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방송=권희진 기자] 올 겨울 들어 첫 눈이 내린 26일 오후, 박근혜 정부 퇴진을 촉구하는 대국민 '5차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서울 광화문 광장 한편에서는 농민들의 함성이 크게 울려 퍼졌다.

▲ 전국농민연합회총연맹(전농)은 26일 세종로공원에 모여 '농민대회 봉쇄 폭력경찰 규탄 및 박근혜퇴진 농민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사진=권희진 기자

“농민을 죽이고, 농업을 박살내고, 나라를 망치고 민족을 팔아먹는 박근혜 정권이 퇴진할 때까지 우리는 끝까지 전진한다.”

전날 상경투쟁 중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양재IC 인근에서 경찰과 대치했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26일 오후 2시 세종로공원에서 ‘농민대회 봉쇄 폭력경찰 규탄 및 박근혜 퇴진 농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전농은 이 자리에서 “법 앞에 누구보다 충실해야 할 경찰은 법원의 결정을 거부하고 안성, 평택, 죽전휴게소, 양재IC, 한남대교 남단, 세종로 등지에서 농민의 집회 참석을 막으면서 농민 36명 연행과 자동차 견인을 자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전농 김영호 의장 등 3명은 경찰 폭력에 의해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이 폭력적으로 농민대회와 트랙터 상경을 저지한 것은 법을 무시한 폭력행위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며,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고 특히 이철성 경찰청장을 반드시 사퇴시킬 것”이라고 호소했다.

▲ 26일 오후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농민대회 봉쇄 폭력경찰 규탄 및 박근혜 퇴진 농민 결의대회'에서 이효신 전봉준투쟁단 서군 대장과 최상은 동군 대장이 투쟁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권희진 기자

앞서 트랙터와 화물차 등 농기계를 이끌고 상경하다 경찰의 제지에 막힌 전농 ‘전봉준 투쟁단’ 소속 농민 등 250여명은 농기계를 두고 광화문 현장에 집결한 것이다.

결의대회 시작 전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기중이던 한 농민은 “전날 노숙을 하는 바람에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트랙터를 막아 일부 회원만 이곳에 미리 모였지만 청와대를 향한 행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저항 과정에서 일부연행된 전농 회원 수십 명은 이날 오후 전원 석방됐다.

▲ 26일 ‘농민대회 봉쇄 폭력경찰 규탄 및 박근혜 퇴진 농민 결의대회’ 대기 전 현장 모습. 사진=권희진 기자

경북 봉화에서 상경했다는 농민 조원희씨는 “농사를 지어도 소득이 좋지 않아 이래저래 힘겨운 상황 속에서 농업정책 등 정권마저 부패된 현실 속에 농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투쟁을 통해 농민이 선도적으로 여론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호소했다.

▲ 상주에서 상경한 조원희 농민. 사진=권희진 기자

전농은 이달 말 또 한번의 항쟁을 예고했다.

경북 경산에서 온 농민 권오현씨는 “전농을 비롯한 민주노총 등은 11월 30일에도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총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 봉화에서 상경한 권오현 농민. 사진=권희진 기자

“백남기 농민형제를 죽이고도 한마디 사과 하지 않고, 쌀값이 대폭락해도 끝없는 FTA로 민족농업을 밀살하고 있다"며 강도높은 비난을 이어가고 있는 전농은 추위도 잊은 채 성난 농심을 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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