의 의원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한계가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즉 지역주민들은 개별의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지역현안을 해결하는데 더욱 중요한 변수인 당에 투표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차 당선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는 국민들이 현명해 하위체제가 아닌 상위체제를 선택해 나타난 현상인데 이에 배제된 일부 정치인들이 망국적 지역주의라고 비난한다.

정당의 민주화가 이루어져서 개별의원들의 역할이 확대된다면 지역주의는 옅어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당의 권력자 생각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면 호남은 호남당을 대구경북은 영남당에 몰표를 주는 국민들의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경제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1주일 단위로 급여를 지급하는 미국에서 3천5백만 명 이상이 실직하였다고 한다. 미국에서 실업자가 늘어나면 소비를 하지 않을 것이고 이는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를 타격한다. 아직 우리경제에 대한 충격이 본격화되지 않았으나 다가올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비시장은 급격히 악화되었고 정부의 행사 예산 지출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모두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환경이다. 이제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국민들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강력한 정책추진을 돕기 위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주었다. 아울러 무소불위의 권력행사를 방지하기 위해 개헌저지 임무를 야당에게 부여하였다. 20대 국회와 달리 코로나19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멋진 21대 국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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