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한국농어촌방송/경남=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사람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지만 크게 불안해하지 않으며 살아간다. 왜냐하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류의 역사가 긍정적으로 발전해 왔기에 안심하는 마음이 작동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 보고되었을 때만 해도 이 질병이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번지고 지금처럼 우리의 생활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극소수였다. 많은 사람들이 사스나 메르스처럼 잠시 나타났다 소멸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예상을 깨고 인류에게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통상 2개 분기에 걸쳐 GDP가 마이너스로 역성장하면 경기침체로 규정한다. 코로나 19가 처음 중국에서 보고된 때는 2019년 12월이고 한국의 첫 확진자가 출현한 것은 2020년 1월 20일이었다. 이때부터 경제활동이 위축되기 시작되었다고 보면 벌써 2개 분기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경기침체는 너무나 분명해 보인다. 이제 침체의 크기가 중요한 시기에 살고 있다. 침체 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세계 모든 나라들이 금리를 낮추고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금리를 낮추고 재정을 확장하면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풀고 크게 금리를 낮추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내려가고 있다. 이유는 워낙 소비가 위축된데 더해 그동안 만들어 놓은 재고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구조조정을 통해 공급을 축소시키기도 어렵다. 구조조정은 한계기업의 퇴출을 의미하는 것으로 필연적으로 엄청난 실업자를 배출한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최대한 단기적으로 마무리되고 구조조정 없이 고용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재정을 풀고 금리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만약 정부의 예상과 달리 코로나19가 더 장기화되고 확장재정과 저금리의 효과가 한계에 도달한다면 새로운 경제적 후폭풍이 나타날 것이다.

우리나라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제원유가격이다. 코로나19이전 원유가격은 40-50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본격화하면서 10달러대로 가격이 급락하였고 사상 최초로 4월 20일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선물 가격은 배럴당 -37.65달러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산유국들의 하루 천만배럴 감산과 미국 원유시추공의 감소로 35달러 수준으로 회복된 상태이다. 그사이 미국의 몇몇의 원유시추업체는 파산신청을 하였다. 공급측면의 구조조정의 인한 결과이다. 아직까지 물가를 자극할 수준은 아니어서 다행스러운 환경이다.

정부가 재정을 풀고 금리를 낮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투자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세계적인 불황에 투자 성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산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아야 할 판이다. 이렇다보니 시중에 풀린 상당한 양의 돈은 주식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다. 주식시장만 인플레가 나타난 상황이다. 기업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연일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다. 유동성의 힘이다. 엄청난 거품이 주식시장에 낀 것이다. 거품은 꺼지기 마련이다. 주식의 가치는 기업실적에 수렴한다. 거품이 꺼지면 투자자가 거품을 떠안아야 한다. 새로운 한국경제의 불안정 요인이 출현한 것이다.

현재의 경제 상황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위기에 정부는 확장 재정과 초저금리로 대응하고 있는데 이 유동성이 주식시장의 인플레로 나타났고 낮은 유가와 막대한 재고로 낮은 물가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공급의 변화로 유가가 단기간에 -37.65달러에서 35달러로 회복되었듯이 이내 주식시장의 거품은 꺼질 것이다.

수출이 생명인 한국의 기업들은 해외시장이 위축되면 확장재정과 초저금리의 혜택에도 한계가 있어 도산할 수밖에 없다. 먹구름은 폭풍우를 동반한다. 경제학 교과서와 달리 나타나는 현재의 경제상황이 바로 먹구름이다. 이제 곧 엄청난 폭풍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모두 슬기롭게 난관을 헤쳐 나가길 기원한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촌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