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볼프강 바우어 “감염병 대응 시스템 잘 갖춰…강남에서 배울 점 많아”

(사진=강남구청)
인터뷰 후 손인사하는 볼프강 편집장(좌)과 정순균 강남구청장(우)(사진=강남구청)

[한국농어촌방송 / 박정아 기자] 독일의 시사주간지 ‘디 차이트(Die Zeit)’ 총괄 편집장인 볼프강 바우어(Wolfgang Bauer)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정순균 강남구청장에게 묻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최근 강남구를 찾은 그는 정 구청장과 가진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방역체계와 검체검사 수가 1만8000여명을 넘어선 강남구의 선제적인 대응 등을 들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강남구가 지난 1월 26일 국내 세 번째 확진자가 관내를 거쳐갔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대응할 수 있던 배경과 관련, 2002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쌓은 노하우와 매뉴얼을 마련했기 때문이라는 정 구청장의 말에 “배울 점이 많았다”고 했다.

“독일 질병관리본부인 로버트 코흐 연구소(Robert Koch Institute)는 처음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력에 대해 과소평가했습니다. 3월 중순이 돼서야 음식점 등 모든 가게의 문을 닫았어요. 지난 2017, 2018년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 수 2만5000명에 비하면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현재까지 독일에선 8000명에 달하는 사람이 사망했습니다. 최근에는 크게 줄어 하루 8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치단체장은 절망하고 포기하기보다는 국민이나 전 직원들이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선제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조언과,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코로나19 대응을 할 수 있던 한국의 비법 4가지, ▲정부의 투명한 정보공개와 선제적 대응 ▲뛰어난 의료체계 ▲국민들의 자발적 협조 ▲헌신적인 의료진과 공무원이라는 정 구청장의 발언을 꼼꼼히 메모했다. 이어 “코로나19를 이겨낼 것이라는 믿음이 독일에서는 부족한데 한국의 긍정적인 인식이 좋다”고 답했다.

인터뷰 후 손인사하는 볼프강 편집장(좌)과 정순균 강남구청장(우)(사진=강남구청)
인터뷰 후 담소 나누는 볼프강 편집장(좌)과 정순균 강남구청장(우)(사진=강남구청)

“강남, 매력 넘치고 흥미로운 곳…독일의 미흡한 감염병 시스템 바꿀 계기될 것”

강남은 독일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고 했다. 그는 “강남은 독일에서 잘 알려진 지역으로, 매력 넘치고 흥미롭고 신비로 가득찬 곳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서울시내 25개구 중 가장 많지만, 아직 순수한 강남구 자체 지역 발생자가 한 명도 없는 강남과 비교하면, 독일은 ‘악몽 같다’고 했다. 그는 “독일은 모든 곳이 폐쇄돼 외식도 할 수 없는데 강남에서는 편하게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 있었다”면서 “강남에 와보니 나쁜 꿈에서 깨서 숨을 쉴 수 있는 곳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독일에서 많은 의사들을 만날 예정이며, 한국이 어떻게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있는지를 기사화해 알려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취재를 통해 독일의 미흡한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독일은 모든 것을 셧다운(Shut Down) 시켰을 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접촉자에 대한 검체검사도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 않죠. 일례로 확진자가 거쳐간 서점은 문을 닫았지만, 접촉한 간호사인 내 사촌은 검체검사를 하지 않더군요. 왜 검체검사를 해야 하는 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요. 코로나19 관련 한국의 대응 상황을 전달해주는 제 기사는 많은 독일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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