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현 하얀메디컬 항문외과 원장

항문은 두려움이 커, 편하게 하는 게 중요
공대 다니다가 경상대 의대 3회로 입학해
진주에서 삼성홍문외과 개업해 명성 얻어
시간 가지면서 의술베풀기 위해 봉직 택해
환자를 수술하고 치료하는 게 제일 즐겁다

[한국농어촌방송/경남=황인태 대기자] 조영현(58) 하얀메디컬 항문외과 원장은 경상대 의대 3회 졸업생이다. 나이로는 1회 졸업생들과 같지만 조 원장은 다른 대학 공대에 다니다가 다시 시험을 쳐서 경상대 의대에 입학을 했다. 공대를 다니고 있는데 친형이 “의대가 너에게 더 맞겠다.”며 독려를 해서 다시 공부했다. 조 원장은 그때 형의 충고를 들은 게 인생에서 제일 잘한 일 같다고 말했다. 경상대 의대 동기로는 황혜경 진주시 보건소장, 거제 세종의원 정승길 원장 등이 있다.

조 원장이 대장항문을 필생의 업으로 하게 된 것은 외과전문의 자격을 따고 서울의 대항병원에서 연수를 한 게 계기가 됐다. 이때 3개월 연수를 했는데 그게 조 원장의 인생의 항로를 정하고 말았다. 의사생활은 마산의료원 외과 과장으로 시작해 2003년 진주에서 개업을 했다. 후배의 권유를 받아들여 진주시 하대동에서 삼성홍문외과를 오픈했다. 조 원장은 이 병원에서 2018년까지 15년 동안 항문환자를 봤다. 이때 ‘안 아프게 치료한다. 편하다.’는 소문이 진주일원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항문질환은 환자들이 병원가기 두려워하는 병입니다. 그래서 부작용 없이 아프지 않게 치료하는 게 다른 질환에 비해 더 중요합니다.” 조 원장은 항문치료는 환자의 두려움을 없애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19년 동안 항문수술을 했지만 재수술을 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치료에 자신이 있다. 또 치질 등 항문질환이라고 해서 꼭 수술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항문질환은 대부분 생활습관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조 원장은 환자들이 꺼려해도 환자와 질환에 대해 대화를 충분히 한다고 했다. 환자와의 대화를 통해 항문질환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치료를 잘 할 수 있다는 것.

조 원장은 2018년 말 후배와의 동업을 그만두고 잠시 쉬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그때 하얀메디컬 오픈을 준비하고 있던 이병송 대표원장이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해서 ‘쉬는 게 팔자에 없는가 보다’하는 생각에 제안을 바로 받아들였다. 조 원장은 그때 나이도 60을 바라보고 있어 사실 개업에 조금 싫증도 나고 의사로서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고민도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 시기에 하얀메디컬이 손을 내밀자 ‘시간도 좀 가지면서 의술도 베풀 수 있는 기회’다 싶어 하얀메디컬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의 두 딸은 의사가 되라는 아빠의 말을 무참히 묵살하고 각자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가고 있다. 조 원장의 삶을 보아 온 두 딸은 “아빠처럼 힘들게 살지 않겠다.”며 의사되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조 원장은 환자를 수술하고 치료하는 게 이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조영현 하얀메디컬 항문외과 원장은 항문질환은 환자의 두려움이 커,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치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영현 하얀메디컬 항문외과 원장은 항문질환은 환자의 두려움이 커,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치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영현 원장과의 대담내용.

▲학교는 어디를 나왔나.

-경상대학교 의대 3회 졸업생이다.

▲동기 중에 어떤 사람들이 있나.

-진주시 보건소장 하는 황혜경이 있고 거제도에서 세종의원 하는 정승길 원장 등이 있다.

▲원래부터 의대 지망생인가.

-그렇진 않다. 사실 공대를 1년 다니다가 형님이 의대를 가라고 해서 다시 공부해 진학했다. 처음부터 의대 올 생각이 아니었다.

▲의사가 적성에 맞나.

-와보니 적성에 잘 맞다. 그래서 지금 만족하고 있다. 형님의 말을 들은게 인생에서 제일 잘 한일이라는 생각이다.

▲의사로서 첫 직장은 어디인가.

-마산의료원 외과과장으로 시작했다.

▲이유가 있나.

-제가 군의관을 제대할 시점인 1997년에 경상대학병원이 마산의료원을 인수했다. 마침 오픈할 시기에 군대를 제대하게 되니 학교 교수님이 저에게 제안을 했다. 그래서 시작한거다.

▲졸업생들이 여럿 있었을 터인데 교수님께서 특별히 조 원장을 택한 이유가 있을까.

-의대 다닐 때 또 인턴, 레지던트 할 때 좀 열심히 공부하는 타입이었다. 그런 게 교수님들의 눈에 들었지 않나 싶다. 교수님이 불러줘 망설이지 않고 받아들였다. 지금도 경상대 교수님들과 친밀하게 교류하며 지낸다.

▲그 이후에 어떻게 됐나.

-2003년에 의대 후배가 진주에서 항문외과를 개업하자는 제안이 왔다. 그래서 진주시 초전동에서 삼성홍문외과를 개업해 2018년까지 함께 했다.

▲하얀메디컬에는 언제 합류했나.

-2018년 말에 후배와 동업관계를 정리하고 조금 쉬고 있는데 그 소식을 들은 이병송 대표원장이 함께 하자고 제안을 해 오더라. 그래서 2019년 2월에 이병송 원장한테 합류했다. 처음에는 조금 쉴 생각이었는데 저에게는 그런 복이 없는지 바로 합류하게 됐다.

▲개업하다가 봉직의사로 일하게 되면 어려움은 없나.

-저는 오히려 지금 상태가 좋다. 돈을 추구하기 보단 편안한 마음에서 의술을 베풀고자 하는 그런 마음을 잘 실행할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개업은 경영까지 하다 보니 너무 일만하면서 살아온 것 같은 느낌도 있다. 그래서 개인적 시간도 좀 보내고 의술도 베풀 수 있는 지금의 봉직의사가 좋다.

▲돈은 충분히 벌었다는 의미로 들린다.

-하하.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돈은 쓸 만큼은 벌었다.

▲앞으로도 개업은 안 할 것인가.

-그건 잘 모르겠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그렇지만 제가 올해 59살이다. 70대 중반까지 일한다 하더라도 의사생활이 15년 남짓 남았다. 좀 여유를 가지고 의술을 베풀면서 살겠다는 생각이 지금은 더 많다.

▲조 원장이 잘하는 분야는 뭔가.

-저는 항문전문이다. 항문질환을 부작용 없이 치료하는 게 제가 잘하는 분야이다. 지금까지 제가 수술해서 잘 낫지 않아 재수술을 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항문질환 치료에 제일 자신이 있다. 진주인근에서는 제가 ‘안 아프게 치료한다.’ ‘편하다’, 그런 소문이 좀 나 있다. 항문질환은 환자의 두려움이 큰 병이다. 그래서 병원에 오기를 꺼려한다. 제가 편하게 아프지 않게 수술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장 항문을 주 전공으로 하게 된 동기가 있나.

-외과 전문의를 따고 서울 대항병원에서 항문분야를 연수했다. 그게 인연이 돼서 지금까지 항문전공으로 지내고 있다.

▲이전에는 항문질환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 왜 많아졌나.

-항문질환은 기본적으로 배변기능에 장애가 생겨서 오고 배변기능장애는 생활습관에서 온다. 그래서 생활습관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항문질환이 생긴다.

▲생활습관은 무얼 말하나.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통틀어 생활습관이라고 한다. 식습관은 인스턴트식품이 증가하는 것 때문이고 운동습관은 장운동과 연결된다. 장운동은 사람이 움직이는 만큼 운동이 된다. 그런데 운동을 하지 않고 인스턴트식품 등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에 배변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럼 치료는 어떻게 하나.

-항문에 문제가 생기면 다 수술을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대부분 약물치료로 가능하고 약물치료를 하지 않아도 치료되는 경우도 많다.

▲그건 무슨 말인가.

-생활습관만 고쳐도 배변기능이 좋아진다는 말이다.

▲실제 그런가.

-실제 그렇다. 배변자세 교정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한 환자가 많다. 약물치료도 사실 도움만 줄 뿐이지 근본치료는 아니다. 근본치료는 원인을 찾아내어 그것을 교정하는 것이 제일 좋다.

▲항문회과를 찾아오는 환자의 추세는 어떤가.

-항문외과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의대생들 가운데 힘들다는 이유로 외과 의사를 지망하는 수가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항문분야 수술을 할 의사들이 많지 않다. 항문외과는 비즈니스 면에서 보면 나쁘지는 않은 분야이다.

▲왜 의대생들이 외과를 기피하나.

-아무래도 힘들고 또 돈을 버는데도 성형 등에 비해 뒤처지니까 그렇지 않나 생각된다. 그렇지만 의사의 본류는 역시 외과이다. 생명을 다루는 분야이기 때문에 가장 의사다운 곳이 외과이다. 외과 의사들은 그런 자부심이 있다. 저도 환자를 수술하고 치료하는 게 즐겁다. 외과 의사들은 이런 즐거움이 없다면 그 힘든 과정을 극복하기가 어렵다.

▲힘들고 집중이 필요한 생명을 다루는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몸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다. 외과수술은 잠깐 실수하면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도 늘 헬스센터에 가서 운동을 하는 등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제 자신이 건강하지 않으면 환자를 돌볼 수 없다.

▲집은 어디에 있나.

-진주에 있다.

▲아이들은 어떻게 되나.

-딸만 둘이다.

▲아버지를 잇는 딸이 있나.

-한명도 없다. 본인들이 싫어한다. 아빠 하는 거 보니 마음에 안 든다고 그렇게 힘들게 살지 않겠다고 하더라. 각자 자기 좋아하는 일 하며 잘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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