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미국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어마(Irma)
비슷한 위력 지닌 태풍 바비(Bavi) 국내 덮친다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어마. 사진=VIIRS image captured by NOAA’s Suomi NPP satellite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어마. 사진=VIIRS image captured by NOAA’s Suomi NPP satellite

[한국농어촌방송/교통뉴스=민준식 기자] 기자의 모친은 미국서 오래 생활 중이다. 지난 2017년 뉴욕 생활을 마치고 은퇴하여 미국 남주 플로리다 키 웨스트 부근으로 노후 생활을 위해 이주를 했다. 관광지로 유명한 미국의 땅끝마을 키 웨스트(Key West)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에 커조 키 (Cudjoe Key)라는 마을 바닷가에 작은 집을 짓고 노후를 보낼 심산이었다.

기자도 가족과 함께 2017년 1월 이곳을 찾았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고, 플로리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고 왔다.

2017년 9월 10일 재앙이 닥쳤다. 미국에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 어마(Irma)가 바로 이곳을 덮친 것이다. 이미 당국에서 대피령을 넘어선 소개령을 내려 모친은 필수 가재도구만 챙겨 피난을 해 화는 면했다. 그 후 찾은 꿈의 집은 폐허가 돼있었다.

기자의 모친이 노후를 보낼 플로리다 해변의 집이 허리케인에 폐허가 됐다. 사진=민준식/Jim Fiorella
기자의 모친이 노후를 보낼 플로리다 해변의 집이 허리케인에 폐허가 됐다. 사진=민준식/Jim Fiorella

해발 0.5미터에 불과한 땅 위에 지어진 집과 창고는 모두 물에 잠겼다 다시 나왔고, 앞에 세워놓은 배는 다른 집 마당 위에, 집 앞에는 다른 사람의 배가 뒤집어져 있었다. 공들여 가꾸었던 정원과 나무는 모두 엉망이 됐다. 현재 이 집은 복구가 불가능해 이 상태로 헐값에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허리케인 어마가 이곳을 강타했을 때 미국 기준 CAT4의 초강력 규모였고 중심 풍속은 시속 130마일(215km/h)에 달했다. 우리나라에 접근하고 있는 태풍 바비와 비슷한 위력이다.

그만큼 태풍의 위력은 무섭다. 가벼운 목조주택이 띄엄띄엄 있는 플로리다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콘크리트로 지어진 거대한 아파트가 즐비하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초고속 인터넷망의 대부분은 어지럽게 매달린 전봇대 전기줄에 함께 묶여있다.

태풍이 와 전신주가 쓰러지면 속수무책으로 기반시설이 무너지게 된다. 전기와 인터넷이 끊기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창문도 시속 200km의 강풍을 견딜 수 없다. 태풍이 북상해 수도권에 접근하면 바람은 약해지겠지만, 그래도 당국은 시속 100km이상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창문 파손을 막기 위해 테이프를 X자로 붙이고 젖은 신문지를 바르라고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태풍이 지나는 곳 지차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재난본부 비상단계를 최고수준으로 격상하고 준비하고 있다. 특히 기나긴 장마로 지반이 물을 잔뜩 머금고 있어 폭우가 내리면 산사태가 우려도 있다.

서울시를 비롯 수도권 지자체 관계당국은 침수방지를 위해 침수 우려가 있는 곳과 펌프장을 점검하고 지하주차장이나 저지대에 있는 차량 및 시설물을 옮기는 등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

제8호 태풍 바비는 강도 ‘강’을 유지한 채 27일 새벽 3시경 경기만 일대를 지날 것으로 예상돼 수도권 지역은 26일 저녁부터 태풍의 직접 영향권 내에 들 전망이다.

태풍 바비는 26일 밤부터 수도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기상청
태풍 바비는 26일 밤부터 수도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기상청

기상청은 태풍의 영향으로 서해안은 최대 시속 216km의 강풍이, 내륙지방에도 시속 130km내외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했다. 철저한 대비가 우리의 안전과 재산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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