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東松餘談] 인지부조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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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칼럼東松餘談] 인지부조화 현상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 승인 2020.06.1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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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한국농어촌방송/경남=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인지부조화라는 심리학 이론이 있다. 인간은 자신의 태도와 행동의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동기를 갖고 있어서 자기 자신이 갖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 태도 그리고 행동에 부조화 되는 일을 만나게 되면 그 심리적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태도나 행동을 변화시킴으로써 심리적 불편함을 해결하고 자신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이론이다.

예를 들어 흡연이 갖는 건강에 대한 나쁜 영향과 자신의 계속적인 흡연 행위에서 느끼는 심리적 긴장과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금연이라는 방법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거나 담배가 긴장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명분으로 자신을 합리화해 흡연을 둘러싼 인지적 부조화를 해소하려는 태도가 바로 그것이다. 달리 얘기하자면 자기정당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인지부조화 이론은 기본적으로 일관된 행동성향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추구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이른바 ‘일관성의 욕구’라는 서양인의 심리적 특성에 바탕을 두고 발전된 이론이다. 그런데 이 이론은 중용이나 조화 등 자신의 선택에 의한 인지부조화가 아닌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한국과 같은 동양사회에서는 잘 들어맞지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자기 소신이나 자신이 믿는바에 일치하는 행동만을 고집하는 사람을 그다지 평가하지 않는 동양적 가치관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사회에서는 상대방을 위한 선택일 때 인지부조화를 더 크게 경험한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말해 주고 있다. 상황에 맞추거나 상대에 맞추는 등 여러 요인을 동시에 고려해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하는 사회적 불문율이 작동하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경쟁을 통해 어느 한쪽만 생존하는 것보다 상대방을 서로 보완적이고 의존적인 관계로 인식해 융화와 화합을 미덕을 삼고 모순되는 감정이나 주장을 쉽게 수용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종의 변증법적 사고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특히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이 같은 동양사회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방을 위한 선택이라는 태도결정이 무시되는 경향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서구식 인지부조화 현상이 강해졌다고 할까? 정치권에서 특히 상대방이 죽어야 내가 살고 상대방이 가진 것을 내가 다 가져야 된다는 식의 생각과 태도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쪽을 선택하면서 다른 쪽도 다 가지겠다고 하고, 내 것도 내 것이고 네 것도 내 것이며, 내가 전부 옳고 너는 다 틀리다는 식의 경향이 바로 그런 것이다. 정치판이 이러니 사회의 분위기 또한 대립적이고 직선적이고 명시적으로 변하고 있다. 선과 악, 천사와 악마, 빛과 어둠, 가해자와 피해자 등 서로 공존할 수 없는 대립적인 개념이 여기저기서 충돌하고 있고 상대방을 반드시 이겨야만 직성이 풀리는 현상 또한 일반화되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현상의 하나가 국회의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야가 벌이는 공방전이 그것이다. 앞으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여권은 모든 위원장을 독식을 하겠다고 주장을 한다. 현 여권이 야당이었을 때 법사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며 견제와 균형을 내세우고 의회독재를 비판했던 과거의 전력이 지금은 아무런 기억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면서 참 심각한 인지부조화를 느낀다. 그동안 조 국 사태나 최근 윤 미향 사태를 보면서 자파 미디어와 셀럽들이 보여주고 있는 물 타기, 논점 흐리기, 딴죽 걸기, 한 입에 두말하기 등 다양한 언행 또한 인지부조화에 기인한 자기 합리화 현상이거니 하고 넘어가고 있지만, 이번 건이야 말로 인지부조화 현상의 압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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